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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학교에서 도입하고 있는 트라우마 기반 접근법

by Ms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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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모두에게 같은 의미일까요? 학교는 지식을 배우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성장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에게 학교가 '안전한 공간'은 아닙니다. 어떤 아이들에게는 예측할 수 없고 불안한 곳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트라우마(trauma, 심리적 상처) 때문입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Sutton의 한 학교를 비롯해 영국에서는 많은 학교가 이러한 아이들을 이해하고 돕기 위해 최근 트라우마 기반 접근법(Trauma-Informed Approach)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교사 훈련을 통해 핵심 내용을 배우고,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도와야 하는지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받고 있죠. 영국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께도 도움이 될까 싶어 간략히 설명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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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가 아니라 “무슨 일이 있었니?”


트라우마 기반 접근법은 아이에게 "왜 그렇게 했니? (What's wrong with you?)"라고 비난하는 대신, "무슨 일이 있었니? (What has happened to you?)"라고 묻는 데서 시작합니다. 문제 행동 그 자체보다, 그 행동을 만들어 낸 경험과 감정을 먼저 헤아리려는 시도입니다.

이 접근은 상담실에만 머무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담임교사부터 행정 직원까지, 나아가 학교 운영 전반이 아이들의 정서적 안전과 회복을 우선에 두도록 바꾸어 가는 교육 철학입니다.



핵심 원칙은 다섯 가지입니다.

안전(Safety): 교실이 정서적·신체적으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합니다.

신뢰(Trustworthiness): 교사와의 약속과 규칙이 일관적일 때 신뢰가 생기고, 이는 안전한 관계의 토대가 됩니다.

선택권(Choice): 작은 결정이라도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주어,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야 합니다.

협력(Collaboration): 교사·가정·지역 사회가 함께 아이를 지지하며 회복의 길을 함께 걸어야 합니다.

역량 강화(Empowerment): 아이가 "나는 할 수 있어"라는 힘을 느끼도록 도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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