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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민 Aug 01. 2019

씹고 삼키는 것만 잘해도 턱관절장애는 예방된다.

얼굴건강을 위한 바른 씹기와 삼키기 원칙


 우리는 씹고 삼키는 행위를 통해 영양분을 얻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 의미를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턱이 아파서, 치아가 흔들려서 이 당연한 일상을 편히 못하는 상황을 마주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가치를 알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바르게 씹고 삼키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글은 뇌신경계 문제로 입을 통해 음식을 섭취하기 힘들거나 물이나 음식을 삼키는 기능이 떨어서 흡인성 폐렴이 빈발하는 상황을 겪고 있는 식이연하 장애를 가진 중증 환자가 대상이 아니라 저작과 연하과정에 관여하는 구강주변 근육이나 혀의 기능적 이상, 턱관절 장애에 의해 씹고 삼키는 기본적인 기능이 정상보다 떨어져 있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내용일거 같아요. 바른 방법으로 음식을 씹고, 기능적으로 조화로운 삼키기를 하게 되면 건강적인 부분에서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눈 앞의 음식을 입안에 넣고 씹은 다음 삼켜서 식도를 거쳐 위로 이동하는 과정까지 여러 인체 해부구조물들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시각, 뇌신경계, 턱관절, 저작근, 아래턱, 구강내 여러 구조물인 치아, 혀 ,연구개, 경구개 등등 그 어떤 것도 그 기능이 덜 중요한 건 없습니다.

 


저작, 연하 과정

1. 인지기
 음식을 시각, 후각을 통해 인식하는 과정
2. 준비기
음식이 입안으로 들어가 씹은 다음 음식물 덩어리를 형성하는 과정, 수의운동
3. 구강기
음식물 덩어리 (bolus)를 구강에서 인두로 보내는 과정, 수의운동과 불수의운동이 동시에 진행
4. 인두기
인두로 들어간 음식 덩어리가 식도로 이동하는 과정, 연하반사를 통한 불수의 운동에 의해 이뤄진다.
5. 식도기
식도로 들어간 음식물 덩어리가 위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연동운동과 중력에 영향을 받아서 진행



이 5가지 과정 중 근기능 훈련을 통해 개선이 가능한 부분은 준비기와 구강기입니다. 입안으로 들어온 음식물이 잘게 부서져 인두를 거쳐 식도로 넘어가는 과정을 그림으로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준비기는 저작과정, 수집과정, 고정과정의 3가지 step을 거쳐서 진행됩니다. 저작은 앞니로 씹어 잘린 음식을 어금니로 옮겨서 잘게 씹어서 타액과 혼합되어서 음식 덩어리를 형성하는 과정이며, 수집과정은 형성된 음식 덩어리를 모아서 혓바닥 위로 이동시키는 과정이고 고정 과정은 혓바닥 위에 모아진 음식 덩어리가 입 밖으로 새어나오거나 기도가 열린 상태에서 인두쪽으로 이동되지 않도록 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저작, 연하와 관련된 해부학


  음식을 제대로 씹고 삼키려면 건강한 턱관절, 아랫니와 윗니가 기능적으로 잘 맞물리는 교합상태, 정상 기능을 하는 균형잡힌 저작근, 거기에 입술을 바르게 닫고 유지할수 있는 힘인 구순폐쇄력, 혀의 컨트롤 능력까지 모두 유기적으로 기능해야 합니다. .

저작근

 음식을 씹을 때 중심이 되는 일차 근육은 저작근으로 알려진 교근, 측두근(관자근), 내익상근, 외익상근입니다. 씹기에 관여하는 2차 근육은 설골 주변의 근육입니다.

입을 닫을 때는 교근, 내익상근, 측두근이 관여하며 입을 벌릴 때는 외익상근과 이복근, 악설골근, 이설골근, 경돌설골근과 같은 설골 위쪽 근육이 관여합니다. 어금니에서 음식이 갈리는 측방운동이 일어나려면 아래턱이 가쪽으로 이동해야 되는데 이때는 같은 쪽 교근과 측두근과 함께 반대쪽 내익상근,외익상이 함께 작용해야 합니다. 아래턱을 뒤로 당길 때는 측두근과 함께 설골상근육 무리가 함께 작용하고 있습니다.


구강 구조물 ( 혀, 입술, 치아 등 )
치아

 위턱과 아래턱에는 각각 16개의 영구치가 있는데, 씹기에서 각각의 치아의 기능은 차이가 납니다. 위아래 각각 4개씩 있는 앞니는 음식물을 물어서 잘라주는 역할을 하고,앞니 양쪽으로 위아래 2개씩 있는 송곳니는 음식을 찢어주는 역할을 하고 작은 어금니(소구치)는 음식물을 으깨주는 역할을 합니다. 음식물을 삼킬 수 있도록 작은 입자들로 갈아주는 역할은 큰 어금니인 대구치가 하고 있습니다. 대구치는 위아래 각각 6개가 있습니다.


혀는 골격근 섬유로 구성되어 음식을 먹을 때나 발음을 할 때 적절한 움직임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저작과 음식물 덩어리의 형성을 주도하는 소화기계의 일부 기관이며 맛과 냄새, 압력과 열을 감지하는 감각계에 속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저작과정에 음식을 씹을 때나 삼키는 과정에 혀가 관여합니다. 어금니로 으깨서 잘게 으깨어진 음식물 덩어리를 고정하고 인두로 이동하는 과정을 혀의 움직임이 주도합니다.


