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가온누리님의 별과 하늘의 문

by 미운오리새끼 민

“가온누리를 상징하는 별이라고요?”
“우리를 지켜주는 별이기도 하지요.”
대간이 눈을 감고 기도를 했다.
“고대인들도 저 별을 ‘신의 별’이라고 했어요.”
강태석 소장도 흥분되어 말했다.
“그렇다면 해답은 ‘신의 별’에 있는 거네.”
이든이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하늘의 문은 이곳이 아닌 태양 신전에 있는 거야. 그곳에서 ‘신의 별’과 통하는 문을 찾으면 돼.”
이든이 지구상에 하늘의 별자리를 재현한 태양 신전과 ‘신의 별’을 교차해 바라보며 말했다. 모두들 알듯 모를 표정을 지으면서도 한 가닥 희망을 보는 듯했다.
“이제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이든 말대로 태양신전이 있는 곳으로 가봐야지.”
솔찬의 말에 백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든의 어깨를 툭 쳤다. 그리고 이든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모두들 백호를 따라 나갔다.


아부지르에는 5왕조 시대의 피라미드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하지만 기자의 피라미드에 비하면 크기나 규모가 매우 작았다. 지구방위기사단과 강태석 소장은 피라미드를 지나 태양신전으로 갔다. 태양신전 앞에는 거대한 탑문이 우뚝 솟아 있었다. 태양이 태양신전 위에 떠 있어서인지 그림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태양신전의 모습은 웅장하리란 기대와 다르게 단순했다. 이든은 열심히 하늘의 문을 찾았다. 태양 빛이 정중앙에 내리꽂고 있어서 머리가 이글거릴 정도로 뜨거웠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신전 내부를 샅샅이 살폈다. 강태석 소장도 이든과 함께 하늘의 문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늘의 문과 연결된 단서는 못 찾았다.

“이곳이 맞으면 여기 어딘가에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이든의 얼굴이 초조해졌다. 강태석 소장도 점점 불안해졌다. 그는 웨어러블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별자리와 지구의 위치를 살폈다.

“ ‘신의 별’의 위치를 지구에 구현한 곳은 이곳이 맞아요. 우리가 뭔가 놓치고 있어요.”
“무엇을 놓치고 있다는 거죠?”
이든의 어깨가 축 처졌다. 지구방위기사단과 하람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쪽지 좀 주세요.”
이든이 강태석 소장에게 쪽지를 건넸다. 그는 쪽지를 천천히 살폈다. 숫자와 그림문자들이 뒤섞여 있어서 어디가 문장이고 숫자인지 구분이 안 갔다.

‘이 안에 뭔가가 있어.’
강태석 소장은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그림문자들을 하나씩 풀어갔다.
‘지식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자들만이 그것을 찾을 수 있다.’
이든이 적은 글 중 하나가 해석됐다. 하지만 그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수수께끼처럼 암호화된 느낌이었다. 그는 다음 글을 해석해 나갔다.
‘시대가 바뀌는 시기에 하늘의 문이 열리고 길이 만들어져 파라오가 신의 반열에 오른다.’

두 번째 문장은 더 난해했다. 그는 알 수 없는 말들이 이어지자 답답했다.
“이 뜻을 알겠어요?”
강태석 소장이 지구방위기사단에게 물었다. 모두들 고개만 갸우뚱거릴 뿐 별다른 말이 없었다.
‘지식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자들만이 그것을 찾을 수 있다.’
‘시대가 바뀌는 시기에 하늘의 문이 열리고 길이 만들어져 파라오가 신의 반열에 오른다.’
그는 천천히 글을 쓰며 내용을 생각했다. 손 하고 머리가 따로 노는 거 같았다.

“신전 앞의 이 석상은 누구 거죠?”
토리가 석상을 보며 물었다.
“이곳에도 작은 스핑크스가 있어요!”
도담도 토리 옆에서 말했다.
“아마, 이 신전의 주인일 겁니다.”
강태석 소장은 보지도 않고 말했다. 사실 급히 들어오면서 앞에 있던 석상과 스핑크스를 보지 못했다.

“그러니까 이 석상은 누구 건데요?”
토리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 있었다. 강태석 소장도 짜증이 났다. 가뜩이나 생각이 안 나서 머리에 쥐가 날 판인데 자꾸 이상한 질문만 하고 있으니 속이 탔다.
“저도 안 봐서 그건 잘 모르겠어요.”
강태석 소장이 건성으로 대답했다.
“이 석상의 주인도 파라오인가요?”
“네, 그럴 겁니다.”
“이 사람도 신이 되었나요?”
“그건 알 수 없죠. 다만 그들이 그렇게 믿을 뿐이죠.”

