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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Sep 25. 2020

경기 유랑 김포 편 4-2(김포 성당)

과거의 현재의 미래의 김포

김포는 언제부터 이름이 김포(金浦)라는 명칭을 가지게 되었을까? 김포의 포가 항구의 포임을 봐서 한강과 예전부터 큰 관련이 있음직 하고, 그 유래는 1145년 고려 인종 때 발간된, 우리나라 최고의 정사로 평가되고 있는 <삼국사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김포 현을 본디 고구려의 검포현(黔浦縣)인데 경덕왕이 고친 이름(金浦縣)으로 지금도 그대로 쓴다' 하였고 1486년에 발간된 <동국여지승람>에는 '김포 현은 본래 고구려의 검포현인데 신라 경덕왕이 지금 명칭으로 고쳐서 장제군(長提縣: 부천) 속현으로 만들었다 ‘는 기록도 보이니 그 역사가 생각보다 유구함을 알게 된다.

항구의 유구한 역사는 물론 김포 하면 쌀로 지금까지 유명하지 않은가? 한강의 풍족한 수량과 거기에서 퇴적된 옥토로 인해 천혜의 부촌이 되었고, 하성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밀 다리 쌀(자광미)은 밥맛이 좋고 미질이 좋아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진상미가 될 정도로 김포쌀은 최상의 미질을 자랑하고 있다.

도시성장이 다른 어느 도시보다 빠른 김포지만 아직도 주요 마트에 가면 김포금쌀이 코너 한가운데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다. 가격도 조금 더 비싼 값을 자랑하고, 심지어 찰기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편이다. 한강신도시를 지나 사우동으로 가기 전 아파트가 듬성듬성 이어진 걸포, 북변동을 지나는데 한쪽 언덕 편에 김포시를 대표하는 문화재가 숨어있다.

소나무 숲 속 가지런히 숨어있는 김포성당 1956년 건립되었으며, 상층부의 종탑은 첨두아치 양식으로 지어져 중세 고딕 건축풍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계단길을 따라 쭉 올라가는 풍경도 마음에 들고 소박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아담한 건축물이 마음에 든다. 유럽과 남미의 화려하고 거대한 성당의 모습이 엄청 인상적이어서 우리나라의 성당은 문화재의 의미 보단 종교적인 장소로 다가왔었다.

전주의 한옥마을과 어우러진 전동성당, 한옥양식의 강화 성공회 성당, 서울시청 맞은편에 숨겨져 있는 보배인 서울 성공회 성당 우리나라도 성당이 세워진지 백 년 남짓의 역사가 쌓이면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나무와 회색 벽돌의 김포성당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얼마 전 김포성당의 원형보전을 위해 시와 성당 측이 대립을 하는 사건이 있었다. 김포성당이 낙후된 구도심 도시 재정비구역 북변 4구역에 포함되어서 절개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특히 바로 맞은편에 있는 도로를 확장시키면서 주변 환경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단순히 문화재 건물만 보전한다고 해서 문화재가 지니고 있는 품격까지 유지시켜주지 않는다.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을 지정할 때 그 주변 환경까지 고려해서 등재를 하기도 하고 실제로 독일 드레스덴의 엘베계곡은 2006년에 현대적 다리를 건설계획을 수립하면서 위험유산에 올랐다가 건설을 시작하자마자 최초로 유네스코 목록에서 삭제되기에 이르었다.

우리나라도 단순히 문화재 건물 자체로만 보호대상을 삼거나 신줏단지 대하듯이 보존만 하지 말고 이제는 주변 환경과 같이 어우러지면서 좀 더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도록 노력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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