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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민 Jun 02. 2018

나쁜 자세가 안면비대칭을 만든다

턱관절 치료, 안면비대칭 교정을 위한 바른 자세 이야기

안면비대칭, 단순한 얼굴문제가 아니다
 

 안면비대칭은 단순히 얼굴의 틀어짐으로 인한 미용적인 문제를 만들어내는데 그치지 않고, 여러가지 전신 질환으로 인한 건강 이상의 신호이기도 합니다. 안면비대칭과 관련이 있는 질환은 굉장히 많습니다. 치아 손실이나 부정교합과 같은 치과 질환이나 턱관절 장애 등과 같은 구강 주변 구조의 문제와 일자목, 척추측만증과 디스크와 같은 각종 척추 질환과 뇌신경계 질환 그리고 각종 안이비인후과 질환도 안면비대칭과 동반되어 발생합니다. 안면비대칭을 유발하는 요인은 성장과정 동안 유지되어온 호흡 습관과 영양상태도 중요한 원인이 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전후좌우 인체의 근육을 불균형하게 쓰는 자세 습관입니다.


 

척추 틀어짐, 얼굴 틀어짐

 

 인체는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곳이 틀어지면 다른 부위에도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성인 머리의 무게는 약 4.5에서 6kg정도로 볼링공 무게와 비슷합니다. 척추는 26개의 뼈가 블럭처럼 머리를 떠받치면서 차곡차곡 쌓여 있지요. 머리를 최전선에서 받치고 있는 경추는 모두 7개의 뼈로 되어 있는데 특히 경추 1번경추 2번아래턱이 움직일 때 운동의 중심축이 됩니다. 또한 목운동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어 척추 전체 구조중 경추 1번과 경추 2번이 가장 중요합니다.

 머리 바로 밑에 있는 제 1경추는 돌아가는 척추뼈라는 뜻을 가진 환추라고 불리고 영어로는 Atals라고 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천계를 어지럽힌 죄로 제우스로부터 평생 지구를 어깨에 짊어지는 형벌을 받았던 거인신 이름에서 유래되었는데요. 환추에는 두개골을 안정적으로 받칠 수 있도록 2개의 관절와가 있어서 평생 무거운 머리를 떠받치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제 2 경추턱관절의 움직임과 목운동의 축이 된다고 해 축추라고 불리우는데요. 영어로는 Axis입니다. 환추와 축추 사이에는 연골 원판인 디스크가 없고 축추의 치돌기는 환추의 치돌기와 호크 단추처럼 끼워져 있어서 외견상 1개의 목뼈처럼 움직입니다. 이 치돌기(dens)목운동의 회전축일뿐 아니라 턱관절 운동의 중심축 역할을 하므로 턱관절 위치가 변하게 되면 환추와 축추의 위치도 바뀌게 되고 반대로 환추와 축추의 위치가 변하면 턱관절의 위치도 어긋나게 되는 것이지요.  


 

 뇌와 척수는 뇌척수막이라고 하는 경막, 지주막, 연막 3중의 막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가장 바깥쪽에 있는 경막(dura mater)은 매우 두껍고 질기고 탄력성이 없는 막으로 뇌를 두개골 내에 붙어있도록 하며 뇌와 뇌척수액을 감싸고 있으며 제1 경추부터 천골까지 부착되어 척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환추가 틀어지면 경추부터 척추가 서서히 틀어져(rotation)되어 골반의 변위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오래된 자세습관이나 외상이나 교합의 문제로 인해 턱관절이 한쪽으로 틀어져서 아래턱의 위치가 틀어지게 되면 경추 1번과 2번의 위치도 서서히 틀어지게 됩니다. 게다가 아래턱의 위치가 바뀌면 머리의 무게 중심축도 바뀌기 때문에 척추 전체가 도미노처럼 차례로 틀어지는 결과를 만들게 되는 것이지요. 안면비대칭경추 1번, 2번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며 보다 더 중요한 원인은 턱관절입니다.



턱관절 문제가 비대칭을 만드는 과정


 턱관절 장애나 안면비대칭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자세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상하악 치아의 교합면이 이루는 가상평면을 교합평면이라고 하는데 전후 좌우 치아가 같은 평면상에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교합 평면이 틀어지는 병적 상황이 여러가지 질환을 만들어 내는데요. 교합 평면의 이동 방향은 두가지로 나눠서 설명해볼 수 있겠습니다.

보상부전으로 인한 자세의 불균형


 우선 수평이 무너지면서 좌우로 틀어지면 위의 사진처럼 턱관절이 한쪽으로 틀어지게 되고 아래턱의 무게가 턱관절이 틀어진 쪽으로 쏠리면 두개골의 무게도 중심을 따라 이동합니다. 머리의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머리를 받치고 있던 경추가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머리의 반대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어깨와 수직을 이루고 있는 목때문에 경추가 기울어지게 되면 반대쪽 어깨가 올라가게 되지요. 경추의 틀어짐은 도미노처럼 흉추에서 요추까지 틀어지게 해서 결국 골반까지도 틀어지게 되고 골반이 틀어지면 한쪽 도 외회전되고 양쪽 다리의 길이가 달라지게 됩니다.

 

 교합평면과 함께 고려해야 될 부분이 상악과 하악의 전후 중심이 틀어져 있는 경우 즉 주걱턱을 만드는 하악전돌 무턱을 만드는 하악후퇴 현상도 턱관절 이상과 안면구조의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이런 현상을 부정교합(Maloocclusion)이라고 하는데요. 부정교합은 하악골의 이상이나 치아의 발육 이상으로 위아래 치아가 맞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부정교합이 있으면 음식을 씹을 때마다 치아가 부딧쳐 턱관절에 충격을 주고 장기간 반복되면 턱관절의 손상이 생기고 구조가 변형될 수 있습니다.

