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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택 Spirit Care Jan 30. 2022

불안이란?

걱정과 불안

불안의 정체는 무엇일까? 불안은 한 마디로 위험에 대한 경계경보라고 할 수 있다. 파란불에 길을 건너는데 저 멀리서 자동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다가오고 있는 걸 봤다고 하자. 우리는 긴장한다. 즉, 불안해한다. 그리고 조심한다. 이런 불안은 우리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건강한 불안이다. 이러한 불안은 인류의 조상이 사냥을 하다가 맹수를 만났을 때 긴장하고 경계하는 것과 같이 오랜 기간 축적되어온 인간의 본능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위험 경보에 대한 해석이다. 이 해석에 따라 불안에 대한 반응도 달라진다. 반응은 세 가지다. 도망치기, 싸우기 그리고 얼어붙기. 예의 호랑이를 만났을 때를 생각해보면 쉽다. 호랑이로부터 도망칠 것인가, 호랑이와 싸울 것인가, 아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을 것인가. 문제가 되는 병리적인 불안은 경계경보가 오작동함으로써 잘못된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역기능적이다. 


- 병리적인 불안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 역기능적, 오경보, 오해석, 오반응, 주관적 고통, 심리적 부적응, 지나친 걱정, 걱정 사고, 걱정 행동,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 부적 강화로 유지됨(회피 학습), 걱정에 대한 걱정


- 병리적 불안의 원인 : 성격구조 간 역동적 불균형, 불안-공포에 예민한 기질적 취약성(불안 감내력 장애) 인지적 취약성(인지 도식, 파국적 사고),  걱정이 유용하다는 믿음(걱정하는 동안은 덜 불안?)


- 불안치료 방법  : 체계적 둔감화, 수용전념 치료(not통제와 회피), 인지행동 치료, 도식 치료


- DSM-5 분류에 따른 불안장애의 종류 : 분리불안, 선택적 함구증, 특정공포증, 사회불안, 공황발작, 범불안


필자가 한참 걱정과 불안에 힘들어하던 2014년 어느 날, 우연히 한 라디오 방송에 들었던 걱정과 불안에 대한 이야기를 옮겨 본다. 출발 FM과 함께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나중에 따로 녹음을 해 놨을 정도로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였다. 지금도 가끔 걱정되는 상황이 되면 아래에서 소개된 러셀의 방법을 써먹어 보는데, 아주 유용하다. 집중적으로 걱정되는 일을 파고들다 보면 분명 해결책이 보이거나 대부분은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여기서 쓸데없다는 것은 '걱정'이라는 행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결될 문제라면 실천과 행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가 말했다. 사람을 상하게 하는 과로가 아니라 걱정이나 불안이다. 사람은 하루에 평균 4만에서 5만 가지 정도의 생각을 한다는 연구보고서가 있었는데요, 하루 24시간은 86,400초 여기에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면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초 단위로 생각하는 샘이 됩니다 정말 대단한 인간의 두뇌죠. 그 오만가지 생각에 90% 이상이 어제 했던 생각을 오늘 또 하는 것이고 어제도 하고 오늘도 또 하는 것이며 그 정체는 걱정이라고 하죠. 옛날 어른들이 눈만 뜨면 오만가지 생각에 오만 걱정 일어난다고 했는데 딱히 걱정에 대해 과학적인 연구를 했을 것 같지 않은 이 시대에 어떻게 이런 선견지명을 가질 수 있었는지 신기합니다 아무튼 눈만 뜨면 오만가지 걱정을 하면서 오만상을 쓰는 사람의 인생이 살맛 날래야 날 수가 없죠 즐거워할 일이지 지천에 널렸어도 눈에 들어올 리 없습니다 이처럼 걱정은 사람으로 하여금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없는 불감증 환자로 만들어 버리는데요 설상가상 걱정이 늘 손을 맞잡고 데려오는 친구가 있습니다. 불안입니다 그리고 불안은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의 영화 제목대로 영혼까지 잠식합니다 ‘사람을 상하게 하는 건 과로가 아니라 걱정이나 불안이다’라고 말한 사람은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이었습니다. 그는 걱정과 불안이 다른 어떤 것보다 행복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피로라고도 했는데요. 그러면서도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정면대응을 추천합니다. 오락이나 일 같은 대로 생각을 돌리지 말고 섬뜩한 마력이 힘을 잃을 때까지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그러나 매우 집중적으로 강도 높게 그 문제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두려움의 칼날은 무뎌지고 모든 문제가 따분한 것이 되고 두려움에서 벗어나 생각할 수 있게 된다고 했는데요. 우리가 작년에 했던 걱정을 올해 또 하고 어제 했던 걱정을 오늘 또 하는 이유는 러셀의 지적대로 두려움에 칼날이 무뎌질 때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아닐까요. 진절머리가 날 정도 걱정과 불안의 밑바닥까지 파헤치고 나면 그의 말대로 정말 따분해지면서 관심 밖으로 멀어질 수 있습니다. 걱정과 불안의 실체가 애당초 쓸데없거나 아무리 걱정해 봐야 소용없다는 결론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 이니까요.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중요한 것은 실천과 행동이며 걱정을 지우는 것도 꿈을 실현시키는 것도 결국은 그 두 가지겠지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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