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31(화)
소윤이랑 시윤이가 새벽부터 일어나서 난리였다. 몇 시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았을 정도로 이른 시간이었다. 아내의 격앙된 목소리가 들렸다.
"강소윤. 강시윤. 지금이 몇 신데 깨서 이러는 거야. 얼른 제자리에 누워"
소윤이랑 시윤이는 깨서 뒤척거리고 부스럭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깔깔대며 웃고 놀았다. 남매는 용감한 건가. 소란을 떠는 통에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아내의 엄포에도 아이들의 때아닌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시계를 봤다. 7시. 뭐? 7시? 아니, 그럼 도대체 몇 시부터 일어나서 그 난리를 친 거지.
"쟤네 5시부터 일어나서 저러는 거야"
헐. 너희는 내 생각을 뛰어넘는구나. 어이가 없었다. 지들이 신생아도 아니고 말이야. 둘이 되니 이런 고충이 또 있다. 한 명일 때는 혼자여서 심심하니까 아내랑 나를 깨우다가 지치면 다시 자곤 했는데, 이제 함께 놀 사람이 생겼다고 어찌나 시끄럽게 요란법석을 떠는지. 오늘은 밤에 처치홈스쿨 종강 예배가 있어서 애들이 너무 피곤하면 곤란했다. 내가 나섰다.
"소윤아, 시윤아. 얼른 눈 감고 자"
나도 다시 잤다가 8시쯤 깼다. 소윤이랑 시윤이는 곤히 자고 있었다. 미리 차에 챙겨 놓을 게 있었는데 난 뭔지 몰라서 아내에게 물어보려고 아내만 살짝 깨웠다. 씻고 나왔더니 소윤이도 나와 있었다.
"아빠. 엄마가 나가자마자 일어나서 나왔어여. 나는 자는 척만 하고 사실은 안 자고 있었어여"
"진짜?"
출근하는 길에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시윤아. 아빠한테 할 말 있으면 해"
"..........."
"아빠 불러 봐"
"..........."
"지금은 말은 못 하겠어?"
"......응"
"여보. 시윤이가 일어나자마자 아빠를 찾았어"
"그랬어?"
잠이 덜 깼는지 막상 통화하니 꿀 먹은 벙어리였다.
아내와 아이들을 태워서 처치홈스쿨 종강 예배에 가야 했기 때문에 30분 정도 일찍 퇴근했다. 장모님도 낮에 오셔서 함께 계셨다. 할머니들도 예배에 함께하는 거라 장모님도 함께 교회로 갔다.
"여보. 소윤이는 괜찮았어?"
"응. 조금 전에 좀 위기였어"
"왜?"
"그냥 피곤해서 그렇지 뭐"
교회에서 간단히 저녁 먹고 예배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그때까지는 막 움직이고 소리도 낼 수 있으니까. 다른 어른들하고 같이 자리를 하느라 애들하고 떨어져서 밥을 먹었는데 멀리 앉은 나를 엄청 불러댔다.
"아빠"
"아빠아아"
별 이유는 없었다. 그냥 그렇게 부르고는 환하게 웃으며 손 흔들고. 행복을 찾으려면 이런 데서도 찾을 수 있다. 그냥 애들이 날 불러주고 환하게 웃어주는 그 자체가 기쁨이다.
예배가 시작되고 가만히 앉아 있어야만 하는 시간이 되자 위기가 찾아왔다. 소윤이에게. 가만히 앉아서 어른들의 설교, 간증 같은 시간을 지내려니 쏟아지는 졸음을 참아내기 힘들었나 보다. 그래도 기특하게 끝까지 잘 앉아 있었다. 시윤이도 처음에는 괜찮다가 뒤로 갈수록 잠이 오는지 점점 바닥을 찾아 눕기 시작했다.
소윤이와 시윤이는 물론이고 다른 아이들도 너무 늦은 시간이라 좀 지쳤는지 이것저것 발표하는데 평소처럼 흥을 내지 못했다. 시윤이는 다른 친구들 발표할 때 혼자 바닥에 앉고 기고, 딴짓하고. 하여간 뺀질거리는 건 누나보다 월등하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잠시 어른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는 다시 활력을 찾았는지 자기들끼리 깔깔거리면서 잘 놀았다. 시윤이는 오히려 너무 뛰어다녀서 몇 번 부딪히고 넘어졌다.
"자, 이제 가자"
아내는 애들 칫솔도 챙겨오고 갈아입힐 잠옷도 챙겨왔다. 아내가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간단히 씻겼다.
"소윤아, 시윤아. 이제 차에 타면 눈 감고 자. 알았지?"
"왜여?"
"내일 우리 아침 일찍 울산에 갈 건데 너네 오늘도 피곤했잖아. 그러다 아프면 우리 울산에 못 가"
예상대로 소윤이가 먼저 잠들었다. 시윤이는 괜히 안 잘 거라고 얘기하며 버텼지만 자기도 별 수 있겠나. 몸이 잠을 원하는데.
"여보. 내일 6시에 일어나자마자 출발하자"
"5시 아니었어?"
"아, 그랬나?"
"그래 그럼. 5시에 일어나서 6시 출발을 목표로"
얘들아, 잠은 아빠가 자야 되는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