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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운오리새끼 민 Dec 26. 2018

성공을 이뤘지만 리더에 의해 토사구팽 당한 참모

불운한 참모

현재나 과거나 리더와 더불어 큰 성공을 이루었지만 리더와 함께 행복한 여생을 보낸 이는 많지 않다. 하늘에는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다고 하듯 한 나라, 한 조직에 두 명 이상의 리더나 영웅은 존재할 필요가 없는 것이 권력의 법칙이자 속성이다. 

권력은 자식 하고도 나눌 수 없다고 했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나라의 영조와 사도세자 사례일 것이다. 영조는 사도세자가 성인이 되자 왕위를 이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은 정작 자식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그런 행동을 했을 때, 신하들과 사도세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 마음을 떠 보기 위한 전략이었다. 

결국 사도세자는 대리청정하는 수준에서 왕위를 이어받았지만, 영조는 사도세자 뒤에서 끊임없이 간섭하고 의심하며 자신의 권력을 더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갇혀 죽게 만들었다. 영화 '사도'에서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에게 "네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역모야!"라고 말한 대목은 권력은 둘이 나눌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사였다.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건설한 진시황제의 경우에도 자신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여불위에게 행한 조치를 보면 알 수 있다. 진시황제가 성인이 되었을 때 자신의 권력에 위협을 느끼자 여불위를 제거했다. 여불위는 자신의 아들만 믿고, 제왕의 권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하며, 인심을 쌓게 되자 진시황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아버지라 할지라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없애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특히 당시 진시황 자신이 핏줄에 대한 왕족들의 의구심이 강한 상태에서 장양왕의 아들이 아닌 여불위의 아들로 인식될 경우 자신의 권력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인식하에 여불위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하여 자신의 권력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리더와 참모의 관계는 항상 의존관계이면서 대립관계라 할 수 있다. 성공이란 공통의 목표를 향해 어려운 시기도 넘기고, 서로가 힘을 합쳐 난관을 극복할 수도 있지만,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한 이후 팽(烹) 당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리더와 참모의 상황을 극명하게 나타내는 말이 토사구팽(兎死拘烹)이라고 할 수 있다. 리더가 참모의 이용 가치가 더 이상 없다고 판단할 경우 참모를 제거함으로써 자신의 지위를 굳히는 것이다. 

반면 상앙이나 오자서, 문종의 경우 물러날 때를 놓치는 바람에 결국 토사구팽 당한 인물들이다. 상앙은 변법 시행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했음에도 계속 권력을 유지하려 하였으며, 오자서와 문종은 대업을 이룬 후 왕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때 물러났어야 했는데, 결국 손무와 범려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는 비운을 맞이했다. 
 
주변에서 참모에게 떠날 때를 이야기해 줄 정도라면 리더가 참모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리더가 자신을 믿어주고, 지금까지 관계를 잘 유지한 것만 생각하여 리더가 딴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참모 자신의 오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고로 리더는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방해가 된다면 언제든지 참모들을 쉽게 내치는 경향이 강했다. 상앙, 문종, 여불위, 이사, 한신 등 유명한 참모들도 마지막은 비참했다. 권력이란 가시 돋친 지팡이와 같다고 했다. 

중국 명나라 시조 주원장이 한창 개국공신들을 숙청할 당시 아들 주표에게 가시 돋친 지팡이를 주며 그것을 잡아 보라고 했다. 주표는 그것을 잡아 보려고 하지만 가시에 손이 베이고 해서 잡을 수 없었다. 그러자 주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가시 돋친 지팡이를 손으로 잡기 어렵듯이, 신하가 자만하고, 황제를 위협한다면 나라를 다스리기 어렵다. 내가 개국공신들을 죽인 이유는 너를 찌르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즉, 리더는 지팡이이고 가시는 참모를 지칭하는 것이다. 참모들이 자신의 지위를 망각하고 리더를 위협하게 되면 가시를 제거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래야만 지팡이를 손으로 잡고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만 믿고 리더를 위협했기에 나타난 결과이다. 

따라서 참모는 공을 세운 후에는 한걸음 물러설 줄 알아야 하고,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먼 앞날을 내다보면서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나쁜 결과도 예상할 줄 알아야 아름다운 말년을 보낼 수 있다. 

리더와 참모의 경계가 무너져 버리면 결국 갈라설 수밖에 없는데, 이때 참모가 제거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리더가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참모를 제거하는 것이다. 따라서 토사구팽 되지 않기 위해서 참모는 성공을 했을 때 리더를 돋보이도록 노력해야 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스스로 물러날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하다. 

PS : 지금 조직에서 스스로 물러날 때가 언제라고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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