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를 성공으로 이끈 참모
리더가 사람을 쓸 때에도 나름 원칙이란 게 있다. 덕(德)과 재주를 겸비한 사람이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이 둘 중 하나만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이 둘 다를 겸비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덕이 있으면 재주가 좀 부족하고, 재주가 있으면 덕이 부족한 경우가 더 많다. 물론 이 둘 다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사람만 있는 리더는 정말 불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는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분이라면 무엇을 우선순위로 할 것인가?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는 조금씩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덕이 있는 사람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재주 있는 사람을 쓸 때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쓰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그렇다면 참모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참모가 되기 위해서는 재주보다는 자신을 갈고닦아야 하는 것이다. 즉, 첫 번째 먼저 품성을 기르고 그 이후에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재능을 키워나가야 한다.
풍도는 이런 면에서도 참 탁월한 성품을 지녔다. 풍도는 그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 속에서 주군을 위해서 일하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그는 자신과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을 배려하고 그들을 돕기 위해 일을 했다. 풍도가 진왕 이존욱 밑에서 비서로 일을 할 때였다. 이존욱과 곽숭도라는 장수가 군량 문제 때문에 다툼이 있었다. 이존욱은 곽숭도를 벌하려 했지만 풍도는 이존욱의 상황을 보면서 차분히 말을 하였다.
"곽장군의 말에 문제가 있으나 크게 벌릴 일은 아닌 거 같습니다. 지금 전시상황인데 만약 이 일이 적군에게 알려진다면 적은 우리 내부에 분열이 있다고 여겨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존욱은 그 말을 듣고 풍도의 말이 맞다고 하여 군련장을 쓰는 일은 없애 버렸다. 이후 풍도는 곽숭도에게 찾아가 말했다.
"장군은 진왕을 위해서 말을 하였으나 진왕이 요즘 심기가 불편하여 그런 거 같습니다. 지금은 좀 화가 누그러졌으니 대왕께 가서 아까 한말에 용서를 구한다면 잘 마무리가 될 거 같습니다."
곽숭도는 이 말을 듣고 하마터면 자신의 목이 달아날 수 있었는데 풍도 때문에 살았다고 느꼈다.
또한 후진 고조 석경당의 뒤를 이어 석중귀가 황제에 올랐었을 때의 일이다. 당시 정적이었던 경연광의 집에서 경연광에게 충심을 표하는 편지들이 다수 발견되었다. 석중귀는 이를 기회로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려 하였다.
"이것은 경연광의 집에서 발견된 편지들이다. 이 편지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소?"
모두들 안전부절하고 있을 때 풍도가 말했다.
"이 편지는 군신관계를 해치기 위해 누군가 조작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적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그것들을 없애 화근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옵니다."
풍도에게 해코지한 사람들은 풍도가 자신들에게 복수할 것으로 여겼으나 풍도의 이런 말 한마디로 그들은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으며, 또 한 번의 피바람을 잠재웠다.
이처럼 풍도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도 다 챙기는 스타일이었다. 풍도는 자신만 살기 위해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일하는 대신들과 수하들을 배려하고 그들을 보호하려 하였으며, 그들이 있어야 자신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즉, 공생(共生) 하지 않으면 공멸(攻滅)한다는 풍도는 현실에서 실천했던 것이다. 그러기에 자신을 미워하고 음해하려 했던 사람들도 용서하고 배려할 수 있었던 것이다.
PS : 공생하기 위해 상대를 용서하고 배려해 본 적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