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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민 Apr 18. 2018

턱에서 딸각소리가 난다면

턱관절장애 진단 기준이 되는 증상 알아보기

당신의 턱은 괜찮은가요?

 

 저작근과 측두하악관절과 그와 관련된 구조물에 발생한 다양한 임상 문제를 지칭하는 턱관절장애(TMD: TemporoMandibular joint Disorder)는 증상이 경미한 경우부터 심한 경우까지 통틀어 보면 대략 전체 인구의 33%, 즉 한국인 3명 중 1명 정도가 가지고 있는 질환이라고 합니다. 턱관절이 정상이다 비정상이다를 치료를 해야되냐 안해도 되냐라는 면으로 본다면 모호한 부분이 생기지요.

치료가 필요한 턱관절문제를 진단하는 기준은 보통 3가지 증상의 유무에서 파악하고 있습니다. 턱관절 장애의 진단 기준이 되는 3대 증상은  바로 입을 열고 닫을 때 움직임의 제한이 생기는 개구장애, 턱을 움직일 때 턱관절에서 생기는 소리 관절잡음, 턱을 움직일 때 턱주변의 관절과 근육과 그리고 연관된 부위에서 발생하는 통증입니다.  그런데 또 중요한 것이 증상만 보고 턱관절 장애를 진단하게 되면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어쩌다 몇번 입을 벌리고 닫을 때 지그재그로 턱이 움직였다는 현상만 놓고 치료가 필요한 턱관절 장애로 진단할 수 없고 과거에는 불편했지만 지금은 소리나 통증이 전혀 없고, 입을 열고 닫을 때 불편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해서 턱관절 문제가 없다고 진단하면 안됩니다. 턱관절 장애의 초기 단계보다 오히려 증상이 진행되어 극도로 심해지면 정상적인 턱관절의 운동과는 다른 방식으로 턱의 운동이 일어나면서 소리와 통증이 사라져 버리거든요.



 얼핏클리닉에서 혼자서 본인의 턱관절 상태를 점검해 볼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아래 5가지 항목 중 여러분들은 몇가지 정도나 해당되는지 한번 점검해보세요.


1. 양손의 손가락을 자신의 귀 안에 넣고 입을 크게 벌리고 다물어 보세요

이때 손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촉지되지 않아야 합니다. 턱을 움직일 때 손끝에서 조이거나 압박감이 느껴진다면 턱은 어긋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턱을 움직일 때 손가락에는 어떤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아야 되요.

2. 검지를 귀 바로 앞에 갖다 대고 입을 연 다음 약간의 힘을 주면서 입을 열었다 닫았다합니다

턱을 움직일 때 검지로 누르는 부위에  통증이 생기지 않아야 합니다.

3. 침을 연속적으로 3번 이상 삼킬 수 있어야 정상입니다.
침삼키기 행위는 턱관절과 주변의 여러 근육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일어나는 일입니다. 턱관절이 문제가 없다면 쉬지 않고 연속으로 침을 삼키는 동작을 3번 이상 진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입을 열고 닫으면서 턱관절의 움직임은 어떤지 관찰해보세요

 아래턱은 위아래로 일자로 열고 닫혀야 합니다. 열고 닫을 때 아래턱이 지그재그로 움직이면 비정상입니다. 턱관절은 좌우에서 상하로 경첩처럼 동시에 열고 닫혀야 합니다. 한쪽으로 턱관절이 틀어지게 되면 턱관절을 열고 닫는 동작이 동시에 일어나지 않고 순차적으로 일어나게 되어서 지그재그로 움직이게 됩니다.


5. 자신의 검지, 중지, 약지 3개의 손가락을 똑바로 세워 입안으로 넣어보세요.

손가락 3개를 모으고 입을 벌려서 안으로 넣었을 때 자유롭게 입안을 드나들 수 있어야 문제가 없습니다.

손가락 3개가 입안 전후로 자유로이 왔다갔다 할수 있어야 정상




턱관절 움직임을 만드는 해부구조

 

 턱관절의 구조는 하악골의 과상돌기 위에 관절의 디스크가 위치해 있고, 디스크는 하악와에 걸려 있습니다. 턱을 벌릴 때는 하악골의 과상돌기가 전방으로 움직이고 하악지는 후방으로 디스크는 전방으로 이동합니다.


개구시 정상적인 하악골의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여러 근육이 관여하는데요. 우선 하악에 위치한 폐쇄 근육, 즉 교근, 측두근, 내익상근의 순조로운 이완에서 시작되고 외익상근의 하부섬유가 하악돌기를 당겨서 하악돌기 근방을 축으로 하는 하악골의 회전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전방의 이복근 섬유들이 작용해 하악골을 아래쪽으로 당기는 것을 도와 입을 벌릴 수 있게 됩니다.


