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준택 Spirit Care Nov 26. 2020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반대로 행동하기

[차 임상심리사의 "나를 돌아보는" 상담소] / 반동형성,감정 조절 기술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이 직장 동료, 상사, 부하일 수도 있고 학교 친구나 선생님 일수도 있고, 배우자나 자녀일 수도 시댁, 처가, 친척 중 누구 일수도 있고 재혼한 배우자의 자녀일 수도 있고, 정치인 또는 연예인일 수도 있다.

주로 주변 사람인 경우로 한정해 보자(떡을 직접 건네줄 수 있을 정도로),


그런데, 내가 그 사람을 싫어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또는 남들이 알게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그 사람을 미워하고 싫어하는 감정과 그로 인한 행동을 억압한다. 충동이 억압되는 거다.

 

그리고 나선, 오히려 그 억압된 충동과는 반대로 그 사람에게 잘해준다. 


이걸 "반동 형성"이라고 한다. 일종의 방어기제 중 하나이다. 방어기제는 말 그대로 무엇인가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발동되는 일종의 책략이다.

치료적 의미에서의 "반대로 행동하기"는 스스로의 감정을 인정하는 바탕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 심리치료에서 감정조절 기술로 쓰이기도 한다. 주로 변증법적 행동치료(DBT)나 게슈탈트 심리치료 기법에서 사용된다. 다만, 치료적 의미에서의 "반대로 행동하기"는 스스로의 감정을 인정하는 바탕에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두려움의 대상 있는 경우, 그 대상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가간다. 우울한 감정이 느껴지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지만 가만히 있기보다는 의도적으로 활동적인 일을 한다.  화가 나는 대상이나 상황이 있다면 공격하기보다는 유연하게 대처하고 상대를 비난하기보다는 동정심을 가진다. 마음속에 죄책감이나 수치심이 느껴지면, 그게 싫어 회피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껴본다. 짜증이 날 때면 살짝 미소를 지어본다.  증오하거나 경멸하는 사람을 떠 올리면서 의도적으로 미소를 지어본다. 


'반대로 행동하기'가 감정조절 효과를 가져오는 원리는 정서의 흐름에 변화가 생기면, 전체 정서반응 체계에도 변화가 오기 때문이다.

가끔은 반대로 행동해 보자.

가끔은 반대로 행동해 보자.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거다. 내키지 않지만 꾸준히 떡을 주었더니 상대가 변화하고 관계가 회복될 수도 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떡 받는 자체를 거부하거나, 오히려 떡을 계속 요구하고 안 주면 괴롭힌다거나... 등등 상대가 매우 비정상적인 경우...)


중요한 것은, 누구를 미워하게 되면 보통 내 마음도 불편하므로 그 미워하는 감정을 스스로 인정은 하되 불편한 내 감정의 해결 방안으로서 상대에게 잘해줘 보자는 것이다. 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