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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초등학교의 파닉스 교육

by Ms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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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닉스(Phonics) 교육의 배경과 현황

영국 초등학교 교실에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수업 중 하나는 파닉스(Phonics)이다. 파닉스는 알파벳 글자가 내는 소리를 배우고, 이 소리들을 합쳐 단어를 읽고 쓰는 법을 익히는 체계적인 교수법으로, 아이들의 영어 읽기·쓰기 능력의 기초를 다지는 핵심 과정이다 (영국식 발음은 포닉스이지만 많이들 파닉스로 쓰기에 이 글에서는 파닉스로 표기하겠다).




영국의 문맹률과 파닉스 교육

영국은 파닉스 교육을 통해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2013년 OECD가 발표한 '국제 성인 역량 평가(PIAAC)'에 따르면, 영국(잉글랜드)의 16~24세 청년층은 읽기와 쓰기 능력에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2000년대 후반부터 국가 차원에서 파닉스 교육을 의무화하면서 아동의 문해력(literacy)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영국 정부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파닉스 스크리닝 체크(Phonics Screening Check)'를 통해 전국적인 읽기 수준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이처럼 조기 파닉스 교육에 대한 투자와 평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은 영국의 문맹률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파닉스 교육만으로 모든 읽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경제적, 사회적 배경에 따라 문해력 격차가 존재하며, 파닉스 규칙을 익히는 것을 넘어 비판적 사고와 깊이 있는 이해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닉스 교육은 영국의 문맹률을 낮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변화해 온 영국 파닉스 교육의 흐름

영국의 파닉스 교육은 최근 수십 년간 국가 차원의 교육 실험과 정책 변화를 거쳐왔다. 이는 단순히 교수법의 유행이 아닌, ‘국민 읽기 능력’이라는 국가적 문제 해결 과정이었다.


머프티 데이란 영국 학교에서 학생들이 교복 대신 사복을 입고 등교하는 날입…-7.png


1990년대:
Jolly Phonics — 노래와 율동을 곁들인 다감각적 교수법이 등장. 현재도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여전히 인기.


2007년:
영국 교육부(DfE)는 Letters and Sounds라는 지침서를 배포. 하지만 구체적인 교재와 교수 전략이 없어 현장 교사의 역량 차에 따른 편차가 컸다.


2021년 이후:
체계적 합성 파닉스(SSP: Systematic Synthetic Phonics) 프로그램에 대해 국가 인증제도 도입. 학교들이 국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인증 SSP만 사용 가능. 그 결과 약 45개의 프로그램만 인증을 받게 되었다.
대표 인증 프로그램:

Read Write Inc. (Ruth Miskin 개발)

Little Wandle Letters and Sounds Revised




영국 파닉스 교육을 이끈 Ruth Miskin의 역할

Ruth Miskin은 영국 교육계에서 파닉스 교육의 대가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그녀는 1997년 영국 정부의 교육 기준 감시기관인 Ofsted의 자문을 맡으면서 파닉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Miskin은 아이들이 읽기를 배우는 과정에 대한 과학적 연구에 기반하여 ‘Read Write Inc.(RWI)’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소리와 글자의 관계를 명확하게 배우는 체계적인 접근법을 제시하며, 교사들이 일관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상세한 스크립트와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RWI'는 영국 초등학교에서 가장 널리 채택되는 파닉스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녀의 노력은 영국 정부가 체계적 합성 파닉스(SSP) 교육을 국가 정책으로 채택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영국 아동의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의 핵심 기여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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