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겁이 많아서 검사가 된 사람이야...

by 차준택 Spirit Care

영화 <부당거래>에서 검사인 주양(류승범)의 대사다. 무슨 뜻일까? 나름대로 해석해 본다.

부당거래.JPG

겁이 많다는 건 어떤 위협적인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공포감이나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겁이 많은 사람은 그 상황과 상대에게 맞서기보다는 피하거나 그냥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억울하고 부당한 상황이라더라도 말이다.

싸움의기술2.JPG 영화 <싸움의 기술>의 한 장면

하지만 겁이 많은 사람도 상대에게 맞서 싸우고 더 나아가 상대를 제압하고 굴복시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을 것이다. 이럴 때, 상대를 엄마한테 이르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내 손으로 직접 응징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검사가 되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상대를 직접 때리거나 할 수는 없지만(공식적으로는?) 검사는 합법적으로 상대의 신체를 구속하고 감빵으로 보내서 자유를 박탈하고 강제노역(징역)을 시킬 수 있다.


사실 겁이 많은 사람이 한 번 제대로 돌아버리면(?) 더 잔인해질 수 있다. 영화 DP에도 나오지만 선임들의 부당한 괴롬힘을 참아 왔던 겁 많은 김일병처럼, 모조리 다 죽여버리기도 한다.


DP2.JPG 영화 <DP 2>의 한 장명.

겁이 많으면 그 두려움은 안으로 억압되고 응축된다. 그리고 언젠가는 폭발할 수 있다. 그 폭발을 불법적이거나 폭력적인 방법이 아닌 합법적인 폭력(?)으로 승화(?)시켜 행사하는 방법이 있으니 그게 바로 검사가 되는 거라고 영화 속의 주양 검사는 말하고 있는 거다. 생각해 보면 누구를 깜빵에 보내는 일도 분명 폭력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검사가 죄 진 사람을 감빵에 보내는 건 죄가 아니다. 물론 간혹 죄 없는 사람을 보내기도 하지만...,


나도 겁이 많은편이다. 그리고 잠꼬대가 심한 편이다. 거의 매일 꿈을 꾸고 악몽도 자주 꾼다. 성격상 싫은 소리를 잘하지 못하는 편인데 간혹 잠꼬대로 심한 욕을 하기도 한다. 군에 있을 때의 일이다. 자대 배치받고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밤에 자다가 잠꼬대로 '... 이 oo xxx들, 모두 죽여 버려!!!!'라고 내무반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른 것이다. 잠꼬대였고 자대생활에 아무 문제 없었기에 해프닝으로 넘어갔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불침번 서던 보초들이 놀랐을 것은 물론이고 나중에 나의 잠꼬대 얘기를 전해 들은 고참들은 잠깐 동안이라도 나에 대해서 달리 생각했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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