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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Nov 24. 2020

경기 유랑 강화도 편 3-4

강화읍, 강화도의 중심

강화읍의 골목은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게 아니지만 피맛골을 비롯하여 최근에 재개발의 논리로 인해 없어진 수많은 골목길에 대한 아쉬움과 진한 향수 덕분에 더욱 그리운 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떤 골목에는 길을 막아놓고 영화 촬영을 진행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그 기억을 되새기고 있다. 골목을 나와 파리바게트가 있는 삼거리를 나오면 강화도를 대표하는 시장 중 하나인 중앙시장의 상가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여태까지 다녔던 경기도의 도시들은 아무래도 새로 개발된 신도시들이 많은 편이라 상설시장은 찾기 어려웠지만 강화읍은 고려시대부터 도시의 명맥이 그대로 이어져왔었고, 아직까지 대형마트가 들어오질 않아 재래시장의 설자리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는 중앙시장이 상가건물 안에 입점해있어, 정작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장은 강화읍에서 약간 외각 쪽에 있는 풍물시장이라고 한다.

강화대로를 사이에 두고 A동과 B동으로 나뉘어 있는데 특히 B동에는 청년몰과 강화 관광플랫폼이라는 관광안내소 겸 강화여행 홍보관이 들어서 있어 젊은이의 발길을 이끌게 만든다. 여느 시장과 비슷한 겉모습이라 큰 기대를 가지지 않고 들어갔는데 2층에 위치한 청년몰로 올라서자마자 대형마트의 푸드코트 같이 세련된 인테리어로 무장했고, 가운데 테이블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운영하는 여러 음식점들이 있어 다양한 음식들을 골라 먹을 수 있게 해 놓았다.

하지만 청년 몰 내부는 썰렁했고, 장사하시는 분도 의욕이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몇몇 가게 들은 문을 열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물론 내가 특정 시간에 방문해서 그럴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객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딱히 끌리는 집이 없었다. 굳이 우리 집 근처에서도 먹을 수 있는 떡볶이나 돈가스 등을 여기서 사 먹기엔 조금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강화 특산물인 인삼과 쑥으로 만든 타르트인 강화 까까는 강화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선물용으로도 괜찮을 것 같고, 실제로 먹어보니 쑥 맛을 약간 녹차맛 비슷하게 살려서 은은하게 계속 손이 가게 만드는 그런 맛이었다. 포장도 노란색으로 이쁘게 만들어 선물하기에도 참 괜찮다는 생각을 했었다.

위치도 나쁘지 않고, 강화도에는 정말 특산물도 많고 독특한 문화도 많이 살아있어서 조금만 생각해보면 참신한 아이디어나 상품이 앞으로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한다. 청년들의 생각이 기발하고 톡톡 튀는 게 많은 만큼 현재보단 앞을 바라보는 청년몰이 되었으면 한다.

3층의 여행 플랫폼으로 올라가니 vr체험과 옛 의상 입어보기 등 다양한 체험은 물론 강화도의 다양한 정보를 살펴볼 수 있고, 다양한 리플릿을 얻을 수 있어 강화여행의 출발점으로 삼기에 너무 훌륭해 보였다. 천천히 강화도의 명소들을 다시금 살펴보니 아직 내가 모르는 명소도 정말 많았고, 아직 가야 할 곳도 너무나 많이 남아있었다. 청년몰을 나오며 옆의 골목길로 살짝 들어가 보면 전국에서도 김밥으로 이름난 집인 서문 김밥이 나온다.

평소에 김밥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끼니를 이미 해결함에도 불구하고 이 집을 그냥 지나치긴 아쉬워 간단하게 한 줄을 사서 김밥을 먹어보니 뭐 특별할 게 있을까 싶었지만 여기는 당근을 잘게 썰어 밥과 버무리고 싼 게 신의 한 수라 생각한다. 먹으면 먹을수록 김밥 자체에서 감칠맛이 감돌아 결국 그 자리에서 한 줄을 다 먹고 말았다. 40년 이상 장사를 하면서 노하우가 만들어진 훌륭한 노포라 생각한다. 강화의 매력에 계속해서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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