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결혼 수업

심리 레시피③
심리학으로 보는 부부 싸움의 기술

싸울 때 싸우더라도, 현명한 방법으로 싸워라

by 유아이북스


오랜 세월을 함께 산 부부가, 신혼부부를 만나면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아직은 한창 좋을 때지."
"조금만 더 지나 봐."

이들은 대체 무엇을 이렇게 경고하는 걸까요?



cat-4052454_1920.jpg?type=w1200


그 답은 바로 부부 싸움입니다. 결혼 생활에 있어 부부 싸움은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과정입니다. 하다못해 대학 시절 기숙사 룸메이트와 싸우는 일도 일상다반사인데, 평생 부대껴야 하는 부부는 오죽할까요.

특히 가정 경제, 자녀 교육 등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의논해야 하는 만큼, 싸움의 빈도는 잦아지고 언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부부의 흔한 이혼 사유인 성격 차이는 바로 잦은 부부 싸움을 통해 나온 결론이지요.


A: 야, 인마! 뭐 그런 걸로 화를 내!

B: 귓구멍 막혔냐? 어쩌라고! 어차피 내 말 믿지도 않잖아!

C: 야, 꺼져. 웃기고 있네! 너한테는 요만큼도 기대 안 해.


어떤가요? 조금 격하기는 하지만 부부 싸움에서 등장할 법한 대사들입니다. 어쩌면 이보다 더 심한 말들도 오고갈 수 있지요. 이처럼 짜증과 분노에 치중한 말들이 오가면, 부부의 거리는 자연스레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부부 싸움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제일 좋지요. 하지만 어느 한쪽이 희생하거나, 포기해서 얻은 평화보다는 갈등이 낫습니다. 의지만 있다면 갈등은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혼 수업》에서는 갈등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부 싸움의 기술을 소개합니다.





현명한 부부 싸움의 기술

1차 감정 파악하기

1차 감정은 주로 서운함, 우울함, 두려움, 불안 등과 같은 깊고 연약한 정서를 의미한다. 이는 본래 자신이 상대에게 전달하고 싶은 진실한 감정이다. … 실제로 1차 감정을 나누며 소통한 후 가장 좋았던 점으로, 부부는 배우자가 자신을 존중해주는 느낌이 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느낌은 부부가 더 깊은 내면에 자리한 기억과 정서를 나누는 기반이 된다.


2차 감정 피하기

2차 감정은 주로 분노, 질투, 짜증과 같은 반응적인 감정으로, 1차 감정에 기반을 둔다. 하지만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갈등을 고조시키는 감정을 의미한다. … 서로의 1차 감정이 2차 감정으로 표현되는 순간, 부부는 부정적인 흐름을 타기 시작한다.


피할 수 없으면 언어화하기

만약 당신이 2차 감정의 기반이 되는 1차 감정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우선 2차 감정을 언어화(verbalization)시켜 표현해보자. 쉽게 말해서, 짜증을 내지 말고 짜증이 난다고 말해 보자. 이는 2차 감정을 1차 감정으로 표현하는 과정에 중간 단계를 추가하는 것이다. 화를 내지 않고 화가 난다고 말하는 것이 마치 변비 걸린 것처럼 답답하게 느껴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




위의 기술 중 '피할 수 없으면 언어화하기'를 이용해, 앞서 등장한 대화를 한번 바꿔 볼까요?


A: "당신이 사소한 일에도 짜증부터 내면 너무 화가 나."

B: "당신이 도무지 날 안 믿으니까, 할말도 없고 짜증만 나."

C: "당신한테 실망했던 기억이 나서 무슨 말을 해도 불쾌해."


말에서 나타나는 분위기가 어떤가요? 화가 나, 짜증만 나, 불쾌해처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니, 뾰족했던 말이 한결 누그러진 느낌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봐도, 무작정 감정을 쏟아내기보다 이렇게 말한다면 훨씬 덜 당황스럽겠지요.


만약 이 단계까지 왔다면, 2차 감정 대신 1차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겁니다.


A: "당신이 짜증부터 내면 또 우리가 싸울 것 같아서 불안해."

B: "잘못을 인정하고 여태껏 잘했는데도 날 믿지 않는 당신을 보면 속상해."

C: "당신이 날 속였던 기억이 떠오르면, 지금도 서운하고 우울해."


불안해, 속상해, 서운하고 우울해와 같이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 보세요. 공격적인 말투로 분노를 표출할 때보다, 배우자의 이해와 공감도 쉽게 얻을 수 있을 거예요.



table-tenis-3946115_1920.jpg?type=w1200


대화는 서로 공을 주고받는 탁구와 같습니다. 상대방이 전혀 받을 수 없도록 강서브만 넣는다면, 게임은 아마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겠지요. 정신과 전문의가 쓴 부부 심리학, 《결혼 수업》을 통해 배우자와의 대화를 현명하게 이끌어 보세요.



* 위 글은 《결혼 수업》 중 일부를 발췌하여 재구성하였습니다.






%EA%B2%B0%ED%98%BC_%EC%88%98%EC%97%85_%ED%91%9C%EC%A7%80%28%EC%9E%85%EC%B2%B4%29.jpg?type=w1200


저자: 송성환


저자는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국제정서중심부부치료센터(ICEEFT) 및 한국정서중심치료센터 정회원인 그는 재직 중인 울산 마더스병원에서 주로 부부 상담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임상 진료와 상담 경험을 기반으로 카카오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글을 연재 중인 저자는 경상일보 ‘부부 심리 클리닉’을 통해 칼럼니스트로도 활약 중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다양한 부부 갈등 사례를 심리학적 이론에 기반하여 쉽게 풀어 왔다는 평을 듣는다. 최근에는 더욱 생동감 넘치는 부부 관계를 위한 레시피를 정리하여《결혼 수업》을 출간하였다.




* 책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849186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심리 레시피② 이효리♥이상순처럼 될 순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