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논나>
죽음학에서 '좋은 죽음'을 말할 때 키워드는 자기결정권과 인간의 존엄이다. 넷플릭스 영화 <논나>의 한 장면을 통해 존엄한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다. 죽어감(Dying)은 죽음(Death)과 구별되어야 한다. 죽음 자체는 피할 수 없는 것일지언정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삶을 마무리하는 과정에 있는 경우에도 죽음을 앞두었다는 이유로 방치되거나 인격적으로 무시당해서는 안된다. 죽어가는 사람도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느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오히려 죽음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세심한 돌봄과 존중이 필요하다.
<논나>는 뉴욕의 한 식당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주인공은 오랜 투병 끝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어머니가 다니셨던 미용실 원장이자 26년 지기 친구였던 지아라는 여성을 만나서 대화를 나눈다. 투병과정에서 지아가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가발을 만들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전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지아가 말한다.
"누구나 인간다움을 잃으면 안 되지 특히 말년에는 말이야"
(Yeah, well, we all deserve our dignity, especially at the end)
아마도 주인공의 어머니가 투병 중에 머리가 빠졌을 테고 단골 미용실 원장은 그런 어머니를 위해서 가발을 만들어 준 것이다. 죽어가는 환자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했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서 멋지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인간의 본성까지 사라진 건 아니다. 주인공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였을 테고 가발을 만들어준 미용실 원장의 행동은 죽음을 앞둔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이고 인간의 존엄과 인간다움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논나'는 이탈리아어로 할머니라는 뜻인데 동네 이탈리아 할머니들의 손맛을 구현해 내기 위해 주인공이 고군분투 식당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죽음학
좋은 죽음(Good Death)이란 단순히 고통 없이 죽는 것을 넘어 신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측면에서 조화를 이루며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죽음학자 Charles Corr
"좋은 죽음이란, 환자 스스로가 가능한 한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고, 불필요한 고통이 줄어들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고통 완화와 삶의 질 향상을 통해 환자와 가족이 죽음의 과정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은 죽음의 본질이다."
당신은 죽음을 앞둔 사람을 돌본 경험이 있는가? 없다면 어떻게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필자의 관련 글>
https://brunch.co.kr/@ujuboygpqn/19
https://brunch.co.kr/@ujuboygpqn/416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