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연예인들이 전통시장에서 음식이나 물건을 사면서 카드가 아닌 현금을 내미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그 금액은 적게는 몇 천 원에서 많아야 2~3만 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선거철에 정치인들이 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장면이 뉴스에 방송되곤 한다.
물론, 전통시장 상인들이 카드 결제를 거부한 게 아니라 물건이나 음식을 산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이 자발적으로 현금을 꺼내는 모양새다. 그리고 실제로 전통시장에 가 보면 카드 결제가 가능할 뿐 아니라 실제로도 카드결제를 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간혹 비공식적으로 현금결제를 하면 좀 더 싸게 해 주거나 붕어빵 파는 노점에 보면 결제할 입금계좌가 적혀 있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다시 TV예능 프로그램이나 뉴스로 돌아가 보자. 왜 연예인들이나 정치인들은 카드 결제를 하지 않고 현금으로 계산을 할까? 더구나 방송에서는 그런 모습이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처럼 연출될뿐더러 전통시장에서 현금 결제하는 것은 매우 정겹고 인간다운, 더 나가서 영세한 상인들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치곤 한다.(나만 그런 느낌을 갖는 건가?)
가끔 특혜나 부당행위를 고발하는 뉴스를 보면 당사자들은 그 행위가 관행적이었다는 해명을 하곤 한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공공연한 관행이었다 하더라도 언론이나 여론은 사정없이 당사자를 비난한다. 물론 잘 못된 행위니까 비난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하려는 얘기는 그 비난이 늘 자기 자신에게도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알자는 것이다.
오래전 일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언론사 기자들이 공항을 출입할 때 어떤 특혜를 받고 있다는 고발성 기사가 난 적이 있는데 기자단에서는 '관행'이라고 했다. 그 '관행'이 다른 사람들의 '관행'인 경우에는 사정없이 까지만(?), 그게 내 일일 때는 말 그대로 '관행'인 거다.
다시 전통시장 현금결제로 돌아가 보자. 그 누군가가 또는 어떤 기자가 그 예능 프로그램의 연예인이 전통시장에서 현금으로 결제하는(물론 현금 영수증은 받지 않는다) 장면을 두고 '왜 현금 영수증을 받지 않느냐?', '전통시장도 철저한 매출신고나 세금관리기 필요하다'는 식의 고발성 기사가 나간다면 어떨까?
'관행'이라는 이유로 넘어가야 할까? 아니면 현금 결제하는 행위를 비난해야 하는 것이 마땅할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