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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깨아빠 Jan 10. 2024

Work and Life Balance

23.06.22(목)

오전에 꽤 먼 곳에서 일이 있었다. 아침부터 가서 일정을 소화하고 점심까지 먹고 동네로 돌아왔더니, 이미 오후의 한복판이었다. K와 함께 동네의 카페로 일단 갔다.


그때 마침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아내는 소윤이 피아노 수업 때문에 교회에 갔다가 여전히 교회라고 했다. K의 아내와 자녀들도 함께 있었다.


“여보. 어디예요?”

“나? 00”

“아, 00 오빠랑 같이?”

“어”

“오늘은 몇 시에 끝나요?”

“글쎄. 한 다섯 시쯤? 그때까지 집에 안 갈 거면 이쪽으로 와. 커피 사 줄게”

“진짜? 몇 시에?”

“글쎄. 너무 일찍 오면 업무방해야”


아내들과 자녀들이 오면 일을 바로 마치기로, K와 이야기를 나눴다. 별로 힘든 일도 아니었는데 오전부터 먼 곳에 가서 일정을 소화해서 그런가 왠지 모르게 퇴근 욕구가 솟구쳤다.


아내와 아이들, K의 아내와 자녀들은 금방 왔다. 정말 이른 퇴근이었다. 바닷가와 함께 붙어 있는 공원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꽤 무더운 날씨였는데 나무가 무성한 곳이라 엄청 시원했다. 거기서 숨바꼭질도 하고 보물찾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딱히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닌 보물찾기를 다들 어쩜 그리 좋아하는지.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도 함께 먹고, 또 산책을 했다. 그렇게 한참 걷고 경치를 감상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쉴 새 없이 땀이 났지만 힘들지는 않았다. 해가 길어서 시간이 얼마 안 된 느낌이었는데, 꽤 늦은 시간까지 함께 있다가 헤어졌다. 한편으로는 퇴근하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고 집에 왔는데


“어? 아직 이것밖에 안 됐어?”


하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엄청 이른 시간에 퇴근을 한 거다. 극강의 Work and Life Balance 이 유지되는 삶이네. 아, 아닌가. 어떤 의미에서는 너무 Life 만 추구해서 Work의 결과물이 무너지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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