토리의 계속되는 질문에 강태석 소장이 무성의하게 대답했다. 그는 파라오가 죽어서 신이 되었다는 것은 다 허구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당시 사람들의 믿음에 불과했다.

“이 석상의 주인도 신이 되었다면 여기에 문이 있지 않을까요?”
토리의 마지막 말에 강태석 소장이 석상 앞으로 갔다. 그는 천천히 석상의 얼굴을 살폈다. 람세스 2세의 석상이었다.

“아! 내가 또 놓치고 있었네.”
강태석 소장은 자신을 자책했다. 그의 목소리가 너무 컸는지 다들 석상 앞으로 모여들었다.
“뭐야, 왜들 그래?”
“뭔 일 있어?”
모두들 웅성거리며 한 마디씩 했다. 강태석 소장이 미소를 지었다.
“토리 덕에 수수께끼가 풀렸어요.”
“그럼, 찾은 거예요?”
이든이 재빨리 물었다.
“아직요. 하지만 중요한 단서를 찾았어요. 신전 앞에는 대부분 신전 주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석상이 놓여 있어요. 이 석상도 마찬가지고요. 이 신전은 이집트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람세스 2세의 겁니다. 람세스 2세는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여러 곳에 태양신전을 세웠죠.”
“그것과 무슨 관련이 있죠?”
하람이 지구방위기사단을 제치고 물었다.

“ ‘지식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자들만이 그것을 찾을 수 있다’라는 말은 특별한 의미는 없어요. 그냥 우리처럼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 그 해답을 준다는 의미죠. 다음 문장이 중요한데, ‘시대가 바뀌는 시기에 하늘의 문이 열리고 길이 만들어져 파라오가 신의 반열에 오른다’ 여기서 시대가 바뀌는 시기는 지구자기장의 변화나 세차운동의 변화처럼 지구의 변환기를 말해요. 그리고 파라오는 바로 이 석상의 주인공인 람세스 2세를 말하는 것으로 하늘의 문은 바로 람세스 2세의 무덤을 말합니다.”

“람세스 2세라고 어떻게 단정 하죠?”
수리가 의심의 눈초리로 물었다.
“람세스 2세 신전은 특수하게 설계되어 있죠. 1년에 딱 두 번 신전 내부 가장 깊은 곳까지 햇빛이 들어와 람세스 2세의 상을 비추는데, 이 현상은 람세스 2세를 하늘로 올려 보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연출하고 있죠. 여기서 말한 ‘하늘의 문이 열리고 길이 만들어져 파라오가 신의 반열에 오른다’는 바로 람세스 2세 신전에 햇빛이 비추는 시기를 말하는 겁니다.”

모두들 강태석 소장의 말에 잠자코 고개만 끄덕였다.
“어서 람세스 2세 무덤으로 가자!”
앞서 가려는 악도리를 이든이 잡았다.
“서두를 필요 없어. 지금은 아니야.”
“맞아요. 다시 말하지만, 1년에 딱 두 번 밖에 열리지 않아요. 그것도 일출 때 잠깐 열립니다.”
강태석 소장이 악도리를 보며 말했다.
“언제죠?”
푸르미르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내일 아침입니다. 춘분과 추분 아침에만 열리는데 내일이 춘분입니다.”
“총시간은 얼마나 되죠?”
백호가 물었다.

“태양이 신전을 비추는 시간이니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몇 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얼마 정도라는 거죠?”
푸르미르가 재촉하며 물었다.
“길면 20분 정도일 겁니다.”
“그 안에 하늘의 문을 통해 가온누리님을 만나지 못하면 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 해.”
이든의 말에 강태석 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들 놀라면서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늘 밤은 람세스 2세 신전에서 자야 해. 다들 그리로 이동 하자.”
이든의 말에 모두들 따라 움직였다. 해는 어느덧 석양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으며, 그림자들이 길게 드리워졌다.

사막의 낮은 덥지만 밤은 한겨울처럼 매우 추웠다. 특히 람세스 2세가 있는 아부심벨 신전은 댐을 막은 호숫가에 있어서 더 추웠다. 강태석 소장은 스마트 슈트가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밤하늘의 별이 촘촘히 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지구방위기사들은 각자 자리를 잡고 잠을 잤다. 하람과 강태석 소장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언덕 뒤로 이동했다. 강태석 소장은 설렘과 긴장감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다.

“내일 정말 하늘의 문이 열릴까요?”
설레는 마음으로 하람이 물었다.
“이든이 그렇게 믿고 있으니 기다려 봐야지.”
강태석 소장의 가슴이 콩닥거렸다.
‘하늘의 문이 열리면 신이 정말 존재하는 거야. 그런 일이 벌어질까?’
그는 별을 보고 눈을 감았다. 강바람이 회오리를 일으키며 사막의 모래를 몰고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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