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Luna> 모자를 쓰는 방식

2025. 01. 02

by UJUU


라 루나 (2011)

감독: 엔리코 카사로사

상영 시간: 7분


새해 첫 영화는 왠지 모르게 고민이 된다. 사실 같은 하루임에는 달라지는 것이 없지만 왠지 한 해를 좌우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렇다. 첫 책도, 첫 노래도 마찬가지다.

올해의 첫 영화로 사실 작년에 점찍어 둔 게 있었는데, 처음 본 것이 작년이라 아직 기억이 많이 흐려지지 않아서 더 잊을 미래의 나를 위해 미뤄 두고 올해는 극장에 가기 전에 집에서 짧은 단편영화를 열어보았다.






1. 달은 별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은 아무래도 눈에 닿는 것으로부터 상상을 이어나가기 때문에 해보다는 눈에 담기 좋은 달을 떠올리며 상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이 영화도 달에 대한 이야기다. 제목부터도 그저 <달>이다.

이 영화에서의 달은 이렇다. 사다리를 타고 닻을 내려 닿을 수 있고, 달은 여기저기서 날아온 별의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달에 발을 디디면 위아래는 바뀐다. 방금 전까지 올려다보던 세상을 내려다 볼 수 있다.



2. 아버지와 아들이자 아버지와 아들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3명이 등장한다. 이때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손자(아들)에게 일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내내 충돌한다. 아이에게 선물로 준 모자를 내려서 쓸지, 올려서 쓸지부터 별을 쓸어낼 때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조차도 다르다.



3. 모방과 성장


아이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란다. 사소한 행동을 따라하고, 서로 갈리는 의견 사이에서 자신의 길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좋은 점들을 찾아서 배우고, 그 사이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발견한다. 어른들이 끙끙대던 문제를 해결하고, 발걸음을 옮기기 전에 앞을 더 잘 볼 수 있게 모자를 뒤로 쓰며 나아간다. 그 장면이 가장 좋았다.



0. 상상


단편영화의 장점은 내용이 많지 않기 때문에 놓치는 내용 없이 하나하나의 내용을 꼭꼭 씹어 상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만큼 강력하게 남아서 앞으로 달이 줄어드는 날을 인식하는 날이면 별을 쓸어담는 소년의 모습이 생각날 것 같다.

올해는 순간에 집중하고, 더 많은 멋진 것을 보고 더 많은 좋은 새로운 것들을 상상하는 한 해가 되려고 노력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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