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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영원한 캡틴, 맨유의 조력자 박지성

조명받는 블라인드 리더란

by 미운오리새끼 민

'두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

'영원한 캡틴'

'산소탱크'

이 정도면 누구를 말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박지성은 차범근 이후 유럽 무대에서 가장 성공한 축구선수의 사례라 할 것이다. 많은 활동량으로 90분 경기 내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선수를 괴롭혔던 그는 축구에서 가장 이타적인 선수라는 평을 들었다.

유럽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프리미어 리그, 그중에서도 누구나 선호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명문 클럽에서 그는 리그 우승과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수차례 들어 올렸다. 그가 맨유에서 134경기 동안 19골을 기록하며 많은 득점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많은 활동을 통한 넓은 행동반경과 공간을 활용하는 영리한 움직임 등 자신보다는 팀에 헌신하는 선수였다. 또한 감독의 전술 소화능력이 뛰어나 어느 곳의 포지션에 있어도 그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 내었다.

하지만 그가 항상 조력자의 역할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한국 대표팀 선수로 뛸 때는 적극적인 공격으로 한국이 승리하는데 공헌을 했다. 그 예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5골로 한국 팀 최다 득점자였다는 사실은 이를 반증하는 사례일 것이다.

국가대표로서는 주장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그라운드에서 자신이 주도적으로 팀을 이끌어 가는 능력을 보이다가도 클럽팀에서는 팀 동료들을 도와주는 헌신적인 플레이를 하였다. 가끔 결정적인 골 장면에서 자신이 직접 처리하지 않고 팀 동료에게 패스를 해 주는 것을 보고 일부 사람들은 자신감이 떨어져서 그렇다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자신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는 팀 동료에게 패스를 해 줌으로써 팀을 승리로 이끄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렇듯 그는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맨유에서 그와 함께 뛰었던 웨인 루니조차 '팀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라고 할 정도로 박지성에 대한 평가를 높이 했다.

축구는 11명 이하는 단체 경기다. 단체 경기는 어느 한 개인의 뛰어난 능력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 수는 없다. 물론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선수가 있다면 더 좋겠지만 골키퍼가 골을 아무리 잘 막아도 우리 팀 선수가 골을 넣지 못하면 이길 수 없고 아무리 골을 많이 넣어도 골을 많이 허용한다면 이길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서로 협력하고 신뢰하며 팀플레이를 할 때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축구 경기를 작은 전쟁터로 비유하는 사람들이 있다. 각각의 포지션이 있고 공격과 수비를 담당하며 다양한 전술로 상대 진영을 무너뜨리는 기술이 전쟁에서 사용하는 방법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전쟁이 상호 동료들과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목숨을 함께 걸고 싸움에 임하듯 축구 또한 우리 팀의 선수들을 믿고 그라운드를 뛰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경기인 것이다.

그 속에서 누가 뛰어나고 누가 못하고를 따진다면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웨인 루니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처럼 골을 넣는 선수가 있다면 그를 뒷받침하는 선수가 꼭 필요한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공격수라도 자신의 골대 앞에서 상대 골문까지 골을 드리블하며 뛰어가는 선수는 없다. 수비수에서 미드필더로 그리고 다시 공격수로 이어지는 전술을 통해 골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 역할을 박지성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며 팀의 공격수에게 공을 넘겨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것이 있었기에 맨유는 박지성이 있는 동안 수차례 리그 우승과 클럽 우승 등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맨유에서 1인자는 아니었지만 조력자로서 박지성은 커다란 족적을 남겼으며, 새로운 포지션의 영역을 개척한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또한 박지성을 통해 그 이후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유럽 무대와 프리미어 리그에 도전할 수 있었으며, 유럽 축구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축구 행정가로서의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박지성은 여전히 조력자의 역할로 축구를 지원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왜 축구 행정가가 되어야 하는지를 얼마 전 뉴스에 나와서 설명했다. 그는 감독이 아닌 행정가로의 길을 선택한 이유가 '감독의 역할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보고 배운 훌륭한 감독의 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 수석코치 역할은 잘할 수 있지만 감독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 그가 지금 현재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면에 나서 팀을 이끌고 어떤 결과물을 내는 것보다는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며 팀이 성공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박지성은 다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PS : 조직에서 여러분은 조력자로 만족하시나요? 아니면 더 큰 생각을 꿈꾸고 계시나요? 우리 주변에 조력자는 어떻게 활동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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