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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민 Apr 09. 2019

당신의 혀(tongue)는 어디에 있나요?

얼굴 변형의 원인, 혀에 관한 이야기


 안면비대칭은 입체적으로 안면골의 위치가 틀어지면서 얼굴 구조물의 크기나 위치의 좌우 편차가 생기는 현상이며 아데노이드 얼굴은 구강 호흡 패턴을 보이면서 상악의 발달이 일어나지 않고 턱의 성장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저는 수술하지 않는 보존적이며 안전한 얼굴 교정 방법을 연구해오면서 해부학적 구조물, 행동학적인 패턴, 사회환경적인 통념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한 사람의 얼굴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단지 치료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고 예방적인 면에서 얼굴 변형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의 위험성을 알리고 실제 인식에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고 있답니다.

 

 호흡 패턴과 자세 패턴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얼굴의 병적 패턴을 지칭하는 긴얼굴 증후군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아데노이드 얼굴안면비대칭, 턱관절 장애 등등 얼굴 변형과 이에 관련된 여러 질병군의 발병과 악화에 공통적으로 안면두개골과 구강 내 구조물인 치아와 혀, 연구개, 경구개 등 다양한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물들이 관여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히 여러 해부학적인 구조물 중 가장 중요하지만, 그 역할이 과소평가되고 있는 혀(Tongue)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혀의 기능을 이해하기 위한 해부학


 먼저 구강 구조를 살펴 보면 입술 뒤쪽에 치아가 위치해 있으며 구강 내부 구조는 위쪽은 상악(maxilla), 구개뼈(palatine)와 아래쪽은 하악(mandible)에 의해 골격이 형성되며 상악은 경구개(hard palate)와 연구개(soft palate)가 하악쪽에는 혀바닥 근육이 있으며 그 위에 혀가 위치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정적인 상태에 있는 다른 구강적인 구조물에 다양한 형태의 근육 운동을 하고 있는 인체 기관이 바로 혀(tongue)입니다.  

 혀는 골격근 섬유로 구성되어 음식을 먹을 때나 발음을 할 때 적절한 움직임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저작과 음식물 덩어리의 형성을 주도하는 소화기계의 일부 기관이며 맛과 냄새, 압력과 열을 감지하는 감각계에 속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 연하, 발음 혀때문에 가능


 혀가 적절하게 기능하지 못한다면 음식을 씹는 저작 과정, 음식을 삼키는 연하 과정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일어나게 되고 또한 조음(articulation)이 힘들어 발음하는 데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혀의 병리적 문제가 기능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병증은 바로 설소대단축증으로 알려진 tongue tie입니다. tongue tie는 아래와 같이 설소대가 짧아서 혀의 가동 범위가 제한되는 유전적인 구조 문제입니다. 보통 설소대를 절단하거나 수술적인 요법으로 위치를 교정해주게 되는데요. 증상이 경미한 경우 교정 운동을 통해 일정 부분 개선이 가능합니다.


 tongue tie가 있는 아가들은 젖을 잘 빨고 삼키기가 힘들어 수유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젖꼭지를 혀로 받쳐서 그 움직임을 통해 젓을 빨고 인두쪽으로 삼키는데요. 이 과정이 원활히 일어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이지요. 실제로 tongue tie가 있는 경우 성장 지연을 겪는 케이스는 많이 보고 되고 있습니다.  또한 tongue tie를 모르고 있다가 언어 치료를 하는 과정에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꽤 많다고 하구요.


 저작과정에 음식을 씹을 때나 삼키는 과정에 혀가 관여합니다. 어금니로 으깨서 반죽이 된 음식을 삼키기 위해 음식물 덩어리를 식도로 이동하는 과정을 혀의 움직임이 주도하는 것이지요.


 또한 혀가 안정 상태에 있을 때 놓인 위치도 중요한데요. 음식을 먹거나 말을 하지 않을 때 혀가 적절하지 못한 위치에 놓여 있는 것은 상악의 발달을 더디게 해서 악궁의 성장이나 치열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아래턱의 위치를 뒤로 옮기거나 아래턱을 밀면서 무턱, 주걱턱과 같은 얼굴형과 부정교합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경우 문제가 보일 때 혀 위치를 바르게 교정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혀의 좋은 기능, 요람에서 무덤까지


 예전에 아이들의 구강호흡이 늘고, 얼굴 변형이 증가한 이유가 사회 환경적인 변화와 매우 관련이 깊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잘못된 식이 패턴입니다. 아이스크림, 빵, 과자 등의 달고 부드러운 음식 위주의 식이에 아이들이 많이 노출되어 있다 보니 턱성장을 위한 긍정적인 자극이 줄어들고, 혀근육 발달이 부진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갓 태어난 아기의 경우 모유수유보다 분유수유가 늘었습니다. 여성의 사회 활동이 늘어난 상황, 미용적인 이유 뿐 아니라 분유수유가 아이 성장에 충분하다는 거대 기업의 광고적인 개입까지 더해진 결과이지요. 모성을 넘어서는 한 여성의 독립적인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학적인 측면에서 모유수유가 줄어든 현 세태는 걱정되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아가들이 영양학적으로 최고이며 위생적이며 정신 건강학적으로 유익한 최고의 식품인 모유를 섭취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걱정 뿐 아니라 미래 인간의 표준 얼굴 모양을 바꾸는 결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들기 때문입니다.


