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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민 Jun 24. 2018

안면비대칭, 수술안해도 되나요?

한의사가 알려주는 수술없는 안면비대칭 교정 원리

" 안면비대칭은 뼈를 깍는 수술을 하거나 치아교정을 해야만 되는 것 아닌가요?"


 제가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을 꼽으라면 바로 위 질문이 아닐까 합니다.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자니 무섭고 부작용도 걱정되고, 치아 교정을 시작하자니 오래 걸릴거 같아 포기하고 있었는데, 본인의 상태는 수술이나 치아교정을 하지 않고 비대칭이 교정될 수 있다고 말씀드리면 놀라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굳이 적응증도 아닌데 수술이나 치아교정과 같은 비가역적인 요법을 생각하기 전에 최대한 보존적인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틀어진 턱관절 위치를 바로잡고 근육의 불균형을 바로 잡는 치료로 대부분의 안면비대칭은 개선이 가능하거든요. 또한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자세습관을 교정해서 지속적으로 교정된 효과를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스스로의 삶의 패턴을 바뀌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닐가 싶어요. 왜냐하면 안면비대칭은 단순히 얼굴의 뼈를 깍고 틀어진 치아를 가지런하게 하는 것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전신적인 건강과 관련된 문제이며, 지금 이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는 현재진행형인 문제입니다.


자 그럼 한의학에서는 어떤 보존적인 방법으로 안면비대칭 치료를 하고 있는지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 거 같아요. 오늘은 그 치료 원리를 자세하게 이야기해 드릴려고 합니다.



톱니처럼 맞물린 두개골


 두개골은  15종의 뼈로 이뤄져 있습니다.  뇌를 감싸고 있는 뇌두개골은 전두골(Frontal), 두정골(Parietal ), 측두골(Temporal), 후두골(Occipital), 접형골(Sphenoid)로 구성되어 있고 두개골 중 안면의 기초를 이루는 뼈를 안면두개골이라고 하는데  비골, 누골, 서골, 하비갑개,  관골( Zygomatic ), 상악골( Maxilla), 구개골, 협골, 하악골(Mandible), 설골의 10종으로 구성됩니다.

15종의 두개골은 톱니바퀴처럼 아주 촘촘히 맞물려 이어져 있습니다. 하악을 제외한 다른 두개골은 봉합(suture)로 맞물려 있습니다. 톱니바퀴 나사처럼 견고한 구조가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나머지 뼈도 동시에 영향을 받아 얼굴뼈 전체가 비틀어집니다. 그 시작은 보통 턱관절이지요.  하악골, 측두골, 접형골, 후두골로 연쇄적으로 맞물린 톱니바퀴가 어그러지게 되고, 전체적인 얼굴이 한쪽으로 틀어진 구조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두개골은 두가지 방식으로 운동을 합니다. 근육에 의해서가 아니라 호흡에 의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motility와 근육과의 유기적인 역학관계로 움직임이 발생하는 mobility이지요.mobility의 방식을 쓰는 대표적인 부위는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열고 닫히고 측방운동을 하는 턱관절입니다. 우리 몸의 운동은 mobility가 우세한데요. 심지어 두개골의 motility조차 근육을 쓰는 호흡작용과 침삼키는 동작에서 시작되니깐요. 그래서 우선 주변 근육의 움직임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며 그 힘의 역학 관계로 인해 동시에 근육의 변이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턱관절이 틀어지는 과정에도  턱관절 즉 하악골의 변이가 일어나기 전에 측두하악관절 주변의 근육의 불균형이 선행됩니다. 또한 얼굴의 뼈와 근육의 미세한 편차에 따라 그 위의 근막의 움직임 또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피부 조직도 재배열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안면비대칭  3가지 유형

 

 먼저 말씀드릴 부분은 제가 치료하는 안면비대칭은 선천적으로 턱뼈 크기가 다르거나 성장 과정에 좌우 골격이 다르게 자라 그 차이가 너무 큰 경우나 심한 부정교합으로 하악의 위치 변이가 너무 큰 비대칭이 아니라 근육의 불균형으로 인해 안면골의 미세한 이동이 일어나 얼굴이 틀어진 후천적인 얼굴비대칭입니다.


 안면골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정상 위치에서 벗어나는 패턴에 따라 안면비대칭은 3가지 유형으로 나눠지게 됩니다. 첫번째 유형은 턱관절 좌우 편차로 인해 하악골만 한쪽으로 틀어지는 유형으로 아래 치아의 중심선만 한쪽으로 이동해 있는 형태로 상대적으로 비대칭의 변이가 경미하고 치료도 비교적 쉽습니다.

