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정민 Sep 28. 2019

얼굴을 바꾸는 음식, 삶을 바꾸는 음식

바른 얼굴, 건강한 턱을 위한 식이 원칙

prologue

 

 인간이 평생 섭취하는 음식물의 양은 대략 60톤 정도라고 합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죠.  매일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느냐는 한 사람을 건강하게 해줄 수도 있으며 반대로 질병에 시달리게 만들 수도 있는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어쩌면 타고난 기질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 인생에 걸쳐 주로 섭취한 음식물이 한 사람의 건강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오늘은 조금 시각을 바꿔서 인류의 얼굴 형태의 변화가 발생한 원인을 식생활, 즉 영양학적 관점에서 짚어보려고 합니다.


 웃을 때마다 툭 튀어 나오는 덧니, 토끼 이빨같이 유달리 튀어나온 앞니, 비뚤비뚤 고르지 못한 치아는 미용적으로 단정한 인상을 주기 힘듭니다. 치아 교정 산업이 번창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치아가 삐뚤하게 자라는 크라우딩 현상은 사실 인류의 시작부터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는 디스크나 관절염과 같은 질병처럼 인류에게 혁명적인 사건으로 알려진 농업 혁명 이후에 발생한 질병 패턴입니다.


농업혁명, 그 이후 시작된 질병의 역사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인간이 한 곳에 정착해 직접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인간 생활 방식의 큰 변화를 농업혁명이라고 합니다. 농업혁명은 “인간성의 정점을 찍는 위대한 변혁”인 사건으로 인류학에서는 평가되고 있습니다.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미개한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지적으로 너무 똑똑해지면서, 자연의 비밀을 파악하고 양을 길들이며 밀을 재배할 수 있게 되었고, 그게 가능해지자 지겹고 위험하고 가혹한 수렵채집인의 삶을 기꺼이 포기하고 농부의 안락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즐기기 위해 정착했다는 것이 농업혁명이 일어나는 과정에 대한 일반적인 서술입니다.


그러나 농업혁명에 대해 우리가 배운 내용은 진실과는 달리 너무 미화된 내용이며, 실상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농업혁명은 인간의 삶을 왜곡시켜 온 것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심지어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고 했습니다.


"농부들은 수렵 채집인들보다 더 힘들고 불만스러운 삶을 살고 있으며, 식량의 총량은 늘어났지만 많은 인간들은 심각한 기아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그것은 누구의 책임이었을까? 범인은 한줌의 식물 종인 밀과 쌀과 감자였다. 이들 식물이 호모사피엔스를 길들였지, 호모사피엔스가 이들을 길들인 것이 아니었다” < 사피엔스/ 유발하라리>


 고대 유골에 대한 연구를 보면 농업혁명으로 인간은 수렵채집 생활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신종 질병인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관절염, 탈장 등의 수많은 질병을 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한 인류는 원래 아주 다양한 음식을 먹고 사는 잡식성이었는데, 농업혁명으로 정제된 곡류 중심의 식단을 갖게 되면서 미네랄과 비타민이 부족해지면서 치주조직도 망가지고 충치도 생기기 쉬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영양 섭취 패턴은 인간의 턱성장에 영향을 주게 되면서 얼굴 형태의 변화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왼쪽 사진은 수렵채집 생활을 아직도 유지하며 살아가는 아프리카 원시부족의 모습인데요. 과거 수렵채집인의 얼굴 모습과 치아 형태가 이와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정제되는 않은 곡식과 사냥한 육류, 채집한 열매나 과일을 통해 다양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한 그들의 얼굴은 턱이 넓게 잘 발달해 고른 치아를 가지고 있으며 충치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반면 농경사회의 일원의 얼굴은 오른쪽 사진과 유사한 모습을 가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렵채집인에 비해 턱이 옆으로 잘 발달이 잘 일어나지 않아 아래턱(하악)이 아래로 길어집니다. 또한 위턱(상악)도 자라지 않아서 악궁(치아의 배열을 형성하는 아치 모양의 치열궁)이 좁아지고 뾰족해집니다. 그로 인해 30개의 치아가 들어갈 공간이 부족해서 어금니가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앞니를 밀어내 앞니가 삐죽나오기도 하는 등 치아 교합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들의 모습은 농경 사회의 일원이 필연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식습관때문에 뼈성장에 관계된 비타민과 미네랄 결핍과 적당한 씹는 자극이 부족해지는 패턴과 관련이 깊습니다.


