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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말보다 경청을 참모는 말을 해야 조직이 성공한다

by 미운오리새끼 민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또한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라는 말과, '사람에게 귀가 두 개고 입이 하나인 이유' 등 과 같이 이런 말들의 의미는 말의 중요성보다는 경청과 실천을 강조한 것이다.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담지 못한다'라는 말도 말을 할 때 신중하게 생각하고 하라는 의미이다.

말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은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귀하게 쓰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 말은 무조건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가볍게 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또한 누가, 어느 위치에 있는 사람이,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말의 무게도 달라지기 때문에 말은 항상 상황을 보면서 신중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말의 가치에 대해 리더와 블라인드 리더를 비교해 보자.

먼저 일반적으로 이 둘 중 누가 더 말을 많이 할까?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이건 조직이건 리더가 더 말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여러분의 일상으로 돌아가 보자.

간부 회의가 됐건 일반적인 부서 회의가 됐건 팀원보다는 부서의 장이나 간부 회의를 주제 하는 리더나 중간관리자가 더 말을 많이 할 것이다. 기업과 조직에 해야 할 일이 많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리더나 중간관리자가 지시하고 점검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리더나 중간관리자의 말을 잘 정리해서 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과연 당연한 것일까?

이런 조직에서 그 리더나 중간관리자가 떠나면 어떻게 될까?

최근 베트남 축구 감독으로 있는 박항서 감독이 연일 화제다. 약팀이었던 베트남 축구를 연일 변신시키며 상위권 팀으로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2002년도 히딩크 감독을 연상시키듯 그의 매직에 베트남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

어찌 보면 리더 한 사람이 만들어 낸 성과 치고는 정말 대단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히딩크가 떠나고 4강 거품이 사라졌듯이 박항서 감독이 떠나고 난 후 베트남 축구팀이 계속 아시아에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조직의 연속성이란 리더가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리더도 필요하지만 그 능력을 꾸준히 이어갈 팀원도 필요한 것이다. 그 팀원이라는 사람이 바로 블라인드 리더인 것이다.

조직이 미약하고 어려운 시기에는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이 뭉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이 안정되고 꾸준한 변화 발전이 필요한 곳에서는 강한 리더십보다는 팀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린 사고가 필요하며 이것이 조직의 문화로 잡혀 있지 않으면 사실 여전히 리더 혼자 떠들 수밖에 없다.

똑똑한 리더, 능력 있는 리더가 조직을 바꾸기도 하고 성공시키기도 하지만 언제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하지만 팀원이 능력이 있다면 그 능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조직을 성공시키는 일은 언제나 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유방과 항우를 들 수 있다. 유방은 능력은 없었지만 그는 항상 장량, 소하, 번쾌, 진평 등 참모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말을 적극적으로 따랐다. 그렇기에 그들도 진심 어린 충언을 유방에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항우는 범증의 말을 듣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세상을 얻으려고 했다. 결국 범증은 마지막에는 항우에게 좋은 계책을 내놓지도 않았으며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는 항우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개인 간의 능력차를 본다면 단연 항우가 유방에게 앞섰던 것은 사실이다. 단 유방은 귀를 열고 참모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반면 항우는 참모의 말을 흘러 넘기거나 의심하고 쉽게 결정하지 못하였다. 이건 능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자세의 문제일 수 있다.

다수가 침묵하는 조직은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망하는 조직에서는 말하는 사람이 적어진다.

좋은 의견이 있고 조직을 위해 조언을 해도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오히려 위에서 반대급부로 얘기를 하거나 무시를 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그리고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기업이나 조직에서 이런 일들을 한 번쯤 경험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없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어떨까?

아마도 앞으로는 말을 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회의를 하게 되더라도 더 이상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게 되고, 이런 갈등이 계속되면 결국 이직을 고려하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

그리고 진심으로 조직을 위해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떠나가고 리더 주위에는 리더의 눈치만 살피는 사람들만 남게 되는 것이다.

리더 입장에서는 자신의 앞에서 바른말만 하는 사람들이 떠나가서 한편으로는 속이 후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조직을 위험에 빠뜨리는 신호라는 것을 리더가 알고 있지 못한 것이다.

조선의 연산군, 진나라의 황제 호해 모두 충신들의 말을 듣지 않고 그들을 죽이고 결국 아첨꾼들만 남게 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던 사례는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리더 혼자 독단적으로 지시하고 모든 의사결정을 하고, 조직원의 의견을 무시하는 조직은 성공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런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것일까?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낫다는 말이 있다.

조직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며 리더를 상대하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 리더를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 사람이 말을 하면 아무리 강한 리더라도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러면 최소한 자신의 생각을 다시 한번 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며 그럴 때 조직원의 이야기를 정리하여 리더에게 전달한다면 리더 또한 쉽게 그 의견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와 관련된 이솝우화가 있다.

이솝 우화에서는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어느 한 마리 쥐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서 영웅이 되는 시기는 지났다.

블라인드 리더는 조직에서 한 명일 필요는 없다. 모두가 블라인드 리더가 되어서 조직과 리더를 변화시키고 성공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리더를 변화시키는 방법은 이미 앞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설명을 하였다.

가후, 장량, 숙손통, 풍도, 야율초재, 소하, 주은래, 주공 등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각자 조직의 리더의 성향이나 상황에 따른 방법들을 찾아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의 기업과 조직은 다양한 블라인드 리더가 나와서 그들의 서로 협력하고 또한 다양한 인재를 육성하며 나아가 리더와 조직의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리더와 협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럴 때만이 리더와 조직은 물론 블라인드 리더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리더는 말보다는 경청을, 블라인드 리더는 경청보다는 조언을 할 수 있는 조직 시스템이 갖춰지길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침묵하는 조직은 성공할 수 없으며, 조직원이 말하기를 꺼려한다면 그 조직은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PS : 지금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는 얼마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의를 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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