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두 가지를 명심해야 합니다. 첫째, 수업 내용을 반복하여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아이가 자신이 실수하거나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아이의 자연적인 상태에 대한 심리적인 관찰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 점을 설명할 수 있는 몇 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아이에게 빨간색과 파란색의 두 가지 색상을 가르치고자 합니다. 교사는 아이의 관심을 색깔 카드로 끌어오기 위해 “이것을 보세요”, “이것은 빨간색이에요”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목소리를 조금 높여 “이것은 빨간색이에요”라고 다시 말합니다. 그러고는 ‘빨간색’이라는 단어를 느리고 분명하게 발음합니다. 이제는 다른 색을 보여 주며, “이것은 파란색이에요”라고 말합니다. 아이가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이에게 “빨간색을 선생님한테 주세요”, “파란색을 주세요”라고 말합니다. 만약 아이가 마지막 단계에서 실수를 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교사는 아이에게 반복하지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웃으면서 아이를 쓰다듬고 색깔 카드를 치웁니다.
교사들은 이처럼 단순한 방식을 보고 상당히 놀랍니다. 단순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수업하는 법을 모두가 아는 것은 아니에요. 자신의 활동을 판단하면서 명확성, 간결성 그리고 객관성의 기준에 맞추는 것은 실제로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특히, 옛날 교육 방법에 익숙한 교사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교사들은 쓸모없고 때로는 거짓된 말들을 아이들에게 쏟아붓는 법을 배워 왔습니다. 아이들이 수업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에는 아이들이 교사의 설명을 따르게 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교사는 아마도 이런 식으로 수업을 시작했을 것입니다.
“여러분, 선생님의 손에 무엇이 있을까요?” 교사는 아이들이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거짓된 수단으로 아이들의 관심을 끕니다. “여러분, 하늘을 바라봅시다. 하늘을 바라본 적이 있었나요? 이제 선생님의 앞치마를 봐요. 무슨 색일까요? 하늘과 같은 색으로 보이지 않나요? 아주 좋아요. 그럼, 내 손에 있는 색깔을 봐요. 하늘색하고 앞치마 색과 같은 색이네요. 파란색이에요. 이제 주변을 살펴보고, 교실 안에 파란색인 물건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체리는 무슨 색이죠? 난로 안에 불타는 숯불은 무슨 색이죠?…”
지금 아이의 머릿속에는 하늘, 앞치마, 체리 등등 혼란스러운 생각들이 빙빙 돌고 있을 거예요. 무엇인가를 추측하기 위해 쓸모없는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는 파란색과 빨간색을 배우는 수업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이렇게 긴 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선택 작업을 할 수 없거든요.
마리아 몬테소리가 직접 쓴
몬테소리 교육의 '기본서'
1870년 이탈리아에서 출생했다. 로마대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하여 26세에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의사가 되었고, 소아 정신과에서 근무하며 아이들의 발달과 잠재력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07년, 몬테소리는 빈민가의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의 집Casa dei Bambini’을 열고 본격적인 교육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몬테소리는 아동 중심의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을 강조하였으며, 아이들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탐구하며 현재의 교육법을 정립하였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세 차례 노벨 평화상 후보로 오른 적 있다. 현재 몬테소리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는 전 세계 2만 2000여 곳에 이른다.
* 책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2542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