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지구방위기사단의 위치를 확인하다

by 미운오리새끼 민

대간은 선잠을 잔 후 눈을 감고 있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옆에 있는 솔찬은 코까지 골며 자고 있었다. 대간은 이든이 왔다 갔다 해서 신경이 거슬리기도 했지만, 하람과 강태석 소장 걱정이 더 컸다. 자기만이라도 남아서 그들을 지켰어야 했다고 생각하니 죄책감이 밀려왔다.

‘매디에게 말해서 아우얀 테푸이로 가보자고 할까?’
“그러면 우리 모두 죽는 거 몰라?”
도담이 대간의 마음을 읽었는지 눈을 감은 채 말을 했다.
“생각도 못하냐?”

대간은 뾰로통한 말투로 도담의 말을 맞받았다. 그러자 다시 귓가에 소리가 들렸다. 도담이 말하는 줄 알고 짜증을 내려했는데 도담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대간은 그 소리를 집중해서 들었다. 소리는 반복적으로 들렸다. 낯익은 목소리였다.

‘대간, 어디 있어요?’
하람이 텔레파시로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대간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소리를 질렀다. 곤히 잠자던 지구방위기사들이 깼다. 대간은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돌아다니며 지구방위기사들에게 말했다.

“하람 하고 강태석 소장이 살아 있어! 살아 있다고.”
하지만 다른 지구방위기사들은 별 반응이 없었다. 그때 통로 쪽에서 급히 나오던 이든도 영문을 모른 채 대간에게 붙잡혔다. 하지만 대간이 말하기 전에 이든이 먼저 들떠서 대간에게 말했다.

“하늘의 문을 찾을 방법이 있어!”
이든의 말에 모두들 갑자기 웅성거렸다. 조금 전 대간의 말에 반응을 보인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뭐라고? 그게 정말이야?”
푸르미르가 먼저 이든에게 다가왔다.
“가온누리님 하고 연락할 수 있어?”
토리가 푸르미르와 대간의 사이를 힘겹게 비집고 들어와서 물었다. 대간도 이든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문에 하람이 보내는 메시지를 잊어 버렸다.

“하늘로 올라갈 수 있어?”
악도리가 실눈을 더 가늘게 뜨며 물었다.
모두들 들뜬 마음으로 이든의 눈만 바라보자 이든도 당황했다.

“어, 그게,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 아직 정확히는 잘 몰라.”
모두의 관심에 부담을 느꼈는지 이든이 말끝을 내리며 말했다.
“뭐야, 된다는 게 아니었네.”
잔나비가 퉁명스럽게 말하며 돌아갔다.
“된다는 거야 안 된다는 거야?”
수리가 이든 옆으로 다가가 물었다.
“그게, 좀 더 연구를 해봐야 해. 하지만, 길은 분명히 있어!”
이든의 말에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갔다. 대간만 옆에 있다가 물었다.
“뭐가 문젠데 그래?”

“이 공간에 써진 글과 각각의 구멍에 난 곳의 별들을 보면서 이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이곳은 단순한 우리의 쉼터가 아니야. 뭔가 하늘과 연결할 수 있는 고리가 있다는 거지. 근데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잘 모르겠어.”

이든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묻어 있었다. 이든은 자신이 메모한 내용을 대간에게 보여줬다. 대간도 그 내용을 보았지만 도무지 알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갑자기 까막눈이 된 느낌이 들었다.
“강태석 소장과 김찬민 부장의 도움이 필요해.”
대간이 무심결에 그렇게 말했다.
“우리도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를 그들이 해결한다고?”
이든이 대간을 보며 말했다. 대간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고개만 끄덕였다.
“하람을 빨리 불러야 겠어.”
대간은 하람과의 텔레파시가 생각났다.

‘하람아, 어디니?’
대간의 목소리가 다급했다.
‘어디세요? 다들 무사한 거예요?’
하람에게서 연락이 왔다.
‘우리는 무사해. 별일 없는 거지?’
‘네, 저희도 다른 사람들 도움을 받아서 한 숨 돌렸어요.’
‘한숨 돌렸다니?’
대간의 목소리가 긴장됐다.
‘다이몬의 부하들이 쫓아왔는데 무사히 빠져나와 지금은 김찬민 부장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있어요.’
대간은 입술을 지그시 눌렸다.

‘이곳까지 올 수 있겠니?’
대간이 위치를 알려주며 물었다.
‘네, 가능할 거 같아요.’
‘그럼, 있다 보자.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
대간은 하람과 연락 후 긴장감이 풀리면서 갑자기 피곤함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이든이 뭐라고 말하는데 대간은 그냥 자신의 침대로 가서 누웠다.


“지구방위기사단 위치를 확인했어요. 저분들이 언제 떠나는지 알 수 있을까요?”
하람이 텔레파시를 끝내고 나서 강태석 소장에게 물었다.
“그래? 어디 있다고 하니?”
강태석 소장이 반색을 하고 물었다.
“생각보다 여기서 멀지 않아요.”
하람이 강태석 소장에게 메모를 보여주었다. 그는 메모를 보고 놀랐다.
‘이들의 거리 관념이 우리하고는 많이 다르구나.’
강태석 소장은 하람을 한 번 더 쳐다보고 나서 덴마크 지질연구단체 팀장에게 갔다. 조금 후 돌아와 하람에게 말했다.

“가는 길에 우리를 데려다준데.”
“언제 출발한데요?”
“정리되는 대로 출발한다고 하니 해지기 전에는 출발하겠지.”
강태석 소장은 탁상형 산 위로 저물어 가는 태양을 보았다. 덴마크 지질연구단체 사람들은 열심히 짐을 싸고 있었다. 그는 아우얀 테푸이를 바라보았다. 아우얀 테푸이는 다시 평온을 찾은 듯했다. 앙헬 폭포로 물이 흘러내리지는 않았지만, 주변으로 흘러내리던 용암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푸른악령들은 석양에 붉게 물든 탁상형 산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인간을 찾으러 간 하몬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오랜만에 대면한 지구방위기사단과 싸움에서 이겼지만 이쪽의 손실도 컸다. 병사들은 반으로 줄어들었고, 기마부대와 마차부대도 3분의 1이 사라졌다.

푸른 초원에서 하몬들이 오고 있었다. 푸른악령 중 대장이 앞으로 나와서 병사들을 정렬시켰다.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듯 병사들과 기마부대, 마차부대가 전투대형을 갖췄다. 돌아온 하몬이 대장에게 보고를 했다. 인간을 놓쳤다는 말에 대장은 큰 고함을 지르며 화를 냈다. 거기에 하몬 하나가 부상이 심각하다는 말에 대장의 화는 극에 달했다.

그는 관목 숲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관목 숲을 모두 불태워 버렸다. 나무들이 서로 부대끼고 엉키면서 불타는 소리와 함께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석양에 지는 노을빛과 함께 관목 숲의 붉은빛이 온통 세상을 붉게 만들어 버렸다. 그것을 바라보는 푸른악령들의 눈도 이글거리고 있었다. 하몬들과 병사들은 아무 표정 없이 불타는 관목 숲을 바라보고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아우얀 테푸이도 어둠에 휩싸였다. 관목 숲에도 이제는 연기만 피어올랐다. 달빛조차 보이지 않아 어둠이 더 깊게 느껴졌다. 푸른악령들은 부하들과 함께 아우얀 테푸이를 내려왔다. 그리고 마지막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쪽으로 이동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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