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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민 Aug 18. 2023

<완화구>에서 즐기는
산책과 미식

시먼딩에서 용산사까지

펑다카페이와 용산사에 가느라, 일대의 골목을 걷고 걸었다.


눈에 띄는 장소들을 기웃거리며 천천히 걷다 보니, 유독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대만 최초의’ 같은 수식어를 가진 장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흔한 홍보 멘트로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어쩐지 이곳에선 그냥 흘려듣기가 어려웠다. 바로 이곳이 타이베이에서 가장 일찍 개발된 상업지구인 완화구(萬華區, Wanhua District)이기 때문이다.


베이먼역에서 시먼역을 거쳐 용산사와 그 남쪽 지역까지 아우르는 이곳은 대만어로 ‘방카(Banka)’라고 불리며 1700년대 초반부터 개발이 시작되었다. 서쪽 편을 따라 흐르는 단수이강(淡水河)이 많은 상인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인 덕분이었다. 그 후 일제를 거치며 지금의 공식 지명인 ‘완화’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지만, 여전히 방카라고 부르는 지역민들이 많다. 실제로 상점 이름에서도 옛 지명으로 표기된 곳을 흔히 볼 수 있다.


완화구의 번성은 타이베이라는 도시 발달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곳을 통해 들어온 사람과 자본을 먹고 도시는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렇게 타이베이 곳곳에 다양한 번화가가 생겨났고, 특히 타이베이 101과 대형 쇼핑몰이 들어선 도시 동쪽은 점점 더 화려하게 기세를 키워갔다. 그러는 사이, 완화구가 있는 도시 서쪽 골목들은 조금씩 초라해져갔다.


하지만 이 지역의 번성을 기억하는 어르신들은 이곳을 외면할 수 없었다. 게다가 골목골목 위치한 오래된 맛집들은 저렴한 가격과 내공 있는 맛으로 젊은이들과 여행자들을 다시 끌어들였다. 덕분에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곳 완화구를 찾고 있다. 오래된 상점가가 가진 서민적인 분위기와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친근한 맛이 궁금한 여행자라면, 완화구를 걸어보자.





24시간 우육면 : 푸홍우육면&건굉우육면

푸홍우육면 No. 67-69, Luoyang St, Wanhua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8 ‣ Goole map

건굉우육면 No. 27號, Xining Rd, Wanhua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8 ‣ Goole map


우육면은 여행자들에게는 물론 지역민들에게도 사랑받는 대만 대표 음식. 마치 우리나라의 국밥이나 냉면처럼, 가게마다 다양한 변주로 우육면을 선보이고 있고, 그만큼 가격대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100NTD 내외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우육면을 판매하는 오래된 노포들을 이곳 완화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24시간 운영하는 푸홍우육면과 건굉우육면이 유명한데, 언제가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가게다. 좋은 식재료와 깔끔한 맛을 뽐내는 고급 우육면 식당도 좋지만, 로컬의 맛이 궁금한 여행자라면 이곳에서 타이베이 사람들과 일상적인 한 끼를 함께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김밥천국 대신 : 천천리

108 대만 Taipei City, Wanhua District, 漢中街32巷1號 ‣ Goole map


시먼딩 중심부에 있는 천천리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대만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 고급 요리보다는 돼지고기덮밥(루로우판), 무찜케이크(뤄보까오), 굴전(커짜이젠)분식에 가까운 가벼운 식사 메뉴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김밥천국과 같은 곳이랄까? 1인분의 양이 많지 않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여러 메뉴를 시켜도 부담이 적다. 일정이 짧아 여러 식당을 방문하기 어려운 여행자라면, 특히 천천리를 추천한다. 



감칠맛의 향연 : 아종미엔시엔

No. 8-1號, Emei St, Wanhua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8 ‣ Goole map


시먼딩을 찾는 한국 여행자들에게 가장 유명한 가게가 아닐까 싶은 아종미엔시엔. 가츠오부시로 맛을 낸 국물에 얇고 부드러운 국수인 미엔시엔, 그리고 돼지 곱창이 더해져 다양한 식감과 맛을 자랑한다. 셀프바에 마련된 칠리소스와 마늘, 식초를 곁들이면 다채로운 감칠맛에 입 안이 더욱 즐거워진다.



