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준택 Spirit Care Nov 15. 2020

직장인은 왜 자격증과 학위를 딸까?

[직업상담사 아빠의 직장생활 이야기]-시장신호이론

시장신호 이론 (Market signaling)


결론은 회사(또는 상사를 포함한 회사 사람들)에게 내가 뭔가를 해 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 자격증과 학위를 얻는다고 해서 회사의 수익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경험상, 대개 일은 잘하던 직원이 계속 잘한다. ('후광효과'를 찾아보세요) 일을 못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능력이 뛰어나게 되거나 평소 잘하던 직원이 어느 날부터 무능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만약 비슷한 능력과 태도, 평판을 가진 직원이 여럿 있을 때 어떤 한 직원이 자격증도 따고 대학원을 다니면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는다면 회사나 직장상사나 주변 동료들은 그 사람을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물론, 업무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다른 동료들에 비해서 크게 다르지 않게 해내고 있다는 전제이다. 뭐, 당연한 얘기지만 남들과 똑 같이 일을 하면서 별도로 자격증을 따고 학위를 받았다면 시간과 노력을 남들보다 더 투자했을 것이고 그에 대한 열정과 노력 그리고 능력을 주변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격증이나 학위를 받았다고 해서 이 직원이 회사에 기여하는 정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직원은 직장생활에서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성장할 기회를 더 많이 얻게 될 것이다. 


자격증이나 학위가 당장이나 혹은 미래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도 위에서 얘기한 이유만으로도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자신이 일하고 있는 분야의 자격증과 학위라면 그 가치가 더 할 것은 두 말할 필요 없다.  

근로자들은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보여주기 위해 교육에 투자한다.
<참고 - 시장신호 이론> : 직업상담사 시험 과목 중 노동시장론이 있다. 임금이론의 임금격차 부분을 공부하다가 "신호 가설"이라는 이론을 접했다. 이렇게 쓰여 있다. "근로자들은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보여주기 위해 교육에 투자한다."(권문찬, 『직업상담사 한 권으로 끝내기』, 아임에듀, 2017, 501쪽) 무슨 말인고 하니, 근로자가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생산성이나 회사 성과에 크게 기여하지는 않지만 교육(자격증, 학위 등 포함)을 통해 근로자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자신의 능력 곧 생산성의 상대 우위를 입증하는 '신호'를 고용주에 전달해야 채용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용주는 구직 당사자에 비해 구직자에 관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일자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자신의 능력 곧 생산성의 상대 우위를 입증하는 '신호'를 고용주에 전달해야 채용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테면, 직장에 다니는 고졸 학력자가 야간·방송통신·사이버 대학 과정에 다니는 까닭도 바로 이러한 학력의 신호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장신호이론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Q. 채용할 때 기업은 왜  후보자의 학력(학교)을 보려고 하는 걸까요? 

 =>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최소한 자기 통제, 집중력, 지능이 검증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최소한'이라고 쓴 것은 아닌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기업이 최적의 비용으로 후보자에 대해 검증할 수 있는 방법에서 학력(학교)은 매우 중요한 정보입니다.)


영어를 절대 쓸 일이 없는 기업에서 사람 뽑을 때 이왕이면 영어 잘하는 후보자를 뽑는 이유 중 하나는 위에서 설명한 대로 쉽게 말해서, 영어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것은 입사해서 일도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선발하기보다는 전반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을 선발하여 그 자격증을 취득하게 하거나 기존에 실무 경험이 있는 직원 중 단기간에 자격증을 취득할 만한 역량 있는 사람에게 자격증을 따게 하기도 합니다.


오해가 있을까 봐 사족을 달자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얼마든지 직장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소위 명문 대학을 나왔어도 직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직장 생활은 학력과 관련한 능력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대인관계나 인성, 성격 등이 중요하지만 기업에서는 입사할 때 어느 정도 검사를 통해서 걸러내기는 하지만 한 인간의 성격이나 인성을 검사로 모두 파악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Q. 자녀들이 가끔 공부해서 뭐하냐고 물어봅니다. 어디 써먹을 데도 없는데..

=>  그때 저는 위 1번에서 설명한 내용을 얘기해 줍니다. 그리고 하나 더, 업종이나 직종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회사에서 하는 일들을 잘 살펴보세요. 일을 잘한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예를 들어 기본 중에 기본, 업무 매뉴얼이 있다고 칩시다. 이 매뉴얼을 잘 읽고, 이해하고, 기억하고, 실무에 적용하고, 실 사례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하고 소통하고, 적용한 것을 정리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말과 글로 전달하고,  분석하고, 수치화하고, 보고하고... 등등.  학교 때 국어, 영어, 수학을 잘했던 학생과 잘 못했던 학생 중에서 당신이 월급 주는 사장이라면 누구를 뽑으시겠습니까? 채용을 할 때 어떻게 이걸 확인할 수 있을까요?


당신은 지금 직장에서 무슨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까? 끝.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들은 논리보다 호감 가는 사람의 말을 믿는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