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없는 육아일기

19.05.25(토)

by 어깨아빠

아내랑 아이들하고는 수련회가 끝나고 오후 6시가 돼서야 재회했다. 난 어느 집사님 차를 얻어 타고 행신역으로 갔고, 아내도 처가에서 그리로 왔다. 어젯밤부터 제대로 된 커피를 한 잔도 못 마셔서 아이스아메리카노 생각이 간절했는데, 아내가 딱 커피를 사 왔다. 이런 현모양처가 있나. 소윤이랑 시윤이는 둘 다 자고 있었다. 그냥 자는 게 아니라 꼭 실신한 것처럼 깊이. 어제 11시 넘어서 잔 데다가 당연히 일찍 일어났을 거고, 소윤이는 낮잠도 안 잤으니 엄청 피곤했을 거다. 시윤이는 낮잠을 자고도 또 자는 거였다. 1일 2회 낮잠은 한참 전 아기 때 이후로 거의 없는 일이다.


친구네 집들이가 있어서 곧장 거기로 갔다. 소윤이와 시윤이는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딱 깼다. 잠이 완전히 달아나지 않아서 약간 짜증을 내긴 했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소윤이랑 시윤이 말고도 시윤이랑 같은 나이인 남자아이가 두 명 더 있었다. 아직 어려서 그들끼리의 연대는 전혀 없고, 각자의 엄마와 아빠하고만 놀았다. 소윤이는 나이도 두 살이나 많은 데다가 혼자 딸이라 아마 이 모임에서는 앞으로도 쭉 외롭고 심심하지 않을까 싶다.


소윤이는 밤잠 직전에 가까울 정도로 늦게, 시윤이는 두 번이나 낮잠을 잤으니 당연히 돌아올 때도 쌩쌩했다. 아내는 담담했다. 재우다 졸리면 자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자기 전에 잠깐 (내) 엄마, 아빠와 영상통화를 했다. 소윤이는 매우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잔소리하면 또 뭐라고 하실까 봐 참긴 했는데, 나중에 따로 좀 가르쳐야 할 것 같다. 영상 통화 예절을.


예상대로 아내는 잠들었다. 깨우지 않고 내 할 일을 하다가 1시쯤 돼서 자려고 정리하는데, 아내가 깨서 나왔다.


"아, '시윤이 이 녀석 엄청 안 자네. 그래도 금방 깨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한 시네?"

"응. 여보 많이 잤어"


아내가 씻고 함께 잠자리에 누웠다. 그때부터 수다가 터져서 무려 4시 30분까지 대화를 나눴다.


"여보. 자기 싫다. 내일 아침에 깨는 게 무섭다"

"그러게. 우리 어떻게 하지"


제발 아내가 먼저 깨서 애들과 나가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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