얼굴 변형을 만드는 잘못된 식이 습관


 두개골은 유아기부터 빠른 성장을 거듭해 4세경 전체 성장의 90%까지 진행되는 패턴인 반면 이 시기에 안면골의 성장은 35~49%정도에 그친다고 합니다. 4세 이후에도 안면골은 점진적으로 자라다가 사춘기에 키 성장이 급격히 일어나면서 안면골의 성장도 급격한 성장 상승세를 보이고 17~18세경에 아래턱 성장을 끝으로 완료됩니다. 골세포의 성장은 일차적으로 유전적인 요소보다 외적 요인, 즉 주위 연부조직의 성장에 따라 수동적으로 영향을 받아서 진행이 됩니다.


인간의 첫 음식, 모유로 자란 아이가 줄어들다

 모유수유보다 분유수유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모유수유에서는 유두와 유방이 입천장에 밀착되며 수유중 혀와 구개가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리듬있는 연동 움직임으로 입천장을 압박을 하면서 수유를 하기때문에 상악이 잘 발달하는 조건이 만들어지는데 반면 젖병 수유의 경우 턱의 상하운동만으로 수유가 일어나는데요. 젖병의 젖꼭지가 입술을 폐쇄하지 못하면서 혀가 입천장까지 가지 못하면서 혀기능 발달이 모유수유에 비해 떨어진다고 합니다. 또한 젖병 수유의 경우 모유수유에 비해 한쪽으로만 안고 수유하게 되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에 한쪽이 눌리게 되어 두개골 성장에 영향을 줄수 있습니다.


부드럽고 연한 음식 위주의 식단

 요즘  아이들은 너무 쉽게 아이스크림, 빵, 케이크 등과 같이 달고 부드럽고 연한 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식이를 지속한다면 당연히 구강 위생은 나빠져 충치가 많아지고 치주 조직이 무너져 치아가 약해지게 됩니다. 또한 턱 뼈의 성장을 유도하는 적당한 씹는 자극이 줄어드게 되면서 건강한 안모를 결정하는 턱의 발달이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가공 식품의 증가

 자연 식품을 그대로 섭취하지 않고 공장에서 첨가물이 가미된 가공 상태의 움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또한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향신료, 색소, 유화제, 연화제, 산화방지제와 같은 각종 첨가물이 몸 속으로 들어오면 소화, 흡수, 대사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비타민과 미네랄이 더 많이 소비되면서 체내의 영양 상태의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편리하게 조리하고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가열 처리를 하거나 가공 과정에 영양소가 소실될 수도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영양소가 결핍된 농축산물



 농작물, 가축류는 자생적으로 자라는 자연 상태의 동식물에 비해 영양학적으로 결핍되어 있습니다. 정착된 농경지에서 이모작, 삼모작을 반복하고, 비닐하우스와 같은 재배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토양의 질이 떨어지고, 더 많은 수확을 위해 비료, 제초제, 농약을 반복해서 쓰면서 토양의 상태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농작물로 만든 사료를 먹고 자란 가축류의 상태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좁은 우리에 갇힌 채, 항생제와 성장 촉진제를 맞으며 그저 인간의 식탁에 오르기 위한 도구로 사육당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가축류도 영양학적으로 질이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현생 인류의 몸에는 만성적으로 비타민 C,비타민 E, 비타민 B, 비타민 K과 엽산, 철, 아연과 같은 무기질이 부족한 패턴을 보이지요. 이것이 현대 사회에 만성질병이 늘어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바른 얼굴을 위한 건강한 식사 원칙


