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해보는 얼굴비대칭 자가진단법
좋은 인상을 주는 얼굴의 중요 요건
이탈리아의 화가 모딜리아니의 여인들의 음침하고 괴기스러운 모습들이라 보고 있노라면 불편한 느낌을 누구나 갖게 됩니다. 대칭이 맞는 얼굴은 편안하고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데 반해 비대칭이 심한 얼굴은 무섭고 험악한 인상을 줄 수가 있습니다. 전형적인 미인의 이목구비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좌우 대칭이 맞는 얼굴이 타인에게 편안함을 주고 좋은 인상을 남길 수가 있는 얼굴입니다. 저는 안면비대칭 치료가 갖는 가치가 이런 부분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답니다.
자신이 안면비대칭인지는 심하게 틀어져서 누구나 알아보는 정도가 아니라면 일상생활에서는 인지를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이 정도의 안면비대칭의 경우 양악수술이나 안면윤곽술과 같은 수술적 요법이 필요한 골격형 비대칭인 경우가 많습니다. 안면비대칭 치료를 위해 내원하시는 분들을 만나보면 사진을 찍으면 실물보다 얼굴이 어그러져 보인다던가 표정이 부자연스러보인다는 이유로 사진 찍는 걸 기피하는 패턴으로 본인의 비대칭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거나, 웃을 때 입꼬리가 올라가서 비웃는 모습이라 마음 편하게 웃지 못하는 남모를 고충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이런 컴플렉스를 갖고 있으신 분이라면 그 이유가 비대칭때문이 아닌지 오늘 글을 읽으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세요. 안면비대칭인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볼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알려드릴려고 해요.
안면비대칭 자가진단법
자, 이제 집에서 편안하게 스마트폰을 이용해 본인이 안면비대칭인지 판단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법으로 알아보도록 할까요?
거울을 보고 동적인 상태로 진단하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자세로 사진 촬영을 한 뒤 사진으로 진단해보는 것이 변위를 파악하는데 용이합니다. 우선 정면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습니다. 써클렌즈 착용 중이라면 빼시고 반드시 아이,립 메이크업과 음영보정 메이크업은 지우고 사진촬영을 하셔야 합니다. 총 3개의 컷이 필요한데요. 이때 사진찍는 사람이 자세를 잡아주는 외부적인 개입이 없이 스스로 대칭이라고 생각하는 자세를 잡고 정면을 바라보고 서서 자연스럽게 촬영을 하면 됩니다.
정면 사진을 찍어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보지 말고 가능하면 컴퓨터 모니터에 사진을 띄워주세요. 그래야 정확하게 좌우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편집 도구를 활용해 양쪽 눈썹 즉 미간의 중앙, 턱의 중앙, 쇄골의 중앙을 그어봤을 때 일직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얼굴 비대칭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양쪽 눈동자의 중앙을 잇는 선과 양쪽 입꼬리의 끝점을 잇는 선도 필요합니다. 눈동자를 중심으로 하는 이유는 눈썹이나 눈꼬리는 성형수술이나 반영구 화장술에 의해 변화가 일어나기 쉬운 부위라서 중심선으로 삼기에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아래 박스 항목을 체크해봤을 때 본인에게 해당 항목이 더해진다면 안면비대칭이 있다고 확신해도 무방합니다.
1. 양쪽 눈썹 높이가 다르다 / 좌우 눈의 크기가 다르다
2. 코가 휘어 있다 / 콧구멍이 한쪽만 크다
3. 정면에서 봤을 때 양쪽 귀 높이가 다르다
4. 양쪽 광대뼈 중심 위치가 다르다 / 광대뼈 크기가 다르다
5. 한쪽 턱이 더 크다 / 양쪽 턱라인 모양이 다르다
6. 웃을 때 입꼬리가 한쪽만 올라가 있다
7. 좌우 주름의 깊이와 모양이 다르다.
