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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ESTA Aug 08. 2021

당신이라는 안정제

생선작가

위안이 되었단 짧은 글이 떠올라 첫 장을 읽어 넘겼다. 그다지 위안이 되지는 않았다. 대신 아팠던 시간들이 마디마디 욱신 거리며 다시 아팠다. 아니, 지금도 사실 아프다. 나는 아프다. 인정해야 한다는데 인정하기 싫다. 내가 이겨야 한다는데 방법을 모른다. 자존심이 무척 상했고 싫었다. 내가 웃겼다. 주제에. 아무나 툭툭 하는 말들을 재료 삼아 더 큰 벽을 쌓았다. 그걸 아주 가볍게 비웃기라도 하듯 첫 장을 읽자마자 서점에 눈물이 투둑 떨어졌다. 무방비 상태에 잠깐 놀랐던 것 같다. 습자지로 된 옷을 입고 세차장을 지나온 양 초고속의 발가벗김. 아무도 모를 텐데 창피했다. 사실 안도감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나 조금은 이해 받을 수도 있는 거구나.




지난여름 나는 계속 아팠습니다 그 아픔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뼈가 부러지거나 살이 찢어 져 붉은 피가 보이는 상처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숫자와 그래프로 증명되는 것도 아닌 보이지 않는 고통이었습니다 호소할 수 없는 고통만큼 괴로운 것은 그것이 나를 고독하게 만든다는 사실이었습니 다 마치 내가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 김동영김병수의 당신이라는 안정제의 첫 장 중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위로라는 걸 받다니. 이사람,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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