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가며 느끼는 것

by 우쥬

100세 시대에 이제 고작 중년으로 불릴 법한 나이가 된 사람이 나이 먹는 것에 대한 소회를 풀어낸다고 하면 누군가는 비웃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면, 나는 평생 이 이야기를 주제에 올리지 못할 것 같아 창피함을 무릅쓰고 글을 써본다.

나는 어릴 적부터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마 나는 학업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 같다. 졸업 후 정기적인 시험이 없다는 사실이 매우 홀가분했다. 또한 우리 집은 그다지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정기적인 수입이 생기고 돈을 쓰는 재미에 빠져버렸던 것도 어른이 된 좋은 점 중 하나였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나는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슬프지는 않다.

다만 이전과는 다르게 점점 주름과 기미가 늘어가고 조금씩 중년의 티가 나는 것이 다소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외적인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내면적인 부분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본래의 내 성향이 더 도드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래 모난 나의 성격을 노력에 의해, 그리고 사회생활을 위해 다듬고 둥글게 깎으려고 애써왔는데 나이가 먹어갈수록 모난 나를 다듬는 것이 점점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가끔씩 튀어나오는 본성에 의한 행동이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나는 극단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인데 이전에는 이를 숨기고 잦은 모임과 약속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를 꾸미며 사는 것도 귀찮아져서 웬만하면 약속은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또한 나는 가끔 나도 모르게 생각 없이 말을 내뱉을 때가 있는데 예전에는 그런 내가 너무 싫어서 어려운 자리에서는 아예 입을 열지 않았다. 혹시나 나도 모르게 실수할까 봐 두려워서. 하지만 지금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내뱉게 된다. 뭐, 내가 말실수를 하더라도 될 대로 되라지의 심정이랄까. 그래도 아직은 최소한의 노력은 하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더 나이를 먹으면 나도 꼬장꼬장한 노인이 되지 않을까 한다.

어린 시절에 고집이 센 어른들을 보면 왜 저렇게 나잇값을 하지 못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나 역시 평범하게 나이 들어가는 사람 중 하나였나 보다. 십 년 후 이 글을 보며 과거의 나를 풋내기라고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든 김에 못 말리는 고집불통 할머니가 되지는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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