두번째 안면비대칭 유형은 틀어진 하악골에 의해 장기간 발생하는 자극에 의해 흡기시 발생하는 측두골의 외회전(lateral rotation) 양상이 고착화되면서 발생합니다. 이 유형의 안면비대칭은 상악골과 하악골이 같은 방향으로 이동한 경우입니다. 세번째 유형은 상악과 하악이 다른 방향으로 변위가 일어난 경우입니다. 3번째 유형은 2번째 유형이 진행되어 접형골의 측방 굴곡 (side bending)까지 더해지면서 비대칭이 더욱 심화된 유형입니다. 즉 하악의 틀어짐에서 시작된 비대칭이 측두골의 외회전이 더해져 안면골의 움직임이 발생하고, 이것이 접형골의 변위까지 이어지면서 안면비대칭의  증상이 심화된다고 이해를 하시면 됩니다. 얼핏클리닉에서는 진행 과정에 따라 안면비대칭을 1형, 2형, 3형으로 분류해서 진단하고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면비대칭 교정 방법 뽀개보기


안면비대칭 교정의 첫단추 / 1. 턱관절 교정


 측두하악관절이라고 불리우는 턱관절은 하악골의 과상돌기와 측두골 관절와에 위치한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턱이 벌어질 때 과상돌기는 전방으로 하악골지는 후방으로 디스크는 전방으로 움직이는 것이 정상적인 움직임인데요.

 잘못된 습관이나 부정교합으로 턱관절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하악과두가 중심위에서 벗어나 하악과두와 관절와의 공간이 한쪽으로 좁아지고 턱관절과 그 주변 안면근육을 포함한 구조물에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좌우 턱관절의 편차를 찾아 상하 치아의 중심선을 인체 중앙으로 바로 잡아주기 위해서 개개인의 구강구조에 맞는 구강장치(oral appliance)를 착용하게 됩니다.


턱관절 변위로 인한 얼굴 변화

1. 좌우 근육의 볼륨이 달라집니다.

얼굴 근육에서 비대칭적으로 발생한 단축과 이완으로 양쪽 근육 사이즈가 달라집니다. 이와 동시에 목근육도 비대칭하게 발달하면서 양쪽 어깨 높이가 달라지고 이로 인해 체형의 불균형도 동시에 발생합니다.

2. 턱관절 기능 장애가 발생합니다.

한쪽으로 턱관절이 편위되는 현상은 턱관절 기능에 장애를 유발합니다.

개구장애. 턱관절소리. 통증, 저작장애 뿐 아니라 두통, 안면통증, 이명, 어지러움과 같은 안이비인후과 증상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치아의 부정교합이 발생합니다.

편측으로 진행되는 턱관절의 변위는 치아교합까지 어그러지게 합니다. 어그러진 교합은 치아가 기준이 아니라 신경학적으로 균형이 틀어진 교합을 의미합니다.


안면비대칭 교정 / 2. 안면골 교정
측두골의 외회전으로 인한 두개골의 움직임


 턱관절의 변위로 안면비대칭이 시작되지만 턱관절 치료만으로 안면비대칭이 교정되지는 않습니다. 턱관절의 변위에 따라 이동된 안면두개골의 틀어짐을 바로 잡아줘야 합니다. 턱관절 변위로 주변 근육의 움직임이 불균형해지면서 발생한 하악골의 틀어짐이 연쇄적으로 측두골의 외회전 그리고 접형골의 측방굴곡 현상으로 순차적으로 이어지게 되면서 안면비대칭이 진행됩니다.


 하악과두가 후상방으로 이동할 때 측두골이 외회전하고 광대뼈가 후하방으로 편위가 진행되지요. 측두골의 외회전으로 주변 두개골이 받는 힘의  방향은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즉, 하악과두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측두골과 인접한 관골(광대뼈)과 접형골 위치까지 이동하게 되어 한쪽 눈이 더 낮거나 짝광대가 발생하고 눈썹 위치가 달라지거나 이마모양이 변하는 현상도 동시에 발생하게 되는 것이 보통의 안면비대칭의 진행 패턴입니다. 그래서 턱관절의 좌우 편위를 돌려 하악과두가 중심위와 가깝게 이동하도록 교정해주면서 외회전된 측두골을 내회전시키고 주변 안면뼈들의 움직임도 균형잡힌 위치로 돌려주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정골수기 요법 중 하나인 두개천골요법(cranosacral therapy)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면비대칭 교정 / 3. 경추 교정


  턱관절의 변이는 척추, 특히 상부경추 1번, 2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한쪽 턱관절에 발생하는 부정적 신호가 척추의 중심축인 축추(axis)인 C2를 먼저 틀어지게 하고 이로 인해 연쇄적으로 척추와 두개골 그리고 골반까지 영향을 주지요. 그래서 좌우 턱관절의 편차를 바로잡으면서 경추 1번, 2번이 정상 위치로 돌아가도록 경추를 교정해주는 것도 턱관절 교정과 병행되어야 할 중요한 치료법입니다.  

