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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s Jung Aug 18. 2024

교사 과정 - 전문 연구와 포트폴리오

동료와 함께 성장하기


전문 연구 (Professional Studies)


앞서 언급했듯이 SCITT 교사 과정은 세 가지 주요 활동으로 구성된다. 먼저 실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며 현장 경험을 쌓는 '실습'과 대학과 연계하여 교육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과제를 제출해서 'PGCE'를 수여받는 것과 마지막으로 SCITT이 베이스를 둔 학교에서 교사로서 갖춰야 할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전문 연구 (professional studies)'가 있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실습 학교에서 보내지만 나는 이렇게 가끔 만나서 교육 이론과 실제적인 교수법에 대한 이해를 얻는 professional studies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단순한 이론을 배우는 시간을 넘어, 같은 꿈을 가진 동료들과 성장하고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2-3번씩 만나다가 점차 횟수가 줄어들어 아쉬웠지만, 덕분에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우리끼리 왓츠앱 채팅 그룹을 만들어 서로 힘든 일이 있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문자도 하고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야기도 해서 지금도 가끔 연락을 하는 친구들도 있다. 보통 대학에서 하는 교사 과정을 하는 경우에는 인원수가 많아서 끈끈한 관계를 만들기 어려운 것 같은데 내가 한 SCITT은 소규모여서 서로 더 의지하며 관계가 돈독해졌던 것 같다.



교사 과정 중의 오아시스


Professional Studies 시간은 정말 알찼다. 하루 종일 한 가지 주제로 깊이 있게 파고들거나, 아침과 오후에 다른 주제를 다루기도 했다. 이론 수업과 함께 실제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직접 해보면서 교수법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배우려니 때로는 버겁기도 했지만, 동료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즐겁게 학습했던 기억이 많다. 특히, 실습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을 서로 공유하고 위로하며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마지막 학기에는 만남의 횟수가 확 줄어들어 아쉬웠지만, SCITT 운영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공유하며 서로를 지지하기도 했다.  


PE 수업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해보기), 한 주제를 가지고 그룹별 스터디 후 발표하기


Geography 현장 학습 가보기, 음악 우쿨렐레 배우기

현장 경험과 이론의 만남


수업은 대부분 현장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선생님들이 와서 인도했는데 이론적인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실제 교실에서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와 노하우를 생생하게 들려줘서 늘 경청하게 됐다. 특히, 실제 수업 시연을 보며 교수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례로 음악 수업 시간에 우쿨렐레를 활용하여 박자 감각을 키우는 활동을 직접 해보면서 음악 교육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었다. 우쿨렐레 연주를 처음 접하는 우리가 학생이 되어 악보를 보고, 연주하고, 나아가 함께 합주를 해보는 경험은 정말 즐겁고 유익했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음악에 대한 흥미를 되찾은 기분이어서 수업 후에 우쿨렐레를 사서 혼자 배우기도 했다.


QTS 과정, 쉼 없이 달린 기록


QTS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매주 실습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Abyasa 플랫폼에 주간 학습 반성, 멘토와의 상담 기록, 수업 참관 기록 등을 꾸준히 제출해야 했다. 특히, 매 학기마다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야 했는데, 이는 단순히 제출 자료를 모으는 것을 넘어, 한 학기 동안 성장한 모습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과제였다. 포트폴리오에는 주간 학습 기록 외에도 실습 학교에서 참여했던 다양한 활동, 수업 계획안, 그리고 로햄튼 대학교 과제까지 포함해야 했다. 매주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만, 의미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매주 꾸준히 노력했던 것 같다.  


교사 과정 기간 동안 수업 준비, 수업 진행, 학교 행사 참여, 행정 업무 처리 등으로 하루하루가 바쁘게 지나갔다. 특히, 매주 Abyasa 플랫폼에 학습 일지 작성하고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공부를 한다는 생각에 즐겁게 임했다. 하지만 같은 과정을 밟던 레이첼처럼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 생각된다. 내 딸은 4학년이어서 내 손이 별로 필요치 않았지만 레이첼은 갓 태어난 막내 아이를 돌보면서 틈틈이 유축하고,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쏟아야 했다. 레이첼의 고생에 비하면 내가 겪은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 과정은 시간적으로 매우 빡빡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고 나니 믿기지 않아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과정이 다 끝난 후 7월 중순에 수료식이 있었는데 이때 Sutton SCITT에서 수료증을 줬다. 나중에 교육부에서 별도의 서류가 나오기 때문에 이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다.


실용적인  Professional Studies


어떤 식으로 professional studies가 진행됐는지 설명하기 위해 우리가 했던 수업 중 하나인 Art 수업을 간단히 나눠보겠다.


오전:

미술 커리큘럼 검토: 미술 담당 선생님이 와서 함께 미술 커리큘럼을 살펴보았고, 수채화 기법에 대해 배웠다. 각자 테이블에 앉아 수채화 브러시 스트로크를 배우고 직접 시도해 보았다.


오후:  

수업 준비: 3-4명으로 조를 짜서 수업 내용을 레슨 플랜으로 계획했다. 수채화 외에도 자신들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할 수 있었고 (랜턴 만들기, 팝아트 등 조별로 여러 가지가 나왔다), 각 조별로 선택한 주제를 가지고 맡은 반으로 가서 수업을 한 시간 반 동안 진행했다. 내가 속한 조는 5학년 한 반으로 갔다.

수업 진행 및 피드백: 수업이 끝난 후, 다시 모여서 수업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나누었다.


내가 속한 조는 총 4명으로, 어떤 내용을 가르칠지 고민하다가 오전에 배운 수채화 테크닉을 다루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고, 각자가 한 단계씩 맡아 가르치기로 했다.

수업의 구성은 아래와 같았다:

첫 번째 단계: Joe가 기본적인 수채화 기법을 아이들에게 설명했다.

두 번째 단계: 내가 수채화 브러시 스트로크를 가르치고 아이들에게 종이에 직접 해 보도록 했다.

세 번째 단계: Charlie가 배운 기법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 보도록 지도했다.

마지막 단계: Poovi가 수업을 정리하고 마무리했다.


내가 가르친 브러시 스트로크 - 아이들이 한 브러시 스트로크들 -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


팀티칭은 처음이었고 아침에 배운 내용을 다시 가르치는 거여서 기분이 이상하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며 미술 수업을 했고 아이들의 결과물도 무척 좋았다. 이 전까지는 미술, 체육, 음악 등 실기 수업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지만 실제로 수업을 진행해 보니 내가 수업 계획만 제대로 짠다면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처럼 Professional Studies는 무척 실용적이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하지만 하루 안에 다뤄야 하는 양이 많아서 시간이 늘 부족했다. 수업 전에 읽어야 하는 자료들을 다 읽지 못해 이론이나 수업 흐름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던 점은 지금 돌아봐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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