정상교합 ( class 1 ) 과개교합 (class 2) vs 엣지투엣지, 오픈바이트( class 3 )

 정상 교합은 이를 다물었을 때 위쪽 앞니가 아래쪽 앞니를 2~3mm 정도 덮고 위 앞니의 설측면이 1-2mm정도 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정상교합을 Class 1이라고 하고 무턱을 만드는 하악이 뒤로 밀리는 과개교합은 Class 2이며 하악이 앞으로 밀리는 주걱턱과 윗니와 아랫니가 서로 닿지 않고 열려있는 개구교합을 유발하기 쉬운 부정교합을 Class 3 이렇게 3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하악의 전후 이동으로 인한 교합의 변화는 치아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얼굴 모양의 변형을 만들어내고 자세의 변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아래 그림처럼 class 3의 교합은 머리의 중심이 뒤로 밀리고 class 2 교합은 머리의 중심의 앞으로 밀려 목을 쭉 빼는 자세를 보상적으로 취하게 됩니다.

 자세와 치아의 교합, 두개골의 변화의 관련성은 원시인류에서 현생인류의 체형과 안모의 변화 과정을 보면 상당 부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구부정한 척추 자세로 라운드숄더, 엉덩이 후만을 갖고 있으며 얼굴이 중심선의 앞에 위치해 있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하악이 길고 돌출되는 모양을 갖고 있고, 현생인류와 비슷한 자세를 가진 크로마뇽인은 하악이 짧아졌으며 치아도 후방으로 이동한 얼굴형을 갖고 있습니다.

인류의 체형과 안모의 변화 과정


바른 자세, 바른 얼굴


 두개골의 중심에 있는 측두하악관절은 하악에 대해 무게중심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관절입니다. 바른 자세를 잡은 기준귀바퀴(이주)에서 견봉의 중심을 지나 발의 제 5중족골의 경상돌기까지가 일직선으로 놓이게 자세를 말합니다.  정상적인 바른 자세는 측면에서 봤을 때 아래와 같은 자세를 보이게 됩니다.

바른 자세의 기준점

정면에서 보았을 때는 교합평면과 안와평면, 어깨선 평면, 골반선 평면이 지평선과 평행을 이루고 머리의 중심과 양발의 중심을 지나는 정중선 상에 척추의 중심이 위치하면 됩니다. 아래 사진을 참고해 보시면 되겠습니다.


측면 바른 자세와 정면 바른 자세 평면



 대칭이 맞는 바른 얼굴은 우선 정상교합인 class 1에 가까워야 하며, 앞니와 어금니의 가상 평면인 교합평면의 전후좌우가 모두 평형을 이루고 안와평면과 교합평면이 평행을 이루어야 하며 얼굴의 정중앙선과는 수직을 이루어야 정상입니다.

완벽한 좌우 대칭 얼굴의 김연아 선수(갈라쇼 캡쳐화면 좌우 오버랩한 사진)



교정, 양악수술만이 답일까?



 안면비대칭은 보통 뼈를 깍는 안면윤곽이나 양악수술과 같은 수술적 요법과 치아 교정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양악수술이 필요하거나 기능적 목적의 치아교정을 해야되는 골격형 안면비대칭은 전체의 10~15%정도 밖에 안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케이스는 반드시 교정과 양악수술을 하셔야 만족스러울만큼 치료가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잘못된 습관이나 외부 충격과 같은 후천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관절형 안면비대칭까지 굳이 이런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구조에 깊게 관심을 가지기 전에는 매선과 침을 이용해 근육의 위치만을 교정해서 안면비대칭 치료를 많이 진행했었습니다. 경험을 좀 말씀드리면 얼굴의 근육을 풀어주고 연부조직을 개선시켜주는 치료가 어느 정도 유의미한 효과를 낼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빠르면 1달, 길게는 6개월 사이에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버립니다. 그래서 다시 사진 촬영을 한 뒤 좌절했던 경험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얼굴비대칭의 근본 원인인 턱관절의 틀어진 편차를 바로잡고 경추의 균형을 바로 돌려주는 치료도 없었고 비대칭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은 그대로 둔채 단기간에 겉만 교정해준다고 안면비대칭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지요.


 또한 치아교정과 양악수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얼핏클리닉을 찾으시는 분들 중에는 양악수술 후에 얼굴이 틀어진다고 호소했던 분들도 있으셨구요. 치아 교정후 얼굴이 틀어지거나 기타 다른 증상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분들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저는 이 치료가 잘못되었다고 말하고자함이 아니라 인체는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기에 단순히 얼굴과 치아만 보고 치료를 임하는 것은 치료 결과가 미진하거나 반쪽 짜리 치료에 머무를 수도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구조 변화나 자세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 척추의 변이와 두개안면골 motion의 변화를 찾아내 치료하고, 구조의 변이를 만드는 잘못된 자세나 생활습관을 교정해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에 환자에게 작든 크든 인생의 변화가 일어나도록 이끄는 것이 치료에서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참고문헌/

1. Michel Clauzade 외 1인. 교합과 자세. 도서출판 정다와 (2016)

2. 이영준. 악관절을 이용한 전신치료의학. 고려의학 (2007)



신정민 / 전직 약사 & 현직 한의사

강남 참진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진료현장의 경험을 담아 얼굴 건강과 관련된 지식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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