1. 모유 수유 기간 가이드라인

 모유 수유를 안모 발달과 관련지어 설명을 드렸지만 사실 모유는 안전하며 영양학적으로도 아기에게 가장 완벽한 음식입니다. 여성의 사회 활동이 늘어나고, 모유 대체품이 다양해지면서 모유 수유 기간이 자꾸 짧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WHO가 권고하는 완전 모유 수유 기간은 6개월이며 그 이후 이유식과 병행한 모유 수유로 가장 이상적인 기간은 생후 2년까지 입니다.  엄마의 상황에 따라 이 기간을 지키기는 힘든 분들도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첫 돌까지는 모유 수유를 한다면 아기의 정상적인 성장 발달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친환경적이고 깨끗한 먹거리를 선택한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많은 식자재들이 어떤 방법을 통해 생산되는지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료나 농약없이 영양소의 손실을 최소화한 유기농 식자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각종 식품 첨가물이 포함되어 영양학적으로 해로운 인스턴트 식품, 가공 식품의 섭취를 줄여주셔야 합니다.  

3.  자연 식품으로 균형잡힌 식사를 하자

  우리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3대 영양소가 기본이며 미량 영양소로 비타민, 무기질 그리고 물까지 통틀어서 6대 영양소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영양소의 균형은 개인의 나이, 성별, 활동량, 건강 상태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되지만 기본적으로 혈액,근육, 뼈 등 몸의 조직을 구성하는 구성식품인 단백질과 칼슘식품은 15-20%,, 생리기능을 조절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조절식품인 무기질 및 비타민 식품은 50%, 체온 조절하고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에너지 식품인 탄수화물 식품은 30%, 지방 식품은 4% 정도로 구성하면 됩니다. 영양소의 고른 섭취를 위해 껍질째, 뼈째 등 음식을 통째로 먹는 습관을 길러주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활성 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 영양소를 포함하는 식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안모 변화와 특히 관련이 깊은 영양소는 비타민 K 인데요. 주로 이 비타민은 혈액 응고 지연과 관련되어 있다고 알고 있는 분들이 실제로 골성장을 주도하는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비타민 K가 부족해지면 안면골의 골성장 속도가 떨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특징적인 얼굴 모양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즉 임신 초기에 비타민 K가 부족하면 태아의 상악과 비강의 형성 부전을 유발해 얼굴과 치아 골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비타민 K는 치아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비타민 K 는 치아의 상아질의 osteocalcin을 자극해 충치를 예방하고 치아를 튼튼하게 만들어줍니다. 비타민 K는 장내미생물에 의해 합성되며, 주로 케일, 부추, 시금치 등과 같은 녹색 채소류, 김치, 낫또, 녹차 등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4. 바른 식사 습관을 갖자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좋은 식단으로 구성되어 있더라도 제대로된 방법으로 식사를 할 수 없다면 이 또한 문제입니다. 규칙적인 시간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어야 하며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음식물 섭취를 안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바른 자세로 제대로 씹고 삼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앞니로 씹어 잘린 음식을 어금니로 옮겨서 잘게 씹어서 타액과 혼합되어서 형성된 음식 덩어리를 혓바닥 위로 이동시키고, 이 음식 덩어리를 삼키는 과정까지 원활하게 진행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바른 자세로 식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며 음식을 씹는 위치는 어금니에 놓고 입술을 잘 닫은 상태코로 숨쉬면서 식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앞의 글을 참고 하시면 더 좋을 거 같습니다.

  

https://brunch.co.kr/@ulfit/46


“안전한 식재료로 균형잡힌 영양소를 기분 좋게 제대로 먹는 것이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입니다.”




신정민 / 전직 약사 & 현직 한의사

 강남 얼핏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얼핏클리닉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과 의학 정보과 현장 경험을 반영한 얼굴 건강에 대한 지식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건강해지고 행복해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