- 턱을 닫을 때 작용하는 근육: 측두근, 교근, 내익상근, 외익상근의 상부섬유
- 턱을 열때 작용하는 근육: 외익상근의 하부섬유, 전방이복근
- 측방운동할때 작용근육: 반대쪽의 내익상근과 외익상의 하부섬유, 같은 쪽의 측두근
- 내밀기 운동시 작용 근육: 외익상근의 하부섬유


 

정상 턱관절 vs 비정상 턱관절


 턱관절 장애가 없는 건강한 턱관절은 열리고 닫힐 때의 움직임은 매우 부드럽게 일어납니다. 이 경우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정상 턱관절에서 움직임을 잘 관찰할 수 있는데요. 턱관절의 하악과두와 디스크 그리고 주변 근육의 움직임은 굉장히 리드미컬하고 부르럽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Nmg3xl13TY0
 


그런데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 하악과두 등 턱관절 내 구조물의 위치가 변하게 되면 관절 원판이 하악과두에 부딪혀서 턱에서 소리가 나게 되는데요.  아래 비정상적인 턱관절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동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디스크가 약간 전방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관절돌기가 앞으로 이동할 때 디스크의 두꺼운 부분을 넘어가지 못하고 딸깍거리는 소리가 들리게 되는 것이지요. 정상 턱관절의 움직임과는 확연하게 다르지요?


https://youtu.be/upbs7Hm9tRQ

개구시 잡음: 측두근의 어느 한 부분과 외익상근 및 이복근과의 협조 불균형
폐구 시 잡음: 교근과 협근의 과다긴장과 외익상근의 긴장저하 (hypotrophy)


 이 소리가 오랫동안 지속이 되면 아예 관절원판이 마모되거나 변형이 되기 때문에, 초음파 상 하악과두가 뾰족하게 변해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치료를 해서 다른 것들이 제자리를 찾는다고 해도, 이미 변형된 것을 100%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힘듭니다.

 



턱에서 나는 소리에 따른 구별법


 턱관절에서 나는 소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단순관절음에서 거대관절음 그리고 염발음으로 이어지면서 증상이 심해지고 더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첫번째, 단순관절음(clicking)


 턱관절이 손상을 받게 되면 하악과두의 위치가 틀어져서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하악과두와 관절원판이 부딪혀서 '딸깍딸깍' 혹은 '찌걱찌걱'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소리는 입을 벌리는 동안 날 수도 있고, 입을 다물 때 나기도 하고 또는 입을 벌리고 다물때 모두 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 턱관절 내의 디스크의 위치가 어긋난 것과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개구시 관절음은 디스크가 약간 전방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관절돌기가 앞으로 이동할 때 디스크의 두꺼운 부분을 넘거가야 되는데 이때 소리가 들리게 됩니다. 딸깍거리는 소리에 가장 많이 영향을 주는 것은 외익상근 상부섬유의 단축때입니다.



 두번째, 거대관절음 ( popping)


 갑자기 입이 잘 안 벌어지는 경우는 대부분 턱관절 속에 있는 디스크가 본래의 위치에서 앞으로 빠져나가 걸린 상태로 아래턱뼈의 움직임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입을 크게 벌릴 때 턱관절의 문지방 역할을 하는 관절융기를 넘어 하악과두가 관절융기를 빠져나갈 때 관절원판이 눌렸다가 순간적으로 퍼지면서 딱하는 소리가 크게 나는 것을 말합니다.


세번째 염발음 (crepitation)


 턱관절 장애 증상이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 관절원판이 완전히 망가져서 앞으로 밀려나가 작동을 하지 않게 되고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마다 측두골의 하벽과 하악과두가 직접 부딪히면서 마모가 일어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턱관절 내 구조물의 하나 혹은 그 이상의 표면에 생긴 구조적인 변화에 의한 임상적 징후로 판단됩니다. 이러한 상태가 되면 맷돌 갈리는 소리자갈이 굴러가는 소리가 나는데, 이를 머리카락을 비빌 때 나는 소리와 같다고 하여 염발음이라 부릅니다.



턱에서 나는 소리, 방치하면 안되요


 

 턱관절에서 나는 소리, 즉 관절잡음은 굉장히 흔하게 생길 수 있는 증상입니다. 그런데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만 가지고 있는 경우 즉 소리만 나고 입을 벌리고 닫을 때 턱주변에서 느껴지는 통증이나 개구장애 등의 증상이 없다면 턱관절 장애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더라구요.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턱관절에서 나는 소리는 보통 본인에게만 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옆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크게 나서 치료를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이미 심각하게 턱관절의 마모가 진행이 되어있는 상태입니다.턱관절을 움직일 때 소리가 난다는 것은 턱관절이 움직일 때 관여하는 내부 구조에서 문제가 생겨 서로 부딪히고 마모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턱관절에서 소리는 가볍게 보고 넘기면 안되고 반드시 치료를 해야 된답니다.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지 않아 소리가 사라지는 상태로 만성화가 된다면 경과는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보통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은 개구장애나 통증에 비해 치료를 더 장기간 잡아야 한답니다.



턱관절의 문제는 단순히 턱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여러가지 전신의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고, 틀어진 턱으로 인해 얼굴 모양의 변형을 일으켜서 안면비대칭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턱을 움직일 때 평소와는 다른 소리가 자꾸 들린다면 별일 아닌 일로 넘기지 말고 꼭 치료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참고문헌/

1. 데이비드 리프. 응용근신경학. 신흥메드싸이언스 (2014)

2. 한만형. 당신의 턱관절은 안녕하십니까. 건강신문사 (2012)


 


신정민 / 전직 약사 & 현직 한의사

강남 참진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진료현장의 경험을 담아 얼굴 건강과 관련된 지식을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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