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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garden Dec 05. 2021

연극

극장 복도에서 친한 선배들 두 명과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한 선배가 ‘2관에선 벌써 연극이 끝났대.’라고 말했다. 다른 선배가 ‘아니야, 아직 안 끝난 걸로 아는데?!’ 하더니 나더러 가보라고 했다. 나는 별생각 없이 그러나 선배 요청이니 빠른 속도로 복도를 가로질러 달려가 2관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리고 나는 잠에서 깼다. 2관의 연극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었던 거다. 


이것이 연극이 끝나길 간절히 바라는 나의 심리가 반영된 것인지, 얼마 전 벗과 나눴던 장주지몽 관련 대화 때문인지, 언젠가 읽은 한 달라이 라마 관련 글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분은 어린 시절 죽은 아이들이 사람들에게 '인생의 덧없음'을 알려주는 스승으로 온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인생이라는 연극, 복도에 서서 대화를 나누던 내가 나인지 지금 이곳에 있는 내가 나인지 모를 이 연극은 언제 끝나는 걸까? 난 비록 아이는 아니지만 이만하면 인생의 덧없음을 충분히 알만도 한데...


소중한 이들에게서 내 꿈을 꿨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럴 땐 생각한다. 잠을 자면서 벗들의 꿈속으로 찾아가나 보다. 직접 갈 수 없어서 안타까운 내가 부지런히 도 찾아다니나 보다... 하고. 평소 긴 시간을 잠들어있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땐 마음이 방긋 웃는다. 오늘도 한 벗이 꿈속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꿈속에서 내가 건강하고 잘 지내는 걸로 보여 기분이 좋았다고. 그렇게라도 우리 만날 수 있었기에 감사한 날. 늘 생각해주고, 기도해주고, 응원해주는 소중한 인연들에게 내 마음이 가 닿길 바라면서 영혼과 손가락이 힘을 내어 글을 쓰는 새벽이다.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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