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위대한 콜라보다. 온탕과 냉탕처럼 기쁨이와 슬픔이가 오가는 순간, 우리의 멘탈은 단단해진다. 내가 만난 최악의 유럽 캠핑장은 지갑에 구멍을 낸 듯 돈 줄줄 새게 만들었고, 여유로운 사람들 속에서 우리만 외딴 섬에 있는 듯했으며, 그 나라에 대한 모든 환상을 산산조각 냈다. 결국 눈꺼풀은 촉촉해졌고, 퍼러디 퍼런 그녀가 찾아왔다. 어둠의 늪에서 고개를 숙이던 슬픔이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이래도 저래도 나갈 돈, 과감하게 80만원을 지불하고 기쁨이를 소환하기로 마음 먹었다.
최악의 하루가 저물고 난 바로 다음 날,
늪에서 허우적대던 우리에게 햇살 같은 그녀가 온 걸까.
유럽 캠핑카 여행 최고의 하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쁨이의 손을 이곳에서 잡았다고! 궁금하다면 앞으로 연재를 구독해주세요 :)
유럽 캠핑카 여행은 우리처럼 초보인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캐리어 끌고 다니는 자유여행만으로도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데, 한국어도 안 통하는 유럽 땅에서 캠핑카를 렌트하는 일부터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렌탈까지 어찌저찌 한 우리같은 어설픈 이들이라면, 되도록 안전하고 유익한 캠핑장을 고르려 애를 써야 한다. 나만의 유럽 캠핑카 여행길을 설계하는 진짜 시작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도 있다. 그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해야 조금이라도 만족스러운 유럽캠핑카 여행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설렘이 사라지지 않도록 이 과정을 잘 견디는 것, 그게 경험자의 한 수다.
1. 구글맵에서 여행가고픈 도시 이름 옆에 camping을 쓰고 엔터 누르기
ⓒ https://www.google.com/maps 예시모습
예를 들어 뮌헨이라면, München camping 요렇게 쓰고 엔터를 누르는 거다. 그럼 위 사진처럼 빨간색 캠핑 사이트가 표시된다. 나이 지긋하게 드신 분들도 이 정도는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도시 부근은 캠핑장 공간이 여유있기 어려우며, 성수기에는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시장바닥에서 자는 기분이 들 수 있다. 조금 휴양지 느낌을 가지면서 도시 근교 정도(약 1, 2시간 거리)를 원한다면, 구글지도를 좀 확대해가면서 주변 산악 공원이나 호숫가 이름을 다시 적고 camping을 옆에 친 후 검색한다. 만약,
뮌헨 좌측 하단의 호수 이름은 ammersee camping 하면, 위처럼 2곳이 아닌, 더 많은 캠핑장이 아래처럼 나타나게 된다.
2. 사람들이 이용한 후기를 정렬을 바꿔가며 꼼꼼하게 확인하기
유럽 캠핑장 이용객의 구글 리뷰는 비교적 솔직한 편이다. 한글로도 번역되어 쉽게 볼 수 있는데, 정렬을 낮은평점순으로 바꾸어 위생시설 청결과 피치 사이즈, 전기와 수도 비용 포함여부, 직원의 친절도 등 구체적인 견해들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이때 고객이었던 사람들이 올린 시설 이미지 등은 백 마디 말보다 더 중요한 정보이므로 시간이 없을 땐 사진이라도 넘겨보도록 한다. 물론, 모든 후기가 완벽한 캠핑장은 없다. 다만, 사람마다 치명적인 우선순위가 있으므로, 내가 원하는 기준을 잡은 후 그것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를 가려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화장실의 변기커버나 위생시설의 청결도가 가장 중요했고, 샤워비용을 추가로 받는 곳은 걸렀다. 혹시 내가 생각했던 조건들이 궁금하다면 다섯 번째로 연재했던 '이런 유럽 캠핑장 거르세요'를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리뷰 보는 게 무슨 대단한 노하우인 양 쓰는 건가 싶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걸 쉽게 여겼다간 우리처럼 캠핑장에서 트라우마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될 수 있으니 소홀하지 않도록 당부한다.
캠핑장 이름은 우리가 잘 사용하지 않는 외국어이므로, 액셀이나 한글파일, 메모지 등에 잘 기록해두고 3곳 정도 후보를 만들어놓도록 한다. 성수기에는 예약이 다 차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고, 비성수기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드문 때에는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예쁜 캠핑장으로 기억되는 곳 ! (나중에 공개예정)
3. 원하는 캠핑장에 이메일로 미리 예약가능 여부를 묻기(ft. 실시간 예약은?)
관리가 잘 되는 캠핑장은 이메일 답변도 정성스럽고 빠른 편이다. 하루면 가능이든 불가능이든 연락이 신속하게 온다. 이를 통해 캠핑장 오너나 직원의 마인드를 직접 엿볼 수 있으므로, 이메일 문구를 어느 정도 정해놓고 복붙해서 날짜 정도만 수정해, 마음에 드는 곳들에 이메일을 날리도록 한다.이메일 주소는 홈페이지 들어가면 잘 나와있다. 여기서 숙박 일정만큼 중요한 건 차 사이즈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때론, 웹사이트에 이메일 양식을 정해놓은 곳들도 있다. (예) Our campervan size is L x W x H(m) 6 x 2.4 x 3.2.
물론 임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취소도 어느 정도 가능한 곳들이 있었다. 카드결제도 취소해주고 이메일로 확인도 해주는 서비스를 비교적 빠르게 대응해주어서 참 고마웠다. 예전엔 유럽의 일처리가 다소 한국만큼 빠르진 않다고 이야길 들었는데, 나름 기민하게 하는 곳들을 만나서 참 좋았으니 피치못할 일이 생겨서 취소해야 한다면 용기내서 이메일을 다시 보내보도록 한다.
성수기에는 한 달 전 예약도 빠듯할 수 있으니 서두르도록 하며, 3일 이상 혹은 5일 이상 장박이 아니면 예약이 어려운 곳들도 더러 있다. 맨 처음엔 하루 이틀이면 이동해야 하는 우리에겐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유럽의 캠핑 문화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어느 정도 받아들이게 되기도 했다.
캠핑장도 규모에 따라 좀 큰 곳은 실시간 예약 시스템을 홈페이지에 갖추고 있다. 이땐 예약금 정도 내고, 나중에 체크아웃할 때 혹은 체크인 할 때 나머지 금액을 결제하기도 한다. 내가 캠핑 사이트를 직접 선택하고 일정까지 정확하게 체크해서 완료할 수 있는 곳이면 좋지만, 때론 일정만 예약해서 카드결제를 하게 해놓고, 막상 가면 선착순 배정이나 임의배정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한다. 웬만하면 내가 위치까지 지정할 수 있는 실시간 예약이 베스트긴 하다. 화장실이나 여러 시설과 거리도 고려하고, 위치에 따라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섬세한 설정이 가능한 곳이라면 만족도가 높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캠핑인포 camping info 사이트도 도움이 될 법한데, 이곳은 해외계좌 입금을 선호하는 캠핑장들이 있다. 나중에 하나씩 언급하겠지만, 카카오뱅크나 트래블월렛 등 핀테크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는데 대부분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또한 취소할 경우 낯선 외국 여행길에서 카드보다 쉽지 않은 해결책을 찾아야 할 수 있기에 잘 알아보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다. 물론, 비수기일 경우 ACSI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인데 차차 다루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