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지 않아도 괜찮아

20.12.11(금)

by 어깨아빠

점심에 은행을 다녀오느라 빵으로 때웠더니, 배가 엄청 고팠다. 그런 배고픔은 엄청 오랜만이라 퇴근하려고 사무실에서 나와서 빵을 하나 사 먹었다. 도저히 집에 갈 때까지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아서.


아내와 아이들은 오늘도 나랑 비슷한 시간에 집에 들어왔다. 급히 들어온 탓에 저녁은 김밥과 주먹밥이었다. 워낙 배가 고팠기 때문에 허겁지겁 먹었다. 시간이 촉박하기도 했고.


서윤이는 아기 의자에 앉혀 놓으려고 했지만, 자꾸 일어나서 올라왔다. 원래 벨트가 있었는데 시윤이가 아기 의자를 졸업할 때 ‘이제 필요 없겠지’ 하면서 잘라 버렸다. 역시 사람이 너무 성급하게 일을 하면 탈이 난다.


서윤이를 오래 앉혀 놓기 위해 아기과자를 줬다. 아기과자를 은근히 좋아한다. 단점은 아직 조준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온 사방팔방에 묻는다는 거. 먹고 나면 얼굴이며, 팔이며 다 난리가 났다. 편히 밥을 먹는 대가니 지불할만하지만.


집에서 나가기 전에 서윤이만 후다닥 씻겼다. 소윤이와 시윤이는 아직 밥을 먹고 있기도 했고, 셋 중 하나 정도만 씻길 시간이 있었는데 서윤이를 씻기는 게 아내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나갔다 왔더니, 아내는 역시나 또 방에 있었다. 금방 나오기는 했다. 오늘은 내내 재우는데 시간을 쓰지 않기도 했고. 볼 만한 영화만 있었으면 영화라도 봤을 텐데, 그럴 영화가 없었다.


금요일 밤을 이렇게 허무하게 보내면 아까울 법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 월요일에 연차를 냈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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