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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민 Jun 22. 2019

건강하고 싶다면 제대로 걸어라

건강한 보행 습관을 위해 알아야할 지식들

 암이나 뇌졸증과 같은 심각한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면, 생애 전반에 걸쳐 우리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나이가 들어서도 통증없이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제대로 보행하는 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골절이나 인대 손상으로 아예 병상에 누운 상태거나 편마비나 파킨슨병과 같은 질병으로 파행적인 보행을 하는게 아니라면 자신의 보행은 큰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그러나 평소 잘못된 보행 패턴이 누적되어 다른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제대로 걷는 것만으로 건강을 되찾을수도 있습니다.


그냥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걷는 것이
건강한 삶을 사는 비결입니다.



 보행은 근골격계, 대뇌의 운동 피질과 소뇌 등 뇌신경계, 전정기관과 안구 반사 등 다양한 요소들의 기능적 조화로움이 있어야만 가능한, 우리의 건강 상태를 드러내는 거울입니다. 보행의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자세 이상, 관절 기능의 문제, 근육의 불균형 현상, 신경근 조절기능 문제, 근막유착과 단축, 코어의 불안정성과 같은 운동 사슬 기능 부전입니다. 그리고 병적인 보행 패턴에 대한 분석은 의 기능과 골반대의 안정성과 함께 뇌신경학적인 기능을 파악하는데서 시작됩니다.


바른 보행을 위한 움직임 역학


  보행주기는 한쪽 발의 뒤꿈치가 땅에 닿은 후 다시 같은 발이 땅에 닳을 때까지의 사이클을 말합니다. 보행주기는 발이 지면에 닿으면서 체중에 부하가 걸리는 시기인 입각기 (stance phase)와 하지가 지면에서 떨어져 전방으로 이동하는 시기인 유각기 (swing phase) 로 구성되는데 유각기에 체중은 반대편 하지에 부하가 걸리게 됩니다. 한 보행주기는 1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입각기는 0.6초, 유각기도 0.4초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행 패턴을 보면 다리의 움직임을 주도하는 근육의 불균형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팔자걸음이나 안짱걸음인지, 발을 바깥으로 차듯이 걷는 건 아닌지, 발을 거칠게 지면에 내려놓지는 않는지, 발을 질질 끌듯이 걷는지 이런 부분들도 살펴야 합니다. 편마비 장애나 파킨슨 증후군, 경직성 뇌성마비와 같은 증상때문에 발생하는 심한 이상보행 패턴은 여기서 논할 부분은 아닌거 같구요. 하지를 구성하는 근육이나 발의 아치 문제로 흔히 발생하는 보행 패턴만 몇가지 정리해보도록 할게요.  


1. steppage gait / foot drop

https://youtu.be/x4DIFyrCjcc

 족관절 주변의 근육의 근력 저하가 두드러진 환자에게 나타나는 이상 보행 패턴으로 유각기에 발끝이 지면을 살짝 스치다 말고, 입각기에 발끝이 우선 지면에 닿고 발뒤꿈치가 닿는 순(정상 보행과 반대)으로 진행되는 이상 보행 패턴입니다.


2. trendelenburg gait / waddle gait (오리걸음)

https://youtu.be/ZnGTZSl-LRY

중둔근( gluteus medius)이 약화되어 있는 경우 엉덩이 관절의 벌림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는 경우 나타나는 보행 패턴으로 유각기에 골반의 기울임이 형성되어 있는 보행 패턴입니다.

3. calcaneus gait / heel off, toe off

https://youtu.be/7-6nPjECDlg

 족저굴근(plantar flexor muscle)이 약화되어 있거나 정강이 신경에 문제가 있는경우, 또한 평발인 경우 흔히 발생하는 보행 패턴으로 이 경우 앉았다 일어나는 것, 언덕 오르는 동작을 상대적으로 힘들어합니다. 일상 생활에서 가장 많이 관찰할 수 있는 보행 패턴입니다.

4. equuinus gait / 발가락 끝 보행

https://youtu.be/aerW-WKx0sk

 경직성 뇌성마비나 각종 근육병으로 양쪽 발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까치발 보행보다 위 동영상처럼 한쪽 발에서만 이런 패턴의 보행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는 한쪽 다리가 다른 쪽에 비해 3cm이상 짧은 경우 길이가 긴 다리와 맞추기 위해 나타나는 보행 패턴입니다. 이러한 경우 신발에 깔창을 대서 해결해줘야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특징적 보행 패턴 중 발의 문제로 발생하는 이상 보행 패턴이 경우 발의 거골하관절이 정상적인지, 발의 아치가 잘 형성이 되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정상발인지 편평족, 요족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족압분석기를 이용해 양쪽 발의 좌우전후 균형과 전족부와 중족부, 후족부에 가해지는 족압을 측정치에 따라 발을 분석해보면 아래 사진은 정상발에 가까운 족적으로 보시면 됩니다.

정상 발을 더욱 정상발에 가깝게

아래 사진은 위의 사진과는 판이하게 다른 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중족부에 가해지는 압력이 굉장히 큰 평발의 족적입니다. 특히 왼발의 과회내된 정도는 더 크고 턱관절 교정과 함께 골반 교정을 병행한 뒤 족압의 변화가 관찰됩니다.