두 번째는 ‘아’ 하고 입을 최대한 벌리고 찍은 사진을 보면 아래턱의 움직이는 방향이 정중앙이 아니라 한쪽으로 틀어져 있다거나 입을 벌린 상태에서 좌우 광대의 크기나 주름의 길이와 깊이에서 편차가 보인다면 안면비대칭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의 환자 분의 경우 입을 벌렸을 때 광대의 크기가 두드러지게 차이가 나고 입모양이 찌그러져 있지요. 위 케이스는 턱관절 장애를 동반한 안면비대칭 환자로 개구장애가 있어 최대한 입을 벌렸을 때 위아래 입술의 거리가 2.8cm이며, 턱을 열었다 닫았다하는 움직임을 유도했을 때 턱이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상태였습니다. 또한 말을 많이 하거나 음식을 씹고 나면 한쪽 턱이 아프고 만성적인 어깨통증과 피로감에 시달리셨던 전형적인 턱관절장애 징후를 갖고 있으셨지요.
턱관절 장애를 진단하는 기준은 예전에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다시 한번 정리해볼게요.
턱관절 장애 자가 진단법
1. 본인의 검지, 중지, 약지를 나란히 붙인 다음 입에 벌리고 넣었을 때 자유자재로 들락날락하지 않는다.
2. 입을 벌릴 때 남자의 경우 5cm이상, 여자의 경우 4.5cm 이상 벌어지지 않는다.
3. 양쪽 새끼 손가락을 귀속에 넣고 입을 크게 벌리고 다물 때 손가락 끝이 조이거나 탁 치는 느낌이 든다.
4.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턱을 지그재그로 움직인다.
세 번째 사진은 ‘이’하고 이빨이 보이도록 찍습니다. 병원에서 촬영할 때는 개구기를 끼고 이빨이 더 드러나도록 한 다음 사진촬영을 하는데, 위아래 앞니와 송곳니가 드러날 정도로 이를 벌리면 된답니다. 이때 아래 위 치아의 중심선이 어긋나 있다면 안면비대칭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치아 중심선이 틀어졌나의 여부는 안면비대칭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되지 못합니다. 치아의 배열이 고르지 못한 부정교합의 경우 치아 대문니가 중심선이 아닌 경우도 있어 치료시 대문니를 중심으로 놓고 치료에 임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치아 교정을 해서 위아래 대문니 중심선은 정확하게 맞는데 얼굴이 심하게 틀어져 있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경우 치아 교정전에는 없었던 이상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도 간혹 계십니다. 그래서 치아 중심선만을 맞추는 것이 안면비대칭 치료의 목표가 되어서는 큰 줄기를 잃어버리고 지엽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는 일임을 알아야 합니다.
네 번째는 전신 자세 촬영 사진을 통한 자가진단법입니다. 안면비대칭을 진단하기 위해 단지 얼굴의 비대칭만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경추 커브부터 하부 척추에서 골반 그리고 발까지 이어지는 전신의 균형을 살펴야 합니다. 안면비대칭을 갖고 있는 분들의 대부분 정상적인 척추 커브에서 벗어나 있거나 골반의 위치가 좌우 틀어져 있고 한쪽만 단족상태입니다.
정면을 바라본 전신 자세에서 판단해야할 부분도 많이 있는데요. 우선 바른 자세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인 측면 사진을 기준으로 설명을 드려볼게요. 귀에서 견봉, 골반에서 발의 중족골 앞쪽까지 이어지는 선이 일직선이 아닌 경우 바른 자세에서 벗어났다고 봐야 합니다. 안면비대칭 교정을 위해 자세 교정을 빼고 진행하는 것은 일시적인 치료로 끝날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예전에 썼던 글을 함께 읽어보시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실 거 같아요.
https://brunch.co.kr/@ulfit/43
지금까지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에서 간단하게 안면비대칭을 진단해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렸는데요. 여러분들의 얼굴 건강을 챙기는 일에 오늘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글을 마치며
스마트폰이 우리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킨 일을 혁명이라고 해야될지 재앙이라고 해야 될지 선뜻 대답하기가 곤란한 부분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한순간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겨서 바로 공유하고, 셀카사진을 SNS로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이 보편적인 일상이 되면서 안면비대칭을 치료해야 되는 질병으로 인식하기 쉬운 환경에 우리는 놓여 있습니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폰이 안면비대칭의 주범이기도 한 현실 속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아래글을 같이 읽어보시면 되겠네요.
https://brunch.co.kr/@ulfit/44
신정민 / 전직 약사 & 현직 한의사
강남 참진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얼핏클리닉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진료현장의 경험을 담아 얼굴 건강과 관련된 지식을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구요. 제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