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2025. 09

by UJUU
SF 작가들의 유사과학 앤솔러지


강릉의 한 독립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던 중 친구가 표지와 제목을 보더니 나와 잘 어울린다며 추천해 준 책이었다. 당장 구매할까 많이 고민했지만 여행 중 짐이 너무 무거워서 마음에 안고 돌아왔다.

도서관에서 읽어 보고 구매할지 말지 결정하려고 했는데 다 읽은 후 감상은, 다음에 읽을 땐 구매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주제가 유사과학인 만큼 아주 무거운 글은 잘 없고, 오히려 대체로 가볍게 잘 읽혀진다고 느껴졌다. 신기하게도 성경이나 기독교적 메타포를 많이 알수록 재미있게 느껴질 것 같은 글이 많았다. 유사과학을 길게 늘이면 결국 종교에 닿게 되는 건가?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정보라 외, 안온북스(2023)





개벽 정보라


시작 문장은 이렇다.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다."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지요? 그리고 주제와 맞게 너무나 냉소적인 문체도 마음에 들었다.



소같이 풀을 먹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이산화


개벽도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읽으면서 깔깔 즐거웠던 것은 이것을 꼽겠어요. 진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지? 뭔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쓸 수 있는 그런 이야기였다. 물론 더 잘 아는 사람이 보면 화날 수도 있지만 난 딱 이런 걸 즐길 수 있을 정도로만 알아서 너무 재미있었다. 어디까지 써야 신성모독이 되지 않을까 모르겠으니 일단 여기까지!



유사 기를 불어넣어드립니다 최의택


외계인의 이야기는 따뜻한 편이 좋다. 슬픈 부분도 있었지만 읽는 내내 따뜻한 시골 분위기와 왠지 모를 친근감이 느껴져서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다.



정기유의 화양연화 문이소


나는 대표적으로 오하아사, 하루하루의 운세를 정해 주는 것이 싫어서 자주 피한다. 운수가 좋으면 좋은 대로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빈정이 상하고 운수가 나쁘다고 하면 그것 때문에 하루가 나빠지는 기분이다. 이것도 무언가를 내려놓은 주인공의 왠지 희망찬 앞날을 그려줘서 좋은 이야기였다.



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 탈회의 변 홍지운


이런 앤솔로지의 끝을 내기에 좋은 이야기였다. 실제와 연관지어서 상상하기 가장 좋은 이야기는 이런 것이다.

keyword
팔로워 5
작가의 이전글<어쩔 수가 없다>, 베어진 것은 잘게 분해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