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사료-2
밥을 주자 오늘도 허겁지겁 사료를 먹는 뚱이.
여지없이 사료 몇 알이 울타리 주변으로 떨어졌다.
밥그릇에 있는 사료를 다 먹은 후 떨어진 사료를 본 뚱이.
어제처럼 여전히 칸막이 사이로 혀를 내밀어 본다.
앞발로 끌어 당겨 보지만 소용없다.
잠시 고민하던 뚱이.
뭔가 생각났는지 옆의 문으로 나와 사료를 먹는다.
뚱이에게도 학습효과가 도움이 되는 거 같다.
뚱이의 시각 – 이젠 껌이다.
밥시간이다.
난 오늘더 개걸스럽게 밥을 먹는다.
좀 천천히 먹으라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누가 뺏어 먹는 것도 아닌데 괜히 밥 앞에서는 마음이 급해진다.
오늘도 여지없이 알갱이 몇 알이 바닥으로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 울타리 넘어로 빠져 나갔다.
‘애구 또 떨어졌네.’
혀로 핥아 보고 앞발로 끌어보는데 역시 안 됐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왔다 갔다 하며 곰곰이 어제 막내 형아가 어떻게 먹으라고 알려줬는지 생각해 봤다.
‘어제 어떻게 먹었는지도 기억 못하는 바부탱이...’
그때 생각났다. 울타리 옆문으로 나와서 남은 사료를 맛나게 먹었다.
오늘도 깨달았다.
‘사람이나 개나 역시 배워야 해! 내일은 잊어버리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