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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민 Oct 07. 2019

턱이 아픈 그대에게 진료실에서 보내는 편지

스트레칭 운동으로 정말 턱관절 장애가 좋아질까?

 가을의 길목에서 전하는 인사


 자고 일어나면 나무들이 알록달록 단풍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건강하신가요?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컨디션 저하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아진거 같아요. 덩달아 추위와 컨디션 저하에 취약한 턱관절에서 발생하는 제반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도 늘고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턱관절 장애가 발생하는 원인을 짚어보고 스스로 턱관절 장애를 관리할 때 알아야할 지식들, 그리고 치료에 도움이 될만한 스트레칭 운동을 생리학적 측면에서 알려드릴까 합니다.


턱관절 장애는 어떤 병인가?


 턱관절 장애(TMJ disorder)개구장애, 턱관절 소리, 통증을 동반한 턱관절에서 발생하는 증상들을 의미하는 질환입니다. 개구장애는 하악과두가 디스크에 걸려서 움직임이 진행되지 못하는 상태이며, 턱에서 소리가 나는 것은 하악과두가 디스크를 힘겹게 타고 넘어가는 상태입니다.

턱 통증

 턱 통증은 신경이 하악과두에 의해 눌리는 신경포착에 의한 신경인성 동통과 저작근의 불균형으로 인한 근막의 과긴장으로 발생하는 근막인성 동통으로 구분됩니다.

개구 장애

 개구장애는 관절의 가동 범위에 제한이 발생하는 것으로 입이 다문 상태에서 잠기는 경우와 턱이 벌어진 상태에서 잠기는 경우로 나눠집니다. 전자는 외익상근과 측두근의 후섬유의 과긴장으로 디스크가 전방으로 밀려있을 때입니다. 이 경우는 입이 벌어지는 정도가 0.5~1cm 정도로 제한됩니다. 후자는 하악과두가 아예 전방으로 탈구된 경우입니다. 입을 닫으려고 해도 벌어진 상태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턱에서 나는 소리

 턱에서 소리가 나는 관절음은 디스크가 정상 위치보다 전방으로 이동된 경우에 과상돌기가 전방으로 이동시 디스크의 두꺼운 부분과 겹치게 되면서 발생합니다. 상부 외익상근의 긴장으로 관절내 디스크 위치가 너무 앞으로 나갔거나 측두근 후섬유의 과긴장으로 하악골의 과두가 너무 뒤로 밀렸을 경우 발생합니다.


https://brunch.co.kr/@ulfit/37



턱관절 장애는 왜 생길까?

 

 턱관절 장애는 아래턱이 틀어지면서 하악과두와 측두와를 완충해주는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 있거나 턱관절 움직임을 주도하는 주변 저작근의 불균형 현상이 동반되어 발생하는 제반 증상을 의미합니다.

 

그 원인으로 유발인자와 악화요인을 포함해 아래와 같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 원인

 골격 기형이나 유전적 소인에 의해 턱관절 장애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과거의 외상과 치아 염증이나 치아 결손으로 인한 교합의 부조화와 같은 치과적인 문제도 턱관절 장애의 원인입니다. 또한 턱관절 장애의 발생 원인은 만성 통증의 기여 요인과도 겹치는데요. 즉 비타민 C, B1, B6, B12, 엽산이 영양학적으로 결핍된 경우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경우 턱관절 장애가 악화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행동습관적 요인

 장시간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이나 습관도 턱관절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강악 습관인데, 이갈이, 편측 저작, 손톱깨물기, 입술깨물기, 턱을 앞으로 빼는 습관, 혀를 내미는 습관으로 구강근과 저작근 등 턱관절 주변의 근육에 과도하게 긴장이 유발되어 근육 피로도가 올라가는 것이 원인입니다. 또한 불규칙한 식사 습관이나 영양이 결핍된 식사, 카페인을 과다 복용하는 습관도 턱관절 장애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나쁜 자세 습관도 빼놓을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머리를 앞이나 옆으로 두는 습관, 어깨를 움추리는 습관 전화기를 턱과 어깨에 끼우고 통화하는 습관도 턱과 목의 근육과 관절을 긴장시킵니다.

 

감정적 요인

 턱관절 장애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정서적 스트레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스트레스나 정서적 긴장 등은 턱주변의 근육,  측두근과 교근 등의 근육을 과긴장시키고 턱관절에 무리한 힘이 가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턱관절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들은 턱관절 이상으로 인한 통증이나 개구장애, 이상 감각 등의 증상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분노, 불안, 우울감과 같은 부정적 정서가 지배적인 사람의 경우 증상도 더 심한 경우가 많고, 호전도 더딘 경과를 보입니다.




 턱관절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해야할 것들


자세 습관 바로 잡기

 바른 자세를 만드는 법은 아래 동영상을 참고해서 보시면 됩니다. 원칙은 정면에서 봤을 때 측면에서 봤을 때 레벨과 균형을 맞춰주는 것입니다. 서 있을 때는  목을 세우고 어깨를 펴고 가슴을 내밀며 턱을 당겨줘야 합니다. 해부학적인 기준귀바퀴(이주)에서 견봉의 중심을 지나 발의 제 5중족골의 경상돌기까지가 일직선으로 놓이게 자세를 의미합니다.

