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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운오리새끼 민 Jun 05. 2020

26-4 다이몬과 푸른악령들과의 마지막 일전

하몬들은 자신들을 쫓아오는 지구방위기사단을 항해 필사적으로 공격을 했다. 매디가 긴 채찍을 이용해 맨 마지막으로 달아나는 하몬의 목을 휘감아 떨어뜨렸다. 하몬이 떨어진 마차는 혼자 열심히 달렸다. 이든도 화살을 쏘아 달아나는 하몬을 맞췄다. 남은 하몬은 셋이었다.

 “더 이상 공격하지 말고 도망가게 내버려 둬! 저들의 은신처를 알아내는 게 더 중요해.”
 이든이 공격을 중지시켰다. 악도리가 블로우건으로 침을 쏴 하몬을 맞혔다.
 “더 이상 공격하지 말라고 했잖아?”
 “알아! 저 놈에게 추적 장치를 달아 논 거야.”

 이든의 화난 음성에 악도리도 지지 않았다. 지구방위기사단은 잠시 추격을 멈추고 그들이 멀리 달아나는 걸 보았다.
 “시간이 얼마 남은 거지?”
 “약 2시간 정도.”
 수리의 말에 이든이 하늘의 별을 보며 말했다. 
 “악도리, 이제 슬슬 추격해야지. 시간이 없어.”
 “알았어.”

 알찬의 말에 악도리가 앞장섰다. 지구방위기사단은 숲을 빠져나와 넓게 펼쳐진 평원을 지나 무 대륙의 중심지로 이동했다. 오랜 기간 바닷속에 잠겨 있었던 땅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무 대륙의 마을은 과거 모습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다. 지구방위기사단은 당시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마을을 가로질러 갔다.

 “변한 거라곤 사람 빼고는 그대로인 거 같아.”
 도담이 천천히 걸으며 말했다. 집들은 뼈대만 있었지만 금방이라도 보수를 하면 쓸 수 있을 정도로 보였다. 수 만 년 전의 마을 치고는 지금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 맞아.” 
 “왜?”
 “자신들이 살았던 곳이 하루아침에 허물어졌는데 그것도 모르고 또 다시 과거처럼 만들어 놓았잖아.”
 도담이 옛 생각이 많이 나는 듯했다.

 “감상에 빠져 있을 시간이 없어. 이제 거의 다 왔어.”
 악도리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모두들 앞을 바라보았다. 커다란 신전이 옛 모습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그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경의의 뜻을 표했다.

 “저기에 다이몬이 있어?”
 알찬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토리도 한마디 거들었다.
 “괘씸한 놈들. 이곳이 어디라고.”
 “이곳이 아니면 다이몬도 힘을 얻은 후 하늘로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겠지.”

 이든이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모두들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서 신전 안으로 들어갔다. 신전 안은 둥근 원형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 열두 개의 기둥이 둘러 있었으며, 천장은 돔 구조를 띠고 있었다. 돔을 받치고 있는 구조물 또한 열두 개의 기둥이 모여서 끝에는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지구방위기사단은 천천히 신전 중앙으로 들어갔다. 누군가 신전에 왔다간 흔적이 있었다.

 “푸른악령들이 열두 궤의 고리를 끊었어.”
 백호가 신전 안을 살피며 말했다.
 “이 밑에 다이몬이 갇혀 있어.”
 이든이 아래를 보며 말했다. 그들은 열두 개의 기둥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눈을 감고 손을 기둥에 대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느새 지구방위기사단은 지하로 내려와 있었다. 뜨거운 용암 열기가 확 밀려왔다.

 “열이 심한 걸 보니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대간이 방향을 잡아갔다. 그때 갑자기 지진이 난 것처럼 땅이 흔들렸다.
 “다이몬과 푸른악령들이 의식을 진행한 거 아냐?”
 “아직 해가 뜨려면 멀었잖아?”
 이든의 말에 푸르미르가 말했다. 대간은 텔레파시로 하람을 불렀다.

 ‘하람, 거기 있니?’
 ‘네, 말씀하세요?’
 ‘다이몬이 있는 곳까지 왔는데 갑자기 땅이 흔들거리고 있어. 벌써 해가 뜬 거니?’
 ‘여기도 땅이 흔들리고 있어요. 잠시 만요. 김찬민 부장에게 물어볼게요.’
 땅은 계속 흔들렸다. 그들은 천천히 앞으로 나갔다. 출렁거리는 것이 흔들거리는 놀이기구를 탄 듯했다.

 ‘그쪽에 해가 뜨려면 30분 정도 남았는데, 지금 땅이 흔들리는 것은 다이몬이 태양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지구의 자기장 축과 황도 각을 변형시키고 있는 거래요. 이곳에서 봐도 현재 황도 각도가 많이 변하고 있어요. 최소 각인 21.5도까지 갈 거 같데요. 자기장의 축도 극지방으로 거의 이동했어요.’

 ‘해뜨기까지 30분 남았다고? 알았다.’
 ‘대간도 조심하세요.’
 “해가 뜨려면 30분 정도 남았데. 땅이 흔들리는 것은 다이몬과 푸른악령들이 태양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지구의 자전축과 황도 각을 움직이고 있어서 그렇다네. 서둘러, 아직 시간은 있어.”

 대간의 말에 모두들 흔들리는 지하통로를 빠르게 지나갔다. 통로 끝에 다다르자 낭떠러지가 나타났다. 그 아래에 푸른악령들과 그 뒤로 다이몬이 갇힌 불가마니가 보였다. 불가마니 틈새로 강한 불빛들이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지구방위기사단도 그 모습을 보니 긴장감이 밀려왔다. 푸른악령들이 진용을 갖추고 전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땅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으나 접착제라도 발라 놓은 듯 주변의 흔들림과 상관없이 푸른악령들과 하몬의 움직임은 없었다.

