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주기에 따른 여드름 트러블 피부 관리 원칙
생리전 심해지는 여드름 괴로워
생리가 다가오면 여자의 몸과 마음은 편하지 않습니다. 월경전증후군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는 여러 신체적, 정신적 쓰나미를 매달 겪어내야 하는 것이 여자라서 겪어야 하는 숙명인걸까요?
월경전증후군 중 제가 진료 현장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피부 고민을 조금 풀어내볼까 합니다.
" 저는 생리전에 꼭 턱여드름이 올라와요"
" 생리가 다가오면 화장도 안먹고 피부가 푸석거러요"
" 저는 평소에 좁쌀여드름인데, 생리전에만 꼭 붉은여드름으로 바뀌어요"
피부에 맞지 않은 화장품과 스트레스, 음주, 불면, 피로, 좋지 않은 식습관 등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러나 단연코 여성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여드름 악화요인은 바로 생리가 아닐까요?
여성들 대상의 몇개의 설문연구에서 75~80% 정도가 생리주기에 따라 여드름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즉. 많은 여성들이 생리 주기에 따라 여드름이 심해졌다 호전되었다하는 패턴을 겪고 있다는 것은 확실한 것이지요.

여성호르몬, 피부에 미치는 영향
월경은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기 위해 필요한 성호르몬의 주기적인 분비에 의해 만들어지는 인체 반응입니다. 여성호르몬은 대표적으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으로 구분되는데, 에스트로겐은 여성을 여성답게 만드는 예뻐지는 호르몬이며 프로게스테론은 두툼해진 자궁벽을 유지해 임신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호르몬으로, 엄마 호르몬이라고 말하면 될 거 같아요.
두 호르몬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은 마찬가지로 매우 상반됩니다. 에스트로겐 호르몬은 여성의 피하지방을 축적하고 피부를 부드럽고 매끈하게 하는 작용을 하고, 프로게스테론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합니다. 에스트로겐은 안드로겐 생성을 억제하며, 피지선 활성을 억제하며, 항염증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프로게스테론은 피지량이 늘어나도록 하며, 표피에서 각질이 쌓이도록 하며, 상처회복 속도를 느리게 만들고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리기간 중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는 배란기 이후 생리때까지 피지량이 증가되며, 화농화로 진행되는 속도도 빨라지는 등 여드름 피부는 이러한 호르몬적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몇개의 외국 논문에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안드로겐 호르몬 작용을 발췌해 아래의 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생리 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 그리고 피부 변화
여성의 생리주기는 건강한 여성의 경우 28일로, 배란일 전에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주로 분비되고, 배란일 후에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주로 분비되는데, 배란기 이후 분비되기 시작하는 프로게스테론이 피지선 자극으로 피지분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함으로써 유전적으로 여드름 인자가 있는 여성들에게는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현상이 생깁니다.
호르몬 변화에 따라 피부 변화주기는 위와 같은 표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프로게스테론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배란일 직후부터 생리가 시작되기 전까지 2주간 피부는 불안정해지고 염증이 심해지고, 에스트로겐 영향권에 들어가는 생리 직전기부터 피부황금기에는 피부가 매우 안정되는 패턴으로 나눠집니다.
생리기(회복기)
피부가 가장 안 좋아진 상태였던 생리직전기에서 벗어나 생리가 시작된 후 점점 호전되기 시작하는 시기지만 생리직전기의 피부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칙칙하고 그늘진 안색에 눈 밑 다크서클이 보이고 피부가 건조하며 각질이 많이 발생합니다. 아직은 자극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 발생하기 쉬운 시기이므로 피부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피부 황금기(생리 끝난 직후부터 6일 정도)
피부 상태가 가장 좋은 시기로 모든 면에서 피부 밸런스가 최적기인 시기네요. 신진대사도 원활하고 전체적인 안색도 밝아지고 몸 컨디션도 회복됩니다. 호르몬 주기가 가장 피부가 안정적인 시기라 황금기라고 표현합니다.