 모유수유를 하려면 혀를 포함한 구강 구조물, 그리고 턱과 안면근육의 유기적인 기능적 협업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혀는 엄마 젖을 빨아서 삼키고 호흡을 하는 과정의 리드미컬한 동기화 과정을 주도합니다. 아기는 엄마의 젖을 먹는 수유 행위를 통해 혀의 근육을 강화하고 컨트롤할 능력을 기르게 되고 턱과 안면 근육이 건강한 위치와 길이로, 또 기능적으로 완벽한 인체 구조물을 만들어가고  이는 인간의 성장에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스폿(Spot)이란 무엇인가?

 

 혀는 근육 덩어리라고 말해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죠. 몸 근육을 키우고 기능을 개선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혀의 근육을 기능적으로 완벽하게 작용하도록 단련하라고 하면 아직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몸의 다양한 근육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단련하듯이 혀를 포함한 구강 근육과 안면 근육 또한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러면 씹고 삼키고 말하는 과정이 원할히 진행될 것이며 치아 모양이 삐뚤어지고 교합이 이상해진다거나 얼굴 비대칭이 생긴다던가 하는 2차적인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혀는 움직이지 않을 때는 특정 위치에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이 위치를 스폿 (SPOT)이라고 합니다. 스폿은 위 입천장 앞쪽 1/3 지점을 의미하며 'ㄴ' 발음을 할 때 혀끝이 닿는 위치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혀를 오랜 세월에 걸쳐 아래쪽이나 뒤쪽에 둔 습관이 굳어진 경우 처음에는 혀를 스폿으로 가져다 놓는 것도 많이 어색하고 힘들어합니다. 혀의 컨트롤 능력이 많이 떨어져 있으며 평소 사용 안하던 근육을 써야 혀를 입천장에 고정할 수 있으니깐요.


혀 위치를 스폿에 두는 훈련법


 

스폿 위치 익히기

 우선 바른 혀 위치를 익히는 연습부터 먼저 시작해볼까요? 아이들을 키우시는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의 혀 위치가 평소에 어디에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혀가 치아 사이로 삐죽 보인다던가, 잠잘 때 입을 벌리고 아래턱쪽으로 떨어져 있는 것이 관찰된다면 혀 위치를 교정해주세요. 아래 영상처럼 어른의 경우 빨대를 들고 혼자 진행하면 되지만, 아이들의 혀 위치를 교정할 때는 부모님이 빨대를 들어 스폿 위치를 알려주면서 아이가 빨대로 찍은 위치에 혀를 갖다댈 수 있도록 알려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혀 끌끌 차기


 음식을 삼키는 연하 과정은 혀를 입천장에 흡착시킨 상태로 목과 혀의 근육의 움직임으로 음식물이 식도로 내려가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그런데 혀 근육이 약화되어 있는 경우 음식물을 혀 위에서 올린 상태로 고정하거나 음식물 덩어리를 인두쪽으로 보내는 것이 원활하지 않아서 음식물을 자꾸 입밖으로 흘리거나 씹는 시간이 길어지고 알약과 같은 덩어리를 삼키는 것이 힘든 병리적인 현상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능 부전을 해결하기 위해서 도움이 되는 운동법이 바로 혀를 입천장에 흡착하면서 끌끌 차는 운동법입니다.


껌을 이용한 혀 스팟 훈련법


 이제는 어금니로 껌을 씹어서 말랑해진 덩어리를 혀 위에 올린 다음 혀끝을 이용해 껌을 스폿 위치에 붙여서 고정하는 연속 동작을 해보시겠습니다. 이 운동법은 저작 과정--> 음식물 덩어리를 혀로 옮기는 과정--> 혀끝을 스팟에 둔 다음 입천장에 흡착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벙입니다. 어른의 경우 판자껌은 1개, 캔디형 껌은 2개까지 아이의 경우 판자껌은 반개, 캔디형 껌은 1개로 진행하시면 되는데요. 덩어리인 껌을 씹을 때는 입술을 닫고 코로 숨을 쉬면서 양쪽 어금니를 이용해 골고루 씹어줍니다. 그 다음 덩어리가 된 껌을 혀 위에 올려다 놓은 다음 혀 끝을 이용해 스팟에 껌을 붙인 다음 혀를 입천장에 협착시키면서 입천장에 넓게 껌을 펴주시면 됩니다.


 스팟 훈련의 덤 효과


 혀의 기능이 길러져 혀의 위치를 편히 스팟에 놓게 되면 이중턱을 개선하는 미용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중턱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입바닥 근육(mouth floor)이 약해지면서 아래로 내려앉기 때문인데요. 혀를 스팟에 놓도록 훈련하는 동작들이 입바닥 근육의 힘을 길러주면서 아래턱의 근육의 탄성을 올리면서 피부 조직의 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

Mary bllings, Dianah davison, orofacial myology 자료집 (2019)



신정민 / 전직 약사 & 현직 한의사

 강남 참진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얼핏클리닉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과 의학 정보과 임상 현장 경험을 반영한 얼굴 건강에 대한 지식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건강해지고 행복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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