 “뭐야, 제들은 움직임이 없어.”
 악도리가 몸을 흔들거리며 말했다.
 “어서 내려가자.”
 백호가 내려가자 화살이 날아왔다.
 “백호가 위험해! 엄호해줘.”

 대간이 보호막을 펼쳤다. 모두들 아래로 내려갔다. 푸른악령들이 달려들었다. 가시 같은 칼날에서 전기가 흘렀다. 칼을 휘두를 때마다 전기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지구방위기사단은 푸른악령들의 공격에 당황해서 뒤로 물러났다.

 “생각보다 녀석들의 공격이 센데?”
 “우습게보지 말라고 했잖아.”
 솔찬의 말에 푸르미르가 긴장된 얼굴로 말했다.
 “이쪽으로 모여!”

 알찬이 앞장서며 말했다. 푸른악령들이 공격해 왔다. 그들은 지구방위기사단을 개별로 공격했다. 지구방위기사단은 잔나비가 없는 상태이고 저쪽에는 하몬까지 있어서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도대체 잔나비는 언제 오는 거야?”

 악도리가 푸른악령의 공격을 가까스로 피하며 말했다. 하마터면 꼬리가 잘릴 뻔했다. 지구방위기사단은 공격 한번 시원스럽게 하지 못하고 방어에만 급급했다. 푸른악령들은 전세가 유리하게 돌아가자 더욱더 강하게 공격했다. 토리가 위험에 처하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푸른악령과 토리가 서로 원수지간인데 토리에게만 두 명의 푸른악령이 공격을 하였다. 토리가 시간차를 두며 푸른악령의 공격을 피해 공격했다. 하지만 푸른악령들도 토리의 공격 패턴을 알았는지 교묘하게 시간 틈을 빠져나가며 토리를 공격했다.

 “개별로 상대하는 건 무리야. 모두 한 곳에 모여서 함께 공격해야 해!”
 푸르미르가 말했다. 하지만 곳곳에 흩어져서 싸우고 있는 상황이라 한 곳으로 모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푸른악령들과 하몬은 지구방위기사단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도록 지구방위기사단의 길목을 차단하며 공격했다. 악도리가 하몬을 항해 블로우건으로 독침을 쏴서 맞췄다. 하몬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번에는 푸른악령을 항해 블로우건으로 독침을 쏘려는 순간 푸른악령의 칼끝이 블로우건을 내리쳐 땅이 떨어졌다. 악도리는 입에 큰 상처를 입었다. 푸른악령이 블로우건을 잡으려는 순간 매디가 채찍으로 낚아채서 악도리에게 주었다. 매디가 주문을 외워 각각의 지구방위기사단을 한 곳으로 모았다. 지구방위기사단이 한 곳으로 모이자 푸른악령들도 공격을 멈췄다.

 “재미들 좀 보고 있는 거야?”
 그때 잔나비가 나타났다.
 “왜 이렇게 늦은 거야? 우리가 밀리는 거 보면 몰라?”
 악도리가 아픔을 참아가며 말했다.
 “워낙에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던지 그 놈들 다 떼어 내고 오느라고 힘들었어.”
 잔나비가 어깨를 움츠리며 말했다.
 “자, 이제 다 모였으니 힘을 합쳐 싸우자고. 저 놈들이 우리가 함께 있으면 더 힘이 세다는 걸 알고 어떻게 해서든지 서로 떼어 놓고 싸우려고 하고 있어. 흩어지면 안 돼! 알았지?”
 토리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저렇게 떨어져만 있고 공격을 안 하는데 어떡하지?”
 수리가 푸른악령들의 위치를 살폈다. 그들은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저들은 흩어져 있지만 서로 교감하면서 한 몸인 것처럼 움직이고 있어.”
 그들의 움직임을 보며 이든이 말했다.
 “누가 저들을 움직이는 거지?”
 “다이몬이야. 다이몬이 저 안에서 푸른악령들을 움직이고 있어. 우리는 다이몬을 공격하면 돼. 그러면 푸른악령들이 다이몬이 있는 곳으로 몰려 들 거고 우리는 저들을 한 곳에 모아 두고 싸울 수 있어.”

 이든의 말에 모두들 불가마니 쪽으로 이동을 했다. 예상대로 푸른악령들이 지구방위기사단보다 먼저 불가마니 앞에 섰다. 분노에 찬 그들의 눈빛이 이글거렸다. 그 모습은 무덤에서 바로 나온 전사들 같았다. 푸른악령들은 이곳이 자신들의 무덤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저들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 가볍게 봐서는 안 돼.”
 토리가 다시 경각심을 일깨웠다.
 “여기서 이기지 못하면 다이몬이 불가마니를 깨고 나타날 거야. 우리도 여기가 무덤이라고 생각하고 죽기로 싸워야 해!”
 백호가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얼굴에 다들 비장함이 묻어났다.

 “우리가 먼저 공격해. 저들은 절대 공격하지 않을 거야.”
 “작전을 잘 짜서 빈틈을 노리는 것이 중요해. 저들도 우리만큼 강해.”
 “그래서 어쩌자고? 시간만 자꾸 흘러가는데.”
 이든의 말에 악도리가 짜증을 냈다.
 “이든 말이 맞아. 섣불리 공격했다가는 저들에게 우리의 약점만 보일 뿐이고 시간만 끌어줄 수 있어.”

 “도대체 무슨 말이야? 그래서 공격을 하자는 거야 말자는 거야?”
 도담의 말에 알찬이 물었다.
 “한 번에 저들의 숨통을 끊어야 해.”
 수리가 푸른악령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든도 푸른악령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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