중간기(배란 시작 시점부터)
피부 상태가 점점 나빠지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피지 분비가 발달하기 시작하고 유분과 각질이 증가하지요. 피부 상재균 증가해서 염증에 취약해지기 시작합니다. 머릿결이 부스스해지고 피부가 푸석하고 각질이 많이 일어난다고 느끼지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생리 직전기(침체기)
생리 날짜가 가까워 올수록 피부가 나빠져 생리 바로 직전에 가장 나빠지는 시기입니다. 여드름 발생이 시작되고 접촉성 피부염 발생 빈도도 늘어납니다. 피부 장벽 기능 저하로 자외선에 취약해지고 대사가 나빠져 얼굴 붓기가 심해지는 시기입니다.
호르몬 주기에 따른 여드름 피부관리 원칙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스트레스, 화장품, 음식 등은 인위적으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생리주기는 불가항력인 악화요인이지요. 그래서 가장 최선의 방법은 예방차원의 관리입니다.
생리주기에 따라 나타나는 피부 변화와 그에 맞게 필요한 관리법을 정리해봤는데요. 매달 겪는 호르몬 변화에 맞게 피부 관리에 신경을 써준다면 그저 어쩔 수 없는 일로 치부되어 왔는 생리전 여드름이 불안해지는 현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실 수 있을겁니다.
호르몬 주기에 따라 여드름 피부를 관리할 때 주의할 포인트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생리 주기에 따라 피지량 컨트롤하기
평균적으로 생리예정일 7~10일 전 여드름이 악화되는데, 이 시기에는 말씀드렸듯이 프로게스테론 영향으로 피지 분비량이 증가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생리주기에 따라 여드름이 악화되는 사람은 이 시기 밀착관리로 피지량을 줄여 주고 염증이 악화되지 않게 관리해줘야 합니다.
변화를 주고 싶다면 피부황금기에
변화나 자극에 가장 안정적인 피부 주기는 피부황금기입니다. 강한 자극이 될수 있는 자국이나 흉터치료는 이시기에 가장 반응이 좋습니다. 또한 화장품에 과민도가 높은 피부인데 평소 쓰고 싶은 화장품이 있다면, 피부황금기에 화장품을 바꿔보시기를 시도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물론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제품을 변경하시거나 피부 타입에 맞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시는 건 주의하셔야 하세요.
생리직전기에는 컨디션 관리하기
피로도도 올라가고 붓기도 심해지는 생리직전기에는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피부 관리가 쉬워진답니다. 스트레스나 과로가 될만한 상황을 줄이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과음하는 것도 주의하도록 해요. 여성분들이면 공감하시겠지만, 생리 직전에 폭풍 식욕이 찾아와서 과자나 초콜릿같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고, 기름진 음식도 많이 먹게 됩니다. 생리전에 여드름이 심해진다면 기본적인 식습관도 점검해보세요. 피지량을 늘리는건 성호르몬만이 아니거든요. 스트레스로 늘어날 부신피질호르몬, 글루코코르티코이드나 당부하수치를 올려 IGF-1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단음식은 피지량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답니다.
월경전 증후군이 심하다면 치료가 필요
배란통, 생리불순, 생리통 그리고 심한 월경전증후군 등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기저 증상이 동반된다면 기본적인 생활관리로 여드름이 안정되기 힘들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몸이 편해야 피부도 편해질 수 있거든요.
참고문헌/
1. Megha Kataria Arora외, Role of hormones in acne vulgaris, Lady Hardinge Medical College (2011.6)
2. Elaine Emmersobn 외, The role of estrogen deficiency in skin aging and wound healing.Biogerontology( 2011)
3. M.J.Thornton. The biological actions of estrogens on skin.Expermental Dermatology(2002)
4. 이형기 외. 여드름 관련 인자에 대한 임상적 고찰. 한방안이비인후과피부과학회지 (20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