입술

구강 주변 근육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구순폐쇄력이약해지면 구강호흡 패턴을 갖게 되고, 치열에 미치는 근압의 균형(설압과 구순압)이 깨지면서 치아의 교합의 문제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구순폐쇄력이 떨어져 구강호흡을 반복하게 되면 타액 분비가 부족해지면서 구강 내 자정 작용이 떨어져 치석이 잘 생겨 충치와 치아 색소침착이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입냄새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래턱과 턱관절

 아래턱(mandibule)과 두개골과 아래턱을 연결하는 턱관절은 음식을 씹고 삼키는 과정에 역학적 반응을 주도하는 곳입니다. 아래턱에 부착되어 있는 저작근은 아래턱의 다양한 방향의 운동을 만들어내서 음식을 씹어서 삼키는 저작 연하 과정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고 있구요. 아래턱(하악)은 얼굴뼈 중에서 가장 큰 뼈이며 턱관절에 의해 두개골과 연결되는 가동성이 큰 뼈입니다. 아래턱의 운동은 내림과 올림 그리고 전방 이동 (내밈),후방 이동( 뒤당김), 가쪽 이동의 형태로 일어나 씹기의 역학 반응을 형성합니다. 아래턱의 경우 움직임이 굉장히 많은 부위이기 때문에 하악과두가 정상 위치인 중심위를 벗어나 틀어지기가 쉬운데요.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이 턱통증, 개구장애, 턱소리 등으로 특징되는 턱관절 장애입니다.  

 턱관절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음식물을 씹는데 굉장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입을 벌리고 닫는 것이 잘 안되는 개구장애나 턱을 움직일 때 신경을 타고 턱주변, 치아, 머리까지 퍼지는 통증은 씹고 삼키는 것이 진행되는 것을 힘들게 하거든요.




저작연하 기능 문제를 파악하는 방법

 음식을 씹고 삼키는 행위는 이렇듯 다양한 해부 구조물들의 유기적인 협업과 리드미컬한 조화로움이 만들어내는 것으로 어느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저작, 연하 패턴은 나빠집니다.


 아래 동영상에 등장하는 아이는 구강근기능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음식을 씹고 삼키는 패턴이 좋지 않습니다. 쩝쩝거리는 소리가 많이 나고 혀가 음식물을 고정하는 기능이 떨어져서 음식물을 삼킬 때 인두에서 걸려 사래가 쉽게 걸리기도 합니다. 혓바닥에 음식물을 고정하는 기능이 떨어져 인두로 음식물이 갑자기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사래가 잘 걸리기도 하고 알약 먹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작은 음식물 조각을 혀로 모으기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덩어리채 음식을 그대로 삼켜버리거나 식사 중에 수시로 물을 마시면서 음식을 인두쪽으로 흘려보내려는 연하 패턴까지 보이게 됩니다.

그 이유는 혀의 근육의 기능이 떨어져서 음식물을 모으고 고정하는 컨트롤 기능이 많이 떨어지고, 비염때문에 코가 막혀서 구강호흡을 하기 때문에 입을 연 채로 음식을 씹기 때문에 발생하는 저작 패턴때문입니다.


 아래의 씹는 패턴도 좋지 않은 패턴인데요. 입술은 의식을 해서 닫고 씹고는 있지만, 어금니를 사용하지 않고 치아의 앞쪽인 소구치와 전치부에서 저작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혀도 앞으로 위치하게 되고 입꼬리가 뒤쪽으로 당겨지지 않고 입가만 움실거리면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지요.

 대구치가 음식을 갈아주지 못하다보니 하악골의 움직임도 상하 방향으로만 일어나고 있고 측방 운동은 제대로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교근과 측두근의 활동은 적고 구륜근과 턱끝 근육이 강하게 수축하면서 음식을 씹고 있습니다.이런 저작연하 패턴을 반복하게 되면 당연히 턱관절 상태가 안좋아지게 됩니다. 어금니에서 안정적으로 음식물이 갈리지 못하기 때문에 저작근의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고, 턱관절에 과부하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씹고 삼키는 저작연하의 기능적 문제를 갖고 있는지는 어떻게 파악해볼 수 있을까요? 평소 무심코 지나쳐 왔던 여러분과 여러분이 가족들의 식습관을 한번 관찰해보세요. 아래 체크리스트 중 몇가지나 해당되시는지요?


저작연하 기능 문제 체크리스트
- 식사 시 자세가 나쁘다
- 볼이 불룩하게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넣고 씹는 것을 좋아한다
- 입술을 벌리고 쩝쩝거리면서 씹는다
- 입가에 침이나 음식 찌꺼기가 잘 고인다
- 음식물을 씹지 않고 삼켜버린다
- 씹은 다음 수시로 물을 먹으면서 음식을 삼킨다.
- 입안에 있는 것을 몇번을 나눠서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오래 물고 있는다.
- 알약을 잘 못 삼킨다.
-딱딱한 음식 먹는 것을 힘들어한다.
-혀와 입천장이 접촉하기 시간이 적어서 구개주름이 많다
- 구강내 자정 작용이 떨어져 치석이 잘 생기고 충치나 잇몸질환에 취약하다
- 입술이 건조해지기 쉬워서 입술을 자꾸 빨기도 한다



참고 문헌/

1. Visible Body Atlas 2018

2. 도날드 뉴만.근육뼈대계통의 기능해부학 및 운동학. 범문에듀케이션 (2018)

3.  다카하시 오사쿠. MFT의 실제.대한나래출판사(2012)



신정민 / 전직 약사 & 현직 한의사

 강남 참진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얼핏클리닉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과 의학 정보과 현장 경험을 반영한 얼굴 건강에 대한 지식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건강해지고 행복해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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