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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택 Spirit Care Dec 06. 2020

상사에게 항의하는 법

[직업상담사 아빠의 직장 생활 이야기]-항의는 이렇게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8명의 부대원이 라이언이라는 한 명의 군인을 구하기 위한 임무를 다루고 있다. 라이언의 세 형이 전사하면서 4명의 아들 중 세명의 전사 통보를 받게 되는 어머니의 소식을 접한 군 수뇌부가 막내 라이언을 구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왜 8명이 1명을 구하러 가야 하죠?

8명의 부대원을 이끌고 있는 밀러 대위(톰 행크스)에게 부하 중 한 명인 레이번이 질문한다.

"왜 8명이 1명을 구하러 가야 하죠?"

군인은 무조건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를 포함해서 이런저런 대화가 부대원들 사이에 오가는 중, 잭슨이라는 또 다른 부대원이 할 말이 있다며 이야기를 꺼낸다. 잭슨은 뛰어난 사격 실력으로 부대원들 중 저격수 역할을 맡고 있다.

"대위님, 이 임무는 귀중한 자원의 낭비예요. 신은 제게 전쟁에 적합한 재능을 주셨죠. 만약 저를 히틀러가 잘 보이는 곳으로 보내주면 한 방에 히틀러를 쏴 죽이고 짐 싸서 집으로 갈 텐데 말예요..."    

항의는 이렇게 하는 거야

밀러 대위는 말한다. "항의는 잭슨처럼 이렇게 하는 거야"


처음 질문을 했던 레이번이 다시 질문을 한다. "대위님은 이 임무에 불만 없으세요?"

밀러 대위가 대답한다. "짬밥이 있는데 너희에게는 못 하지. 항의에도 체계가 있는 거야. 너희는 나에게 하고 나는 상부에 하는 거지."

"그럼 대위님이 제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한 번 말해보세요"

밀러 대위가 말한다. "이건 정말 멋지고 가치 있는 일입니다. 최선을 다해 충실히 임하겠습니다. 게다가 라이언의 어머니에게 위로를 드릴 수 있으니 기꺼이 저와 동료의 목숙을 바치겠습니다."

물론, 대사에도 나오듯 명령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군대라는 곳에 이루어지는 상황이긴 하지만 직장에서도 종종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그럴 때 레이번이라는 병사처럼 '이런 거 왜 하는 거죠'라는 직접적인 항의보다는 저격수 잭슨처럼 지시에는 따르겠다는 뉘앙스로 상사를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능력까지도 홍보하는 항의를 할 수도 있다.


- "김대리, 이번 행사에 간식을 잘 준비해봐", "간식이요? 프로그램이 중요하지 간식이 중요한가요?"

- "이대리, 이번 행사에 간식을 잘 준비해봐", "간식이요? 간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는 우리 팀의 실적을 PPT로 만들어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해서 자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행사가 끝나고 참석했던 사람들이 말하기를..."뭐 프로그램은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거 같은데, 그래도 준비한 간식에 정성이 담겨 있는 걸 보니 전체적으로 행사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  


여담이지만, 라이언을 구하는 과정에서 밀러 대위를 포함한 모든 부대원은 전사하고 처음 질문을 했던 레이번과 통역병만 살아남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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