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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민 Oct 17. 2023

비와 타이베이

타이베이의 날씨


“타이베이는 비와 참 잘 어울려.”


내가 타이베이에 대해 이야기할 때 종종 써오던 이 말은, 어쩌면 이 도시를 묘사하기에 너무 뻔한 문장일지도 모른다. 모름지기 도시의 모습은 그곳의 환경과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닮아가기 마련. 타이베이 역시 비가 잦은 기후에 맞추어 사람도, 도시도, 그 생김을 바꾸어 가며 적응해 왔을 테니. 이 도시가 비와 잘 어울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였을 것이다.



그렇게 타이베이는

비와 잘 어울리는 도시가 되었다.


비가 온다는 것. 흔히 여행자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이지만, 타이베이에서만큼은 조금 반가이 여겨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여행하기 좋은 가을과 겨울에 찾아오는 비는 ‘추적추적’이라는 말소리가 딱 어울리는 비. 한 번에 많은 양이 내리지는 않지만, 천천히, 묵묵히, 오랜 시간에 걸쳐 떨어져 내린다. 그렇게 서서히 젖어 드는 도시 풍경에는 남다른 운치가 있다. 


비에 젖어 들면, 타이베이는 더욱 짙고 채도 높은 색감을 뽐낸다. 도시에 가득한 나무들도 비에 생기를 얻은 탓인지 한층 활기찬 초록을 뽐낸다. 나무들이 생기를 얻은 만큼 더욱 청량해진 공기도 반갑다. 





“비가 오는 날에는 산책을 하세요.”


 내가 타이베이에 어떤 수식어를 더할 수 있다면, 고민 없이 ‘비와 어울리는 도시’라는 말을 덧붙일 것이다. 비와 어울리는 도시, 타이베이. 그 특유의 운치는 갑작스러운 비로 계획을 그르친 여행자들에게도 위로 이상의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타이베이의 날씨

확인하기 ‣ The Weather Channel


아열대와 열대, 두 기후대에 걸쳐있는 대만. 그중 북부에 위치한 타이베이는 아열대 기후로, 1년 내내 한국보다 기운이 높고 비가 잦은 편이다. 추천하는 시기는 더위가 가시고 세찬 비가 적은 11월부터 2월. 겨울이라 타이베이 사람들은 패딩 점퍼나 코트를 입기도 하지만, 한겨울에도 10도 안팎의 기온이라 영하의 추위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겐 거뜬한 수준이다. (한파로 많은 사망자가 나왔던 2016년 이상 한파 당시의 기온이 영하 2도 정도였다고 하니, 한국인들과는 체감하는 기온의 차이가 상당하다.) 하지만 그만큼 건물 단열에 신경을 덜 쓰기 때문에, 바깥 기온에 비해 실내 기온이 춥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호텔이 아닌 숙박 시설을 이용하는 여행자라면 실내복에 조금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유난히 덥고 호우와 태풍이 잦은 5월부터 9월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쇼핑이나 실내 활동에 최적화된 몇몇 도시와는 달리 타이베이는 야외에서 즐길 거리도 많은 곳. 바깥 활동을 하기에도 무리가 없는 선선한 계절에 맞추어 여행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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