연륜으로 만든 커피 한 잔 : 펑다카페이

No. 42號, Chengdu Rd, Wanhua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8 ‣ Goole map


1956년 문을 연 펑다카페이는 타이베이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로, 여전히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세월이 더해준 멋에 더해 맛과 직원들의 환대 또한 훌륭한 곳. 


펑다카페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

https://brunch.co.kr/@uglybutgoody/27



찹쌀 주머니 속 보물찾기 : 왕찌푸청 쫑즈

No. 84號, Xining Rd, Wanhua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8 ‣ Goole map


쫑즈는 찹쌀과 다양한 식재료를 대나무잎에 말아서 찐 찹쌀 주먹밥. 언뜻 우리나라의 약밥처럼 보이지만, 달지 않고 짭짤하게 맛을 낸 음식이다. 대만의 주요 명절인 단오(음력 5월 5일)가 되면 쫑즈를 사기 위해 많은 사람이 줄을 설 정도로 대표적인 명절 음식이지만, 간단한 식사나 간식으로 평소에도 즐겨 찾는 이들이 많다. 쫀득하게 뭉쳐있는 찹쌀밥을 젓가락으로 뜯어먹다 보면 돼지고기, 버섯, 달걀노른자, 콩, 견과류 등 다양한 식재료들이 나오는데, 꼭 보물찾기하는 듯한 기분! 테이블에 비치된 땅콩 가루와 칠리소스를 함께 곁들여 먹는 것도 새로운 별미이니, 꼭 시도해 보자.



연어만으로, 대만족! : 삼미식당

No. 116, Section 2, Guiyang St, Wanhua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8 ‣ Goole map


저렴하고 대중적인 맛의 일본 요리를 판매하던 삼미식당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두툼한 연어 초밥으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대만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통 요리도 아니고 섬세한 미식을 경험할 수 있는 고급 요리도 아니지만, 연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찾아볼 만하다. 긴 대기 시간으로도 유명한 곳이니, 여건이 된다면 테이크아웃 주문을 고려해 보아도 좋다.



비상! 기념품 구입을 잊은 당신에게 : 까르푸 꾸이린점

No. 1, Guilin Rd, Wanhua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8 ‣ Goole map


여행 마지막 날까지 마땅한 기념품을 구입하기 못한 여행자라면 24시간 열려있는 까르푸 꾸이린점을 방문해 보자. 실제로 많은 여행자가 찾는 마트인 만큼, 기념품으로 구입하기 좋은 제품들이 메인 가판대에 늘어서 있다. 여행 기념품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안내가 잘 되어 있으니, 특별히 알아보지 않고 방문해도 괜찮은 기념품들을 쉽게 고르고 구입할 수 있다.



짧지만 확실한 과거 여행 : 보피랴오거리

Lane 173, Kangding Rd, Wanhua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8 ‣ Goole map


용산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보피랴오 거리는 청나라 시절 타이베이의 모습이 보존된 거리로 붉은 벽돌로 지어진 오래된 건축물들이 멋스럽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활용되기도 하는데, 짧게 조성된 거리인 만큼 용산사에 가는 길에 가볍게 들러 오래된 타이베이 거리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것도 좋다.



가장 오래되고 영험한 사원 : 용산사

No. 211, Guangzhou St, Wanhua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853 ‣ Goole map


종교 생활은 타이베이 사람들의 삶에서 아주 크고도 당연한 부분. 타이베이에서 꼭 방문해 보아야 할 단 하나의 사원이 있다면, 단연 용산사이다. 타이베이에서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사원인 용산사는 현지인들의 일상적인 종교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장소이다. 건축적, 예술적으로도 대단히 섬세하고 훌륭해, 종교를 불문하고 꼭 방문해 보기를 추천하는 사원이다.


용산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

https://brunch.co.kr/@uglybutgoody/28

https://brunch.co.kr/@uglybutgoody/29



야시장 말고 아침 시장 : 신푸 시장

No. 70, Sanshui St, Wanhua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8 ‣ Goole map


이른 시간 용산사에 들렀다면, 오전에 문을 여는 신푸 시장에 들르는 것도 잊지 말자.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재래시장으로, 잘 정비된 작은 시장이라 부담 없이 들러볼 수 있다. 시장 입구 쪽에 있는 신푸문화센터(Shintomicho Cultural Market)에서는 음료를 주문하면 시장에서 구입한 먹거리들을 자리에 앉아 먹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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