 축추가 틀어지는 것은 신경학적으로 전신의 심각한 문제를 발생할 수 있는데요. 바로 뇌신경과 혈관을 지지하고 보호하는 경막의 통로인 경정맥공이 막히면서 뇌척수액(CSF) 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여러 개의 뇌신경이 눌리면서 중추신경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이유로 안면비대칭을 치료하는 것은 단순히 미용적으로 이뻐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신 건강까지 찾을 수 있는 아주 의미있는 치료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안면비대칭 교정 / 4. 근육 교정


 안면비대칭 교정을 위해 근육의 변위를 해결하는 것은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따로 글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먼저 읽어보시면 좋을거 같네요.


 https://brunch.co.kr/@ulfit/13



 안면비대칭과 관련된 근육은 측두하악관절의 움직임에 관여하는 측두근, 교근, 외익상근, 내익상근, 이복근입니다. 하악골의 움직임에 따라 각 근육의 역할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답니다.

입을 닫는 동작 : 측두근, 교근, 내익상근, 외익상근 상부섬유
입을 벌리는 동작: 외익상근의 하부섬유, 이복근의 전부섬유
외측 편위 동작 : 동측의 측두근, 교근, 반대측의 외익상근, 내익상근
턱을 앞으로 내미는 동작: 외익상근, 내익상근
턱을 뒤로 당기는 동작: 교근의 심부 섬유, 측두근의 후부섬유

위의 근육들은 하악골의 운동뿐 아니라 주변의 두개골의 운동에도 관여합니다. 특히 측두골을 외회전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안면근육은 바로 측두근교근입니다. 측두근과 교근이 과긴장되어 단축되면 측두근의 외회전이 일어나 하악과두는 후방으로 밀리고 유양돌기도 후내측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또한 접형골의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근육은 접형골에서 기시해 하악골에서 끝나는 근육인 내익상근외익상근입니다.  

또한 안면 근육은 목과 어깨의 근육과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근육 교정을 위해 안면골과 연관되어 있는 경항부의 근육도 함께 치료해줘야 합니다. 특히 후두골과 측두골의 유양돌기에 접해있는 두판상근흉쇄유돌근의 경우는 측두골을 내회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외회전된 측두골을 교정하려면 이 두 근육의 기능을 강화해야 합니다.

 


안면비대칭 교정 / 5. 체형자세 교정


 안면비대칭 치료를 위해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의 전신 사진을 찍어보면 얼굴도 좌우 불균형하게 틀어진 양상에 따라 한쪽 어깨가 들려 있고,  한쪽 골반이 뒤로 밀려 있고 한쪽 다리가 짧은 증상을 동반하고 있는 대부분입니다. 안면비대칭은 전신적인 문제로 이러한 부분을 함께 치료해 뒤틀린 체형을 바로 잡아주고 평소의 자세습관을 교정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https://brunch.co.kr/@ulfit/43


 바른 자세에 대해서는 일전에 글을 통해 말씀드렸던 적이 있는데요. 이상적인 바른 자세는 외이도에서 수직으로 내려온 선이 상완골의 중심과 대전자, 슬관절의 중심을 통과하고 족외과의 앞쪽까지 통과하는 자세입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러한 자세를 잡으려고 노력하더라도 이미 구조적으로 단축된 근육과 굳은 인대로 인해 고착화된 자세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세를 잡으려고 하면 심각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치료가 필요한 것이지요. 앞에서 말씀드렸던 여러 치료를 통해 근육이 이완되고, 좌우 편차로 축이 무너진 턱관절을 바로잡고 틀어져서 밀려있는 경추가 제자리를 찾게 되면 어렵지 않게 바른 자세를 취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바른 척추 자세는 쉽게 무너지기가 쉬우므로 일상 생활에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머리의 위치를 체간의 약간 뒤쪽에 놓는 기분으로 위치하도록 하고 요추를 약간 신전하는 느낌으로 골반위에서도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이때 복근은 살짝 긴장감이 들지요.



안면비대칭 교정/ 6. 연부조직 교정

 마지막으로 안면비대칭 치료의 화룡점정,  연부조직 교정인데요. 연부조직이란 근육 위에 근막을 매개로 얹어져 있는 피부와 지방조직을 말합니다. 근육의 불균형이 오랜 세월 고착된 얼굴의 경우 지방패드의 두께나 진피층의 콜라겐 밀집도에서도 편차가 발생하는데요. 그래서 얼굴 비대칭을 가진 분들은 좌우 처진 정도가 차이가 나거나 얼굴의 한쪽에만 주름이 있고 한쪽 볼이나 턱에 살이 더 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연부 조직의 좌우 불균형 현상은 근육과 안면골 교정만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경우 속교정을 한 뒤 연부 조직을 교정해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얼핏클리닉에서는 매선침윤곽약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1. Visible Body Atlas 2018

2.최수용. 한의사를 위한 통증치료 매뉴얼. 신흥메드싸이언스 (2013)

3. 최호영. 그림으로 풀어 쓴 임상근육학. 대성의학사 (1999)



신정민 / 전직 약사 & 현직 한의사

강남 참진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진료현장의 경험을 담아 얼굴 건강과 관련된 지식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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