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개발자는 어떡해요?
오늘도 프리랜서의 관점에서 보는 이야기, 그중에서도 첫 번째 글이었던 디자이너와 개발자 이야기를 좀 더 확장시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한 5년 전부터 몇 년간 개발자 몸값이 금값이라고, 누구나 개발을 배우려고 하고 기업에서도 공격적으로 개발자 모시기에 나섰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에는 GPT 같은 뛰어난 성능의 언어 모델이 대중에 많이 나오지 않았을 때였고 나 역시 완전히 개발자의 영역으로 전향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모든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은 개발자의 손을 거쳤고, 앞으로 나올 훌륭한 인터페이스들은 당연히 개발자의 손을 1부터 10까지 거쳐 나오는 것일 테니 사람들은 개발자의 몸값이 높은 것에 아무 의문도 품지 않았다.
그러나 GPT 같은 대형 모델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고, 해가 지날수록 AI의 성능은 정말 '무서울 정도로' 좋아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1년 전 LUMA와 최근 LUMA는 물리에 대한 이해가 놀랍게 높아졌고, GPT의 성능 또한 단순 번역, 연산에서 코딩 그리고 최근 모델에서는 인간 수준 어쩌면 가끔 인간 이상의 작문, 코딩, 추론, 인식 능력을 보여준다.
당연히 아직은 프로그램 응용이나 복합적인 사용에 있어서는 AI 가 접근이 어려운 영역이긴 하다. 프로그램 간 상호 작용은 인간도 어려우니까. 예를 들자면 CG 작업 과정에서 모델링, 텍스쳐링, 애니메이팅, 렌더링 과정 간 툴을 AI 가 마음대로 넘나들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지금은 이마저도 위협받고 있긴 하다. 언리얼 엔진의 최신 릴리즈에서는 AI를 통해 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작동 노드를 최적화해 주고, 블랜더에서는 지금까지 이미지를 스캔하여 직접 작업하던 텍스쳐맵 생성도 프롬프트로 할 수 있다.
여하튼, 다시 개발 이야기로 돌아자면, 개발의 많은 종류 중 확 체감되는 것은 전에도 언급했듯 프런트엔드다. 요즘 AI 모델은 옛날에는 생코딩으로 했던, 가끔 노코드툴로 만들던 웹/앱을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동작까지 하도록 만들어 버린다. 예를 들자면 Bolt.new 가 있겠다.
정말 어마어마하다. 콘셉트, 원하는 기능, 버튼의 배치, 버튼별 동작, 기타 부가적인 요소를 말하면 "촌스럽지 않게" 웹의 레이아웃을 짜버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촌스럽지 않게" 한다는 것.
디자이너/프론트엔드 개발자는 웹서핑하면서 학습하며 디자인 트렌드를 찾겠지만. 쟤네는 이미 수많은 디자인을 학습하고 앞으로도 빠르게 학습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코드에 자동으로 반영할 것이다.
당연히 인간이 사용할 때의 감성, 감각을 완벽히 이해하고 고려해서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개발자나 디자이너의 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디자인적 감각을 갖추고 개발역량까지 갖고 있어 해당 부분을 모두 고려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개발자가 몇 명이나 될까? 이 글에서 하고 싶은 핵심 내용은 이 부분이다.
기술이 발전함으로 디자이너와 프론트 개발자 모두 설자리가 애매해진다는 것.
이렇게 보면 너무 완벽만 한 AI 같지만 아직까지는 100%의 결과물을 내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100%의 결과물을 만들더라도 그것이 완벽하게 인간의 입맛에 맞는, 제작자가 의도한 그런 결과물이 나오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손을 한 번은 타야 하고 후반부 작업에서는 사람이 좀 더 효율적일 것이다. (언제든 이걸 뒤집는 AI모델이 또 나올 수 있겠지만...)
그렇기에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엔지니어가 되어야 하고, 개발자들은 디자인 또는 UX 능력을 길러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 같다. 오직 그것만이 살아남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대세를 거스르거나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저물어 버렸기에 필자는 이 부분이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카더라에 의하면) 기업에서도 엔지니어적 지식이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직업적으로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AI를 공부하고 받아들이고 '아직' 대체가 힘든 분야를 공부함으로써 조금 더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진취적인 생각으로 발전하고자 한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필자 같은 경우, WebXR 사이트를 만들 때 베이스코드는 AI한테 시키고 WebXR을 올린다. 작업 시간이 반절로 줄어 상당히 만족스럽고 그 시간에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구현이 어려운 부분이 있을 때 만물박사 선생님이 옆에 있는 느낌이라 든든하다.
개발뿐만 아니라 디자인을 할 때 이미지 소스는 큰 걱정 중 하나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일중 하나였다. 적합한 이미지를 구하는데 몇 분씩 들어가기 때문에. 하지만 이 역시 AI한테 내가 만들고 싶은 이미지를 말하면 뚝딱 입맛대로 만들어준다.
기술이 발전한다는 건 좀 더 편해진다는 뜻과 비슷하다. 좀 더 편해진 만큼 우린 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