 우리 몸은 전신의 레벨과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움직임이 형성됩니다. 자세 불균형 현상이 아래에서 위로 가는지,위에서 아래서 진행되는지에 따라 ascending pattern과 descending pattern으로 구분됩니다. descending pattern은 턱과 경추 1,2번의 상대적 위치 관계가 깨지고 교합이 흐트러지면서 시작됩니다. ascending pattern은 발에서부터 시작되고, 발의 아치가 무너지는 것이 위로 영향을 미쳐 전신 불균형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경추의 생리적 만곡을 무너트리는 나쁜 자세 습관이나 교합의 부조화를 일으키는 나쁜 구강악습관이 있다면 바꾸셔야 하며, 발의 아치가 무너지지 않도록 제대로 보행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의 여러 글에서 설명을 드렸으니 같이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스트레스 줄이기


 단기간 주어진 스트레스는 자율 신경에서 처리하고 스트레스가 만성화되면 호르몬 레벨, HPA 축 (시상하부 hypothalamus- 뇌하수체 pituitary- 부신 adrenal)에서 이를 처리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해결하려면 자율 신경계 레벨에서 교감신경의 활성도를 줄이고 호르몬 레벨에서 HPA 축을 안정시켜서 코티솔 분비를 줄이는 것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 심박동이 증가하고 근육의 긴장도와 신경의 예민도가 올라가면서 턱관절에 과부하가 걸리게 됩니다. 그래서 교감 신경을 활성화하도록 자극하는 습관들에 노출되어 있다면 줄여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을 장시간 보면서 수면 패턴을 방해받고 있다거나 카페인이 과도하게 함유된 음료나 커피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고 있다면 줄여주는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 부신 기능을 안정시키고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해 근육의 이완을 유도하고 산소 공급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호흡법, 명상, 요가와 같은 이완 요법을 권해드립니다.   


스트레칭 생활화하기


뭉친 어깨와 목을 풀어주는 법

 턱관절 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전신의 근육, 특히 목과 어깨의 근육의 과긴장을 해소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뒷목에서 어깨 그리고 등까지는 우리 몸의 자세를 유지하고 척추의 정상적인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근육들이 켜켜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후두부에는 제일 바깥의 승모근부터 그 아래 판상근이 위치해 있고 판상근을 걷어내면 후두직근까지 켜켜히 여러 근육들에 의해 후두골, 경추, 척추 분절들과 하부의 척추 구조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후두골과 상부 경추를 연결해주는 후두직근이 경직되면 경추 1, 2번이 위치가 어긋나게 되고 결국은 한쪽으로 턱관절의 위치가 중심위에서 어긋나면서 턱관절 장애가 발생합니다. 또한 아래의 스트레칭 동작은 흉쇄유돌근을 풀어주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흉쇄유돌근은 측두골에서 쇄골까지 이어지는 근육으로 상부와 측면에서 안면골을 정상적인 위치로 잡아주는 중요한 근육입니다.  


긴장된 턱관절 스트레칭 방법


  혀를 스팟에 붙인 다음 턱을 벌렸다 다물었다 하는 이 간단한 스트레칭 동작은 턱관절 주변을 이완시키는데 아주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혀를 붙인 상태에서 턱을 벌리면 관절 가동 범위를 과도하게 벗어나는 활주 운동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게 턱관절의 이완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 동작은 아래에서 설명드릴 능동적 스트레칭의 좋은 예입니다.



스트레칭으로 정말 턱이 편해질까?


 스스로 턱관절 장애를 관리하기 위해서 가장 등한시되고 있으면서도 중요한 부분을 꼽으라면 '스트레칭 생활화하기'가 아닐까합니다. 타인에 의한 스트레스는 내 의지로 줄이기 힘들고, 작업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반복적인 행동 습관을 바꾸기는 힘들지만, 근육이 굳은 느낌이 들 때 그때그때 스트레칭으로 풀어주는 것은 약간의 의지만 내면 얼마든지 할수 있는 부분일 것입니다.

 


 우리 인체는 자극이 주어졌을 때 조직의 길이가 늘어나더라도 힘을 제거하면 다시 원래 길이로 회복되는 탄성력(elasticity)과 함께 한계 이상의 자극이 가해지면 본래의 모양으로 돌아가지 않고 변형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가소성(plasticity)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응이 가능한 것은 이력 현상( 어떤 물리량이 그 때의 물리 조건만으로는 임의적으로 결정되지 않고, 그 이전에 그 물질이 경과해 온 상태의 변화 과정에 의존하는 현상 )때문인데요. 결합 조직에서 항복점(yield point)을 넘어서는 스트레칭은 이력(hysteresis)의 에너지 형태로 방출되면서 새로운 길이의 조직이 형성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길이는 set이라고 합니다.

 가소성을 안전하게 늘릴려면 어떤 방식으로 스트레칭을 진행하느냐도 중요한데요. 타인이나 기구를 이용한 수동적 스트레칭보다 본인의 의지대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능동적 스트레칭 방법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이는 우선 뇌와 신경계, 근골격계가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칭 동작이므로 자극이 사라져도 원래 길이로 회복되는 것이 덜합니다. 이는 시간이 지나도 늘어난 길이가 오랜 기간 유지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능동적 스트레칭 방법은 한계치(failure point)를 넘어서는 자극이 주어질 가능성이 수동적 스트레칭에 비해 적기 때문에 골절, 인대 손상과 같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은 안전한 스트레칭 방법이기도 합니다.


 - 수동적 스트레칭: 타인이나 기구를 통해 스트레칭의 범위를 넓히는 기법으로 근육에 가해지는 저항이 강하기 때문에 운동범위를 넓히는 부분은 유용하지만 손상의 위험이 매우 높다.

- 능동적 스트레칭: 외부 개입없이 자신의 근육을 능동적으로 늘리는 기법으로 목표 근육의 신장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길항근의 수축력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신정민 / 전직 약사 & 현직 한의사

 강남 참진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얼핏클리닉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과 의학 정보과 현장 경험을 반영한 얼굴 건강에 대한 지식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건강해지고 행복해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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