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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깨아빠 Jul 14. 2023

손주도 볼 겸 출장

23.02.09(목)

장모님과 장인어른이 오셨다. 장모님은 오전에 비행기를 타고 오셨고, 장인어른은 일을 조금 일찍 마치고 차를 타고 오셨다. 장인어른이 우리 집 인근 지역에 납품하실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오신 거였지만, 사실 선후관계가 반대나 마찬가지다. 우리 집에 오시기 위해서 일부러 출장을 자처하셨다고나 할까. 아무튼 소윤이와 시윤이, 서윤이는 오늘이 되기를 목이 빠지도록 기다렸다.


난 퇴근이 매우 늦었다. 아예 밤에 일정이 있어서 그걸 마치고 집에 오니 열 시쯤이었다. 소윤이와 시윤이, 서윤이는 모두 아직 한창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 당연히 풍성한 들뜸과 흥분이 전해졌다. 장모님에게서도 활기가 느껴졌다. 언제나처럼 잘 앉으시지 않고 주방에서 쉬지 않고 움직이셨다. 아내도 많이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장인어른만 피곤해 보이셨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셔서 출근하셨다가 5시간 남짓 운전을 하고 오셨으니 그럴 만했다.


아이들은 무척 늦은 시간에 자러 들어갔다. 그러면서도 아쉬워 했고,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날 거라는 의지를 다졌다.


“너무 일찍 일어나지 마. 푹 자야 할머니, 할아버지랑 재미있게 놀지”


애들도 모르는 건 아니다. 몸과 마음이 자기도 모르게 들뜨는 걸 어쩌겠나. 자러 들어가서는 금방 잤다. 낮에도 꽤 피곤한 일정을 보냈다고 했다. 장모님과 함께 점심 먹으러 갔다가 농수산물 시장에 갔다가 카페도 갔다가 놀이터에도 갔다가 점심 먹으러 갔다가 장인어른이 오셔서 짐을 올리러 잠시 집에 들렀다가 다시 나가서 동네 공원에도 갔다가 저녁도 먹으러 갔다가. 단순히 나열만 해도 꽤 촘촘한 일정이었는데 그 사이에 깨알 같은 짜증과 떼까지 더해졌으니 오죽했으랴.


아이들을 방으로 들여보낸 뒤에는 장인어른, 장모님과 앉아서 수다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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