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운민 Nov 23. 2020

경기 유랑 강화도 편 3-3(용흥궁,젓국갈비)

강화읍, 강화도의 중심

강화읍은 고려시대부터 줄곧 강화도의 중심 역활을 하며 읍내를 걸으며 옛 도시의 흔적들을 걸으면서 둘러 볼 수 있어 뚜벅이 여행자들에게도 좋은 여행지가 될 수 있는데, 강화읍내의 소위 잘 알려진 관광지뿐만 아니라 골목 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와 명소들이 잠들어 있어 잠재력이 무척 큰 역사도시다. 그런 잠재력을 간과한채 몇몇 유명 카페들만 주목받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성공회 강화성당을 내려와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한 사람도 겨우 지나갈만한 골목길이 나오고, 한옥 처마의 곡선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그 골목 사이를 지나다 보면 어느새 기왓집이 보이면서 그 다음 목적지인 용흥궁에 도착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전통가옥 같지만 궁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어, 아마 특별한 유래가 있을 것 이다 생각할 지도 모른다.

조선의 25대 왕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강화도로 유배를 와서 살던 잠저로 할아버지와 큰형의 옥사로 평민신분으로 박탈이 되어 강화도령이라는 별명을 얻고 나뭇꾼과 농삿일로 살던 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원래는 초가집이었다가 왕위에 오른 후 기와집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실제로 철종이 살던 집이 아니라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다시금 역사를 되새겨 보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철종은 재위기간도 그리 길지 않았고, 즉위 내내 안동김씨의 세도정치 속에서 희생된 안타까운 왕이라 여겨지는데 아마 왕으로 살지 않고,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면 어땟을까 싶다. 용흥궁은 그래도 다른 한옥들과 달리 강화읍 중심부에 자리잡아 오가는 나그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다행인가 싶다가도, 다른 한옥들과 큰 차별성이 보이지 않아 오래 붙잡고 있기엔 뭔가 아쉽다. 용흥궁 마당을 이용한 철종관련 연극 이라던가 강화도령과 관련된 컨텐츠가 조금은 있었으면 좋겠다.

용흥궁을 나오면 조금 큰 골목길이 나오는데 골목길을 쭉 따라 늘어서 있는 식당들과 가게의 연륜들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다른 관광지에 있는 식당들과 달리 수십년 전부터 강화읍에 살던 현지인들이 자주 찾고 이용하던 가게라 더욱 정감이 간다. 슬슬 배가 조금 고파지는 터라 강화도의 명물 젓국갈비를 먹어보기 위해 이 골목에서 제일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일억조식당으로 찾아갔다.

솔직히 젓국갈비라는 명칭이 주는 어감 때문에 도전해 보기가 싶진 않았다. 새우젓국에 담근 갈비일거 같아서 젓갈 특유의 쿰쿰한 느낌이 들것 같았고, 짠맛만 매우 강한느낌이 었는데 실제로는 돼지갈비가 들어간 고깃국에 새우젓을 넣어서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고려시대부터 전래된 음식인데 강화도로 피난온 왕이 먹을것이 없어서 강화도에서 많이나는 새우젓을 이용해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식당내부는 정말 옛날부터 운영해 왔던 명성답게 화장실타일이라던가, 오래된 나무판자등 군데군데 흔적이 남아있었다. 강화도의 특산물인 순무김치와 벤댕이 젓갈과 더불어 큰 냄비에 올려진 젓국갈비가 나왔다. 맛을 보는데 음....... 생각보다 심심한 맛이다. 슴슴한 고기 맛에 새우젓갈이 주는 감칠맛이 조금 감돌긴 했지만 특별한 맛은 아니다. 하지만 여행의 즐거움은 이런 향토음식을 맛 보며 그 여행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는 것이 아닐까? 이제 새로운 장소로 이동해 보자.

작가의 이전글 경기 유랑 강화도 편 3-2(강화 성공회 성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