평발을 가진 얼굴비대칭 환자의 치료  전후 족압 변화

아래 족압 사진은 발이 과회외되어 요족에 가까운 발입니다. 요족은 하지 길이가 3cm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짧은 다리가 긴쪽 다리의 움직임을 보완하기 위해 발생하는 보행 패턴입니다.

요족을 가진 안면비대칭 환자의 치료후 족압의 변화

정상보행은 heel strike 시기에 종골의 후외측면에서 만들어지고 보행이 진행되면서 무게 중심점이 내측으로 이동해 엄지발가락에서 끝나야 합니다. 이때 급격하게 발이 회내되거나 지나치게 많이 회내되는 것을 막아 보행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정강이를 구성하는 근육이 전경골근과 후경골근입니다.

과회내되어 평발이 되면 하지의 길이를 낮추게 되어 천장 인대의 불안정성을 만들고 보행의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삶을 주는 제대로 걷는 방법


걸음걸이는 11자로, 보폭은 일정하게

 정상적인 걸음걸이는 11자로 양쪽 다리는 일정한 보폭으로 오른발과 왼쪽 발이 교차해서 움직이는 것입니다.  한쪽만 보행각이 벌어져 바깥으로 돌아가 팔자로 걷는 보행 패턴, 즉 팔자걸음은 발의 아치가 무너지면서 한쪽 발이 과회내되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는 보행시 고관절이 굴곡될 때 장요근이 주도적인 역하을 못가고 대퇴근막장근이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나타나는 보행 패턴입니다.이는 엄지 발가락에 무리가 가는 보행 패턴으로 무지외반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발바닥의 무게중심은 뒤꿈치에서 엄지발가락쪽으로

 발바닥 뒤꿈치 외측부터 시작해서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이동해 엄지발가락에서 끝나는 순서로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발의 아치가 무너지게 되면 보행시 발바닥의 움직임은 틀어지게 됩니다. 즉 발이 과회내되는 경우, 즉 평발은 뒤꿈치 닿기에 너무 빨리 무게 중심점이 내측으로 이동해 회내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2.3번째 발가락에서 보행이 끝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과회내된 발의 경우 굳은살이 2,3번째 발가락 뒤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깨나 손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제한하지 않기

 팔은 보행시 몸의 다른 부분과 반대로 움직이면서 하지의 이동이 일어나는 추동력을 만들기 위한 몸의 회전을 최소한으로 줄여주는 반대되는 힘(counter force) 을 제공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이러한 보행 패턴을 교차 보행이라고 하는데요. 보행시 작용하는 상부의 근육은 supraspinatus, 상부 승모근, 삼각근, teres major, 광배근입니다. 힘차게 팔을 앞뒤로 흔들면서 이 근육들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어깨 관절의 회전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손은 보행시 다른 인체 부위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서 추동력을 제공하는 패턴이 정상인데, 요즘은 신경학적인 문제로 교차 보행을 할 수 없는 경우보다 오히려 자발적으로 교차 보행이 일어나지 않는 패턴을 생활속에서 만들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마트폰을 한손에 들고 보행을 한다거나 클러치백을 한쪽 겨드랑이에 끼고 걷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것이 바로 그러한 경우입니다. 이는 어깨의 가동범위에 제한을 주게 되고 손의 움직임이 없는 보행을 하도록 하는 원인입니다.


스마트폰 보면서 걷지 않기


 스마트폰이 만드는 건강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어제 스마트폰에 오래 노출된 젊은 층의 두개골에 뿔모양의 뼈 돌출현상이 관찰되었다는 연구가 기사화되었던데요. 그 연구 내용을 정리해보면 18세~86세 사이의 성인 1천200명의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하니 젋은 층 중 3명 중 1명이 외후두융기(external occipital protuberance)라고 불리는 두개골 뒷부분에서 뿔처럼 뼈가 자라는 현상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 원인이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 목을 숙이면서 두개골의 하중이 척추에서 머리 뒤쪽의 힘줄과 인대로 넘어가면서 이를 지탱하기 위해 뼈가 자라도록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이 가져다주는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를 담은 글을 여러차례 썼는데요.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https://brunch.co.kr/@ulfit/44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자세가 만드는 특이한 보행 패턴은 정상 보행 경로를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작은 보폭으로 총총, 시선이 밑으로 가 있고, 팔의 추동력없이 발의 움직임으로만 만들어지는 느릿느릿한 보행 패턴입니다. 이는 마치 체력이 떨어지고 근육이 약해져서 걷는 것이 힘든 노인처럼 걸음을 걷고 근육을 사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루 종일 앉아 있는 현대인들에게  걷는 시간이 하루의 유일한 운동 시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양 팔을 힘차게 흔들면서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과 한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느릿느릿 총총 걷는 걸음의 질은 천지차이입니다. 특히 뼈는 근육이 주는 적당한 자극에 의해 성장을 하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이 스마트폰때문에 노인처럼 근육을 쓴다면 결국 성장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좋은 신발, 발에 맞는 신발 신기


1. 뒤꿈치를 안정감 있게 지지해줄 뒤축(카운터)이 있어야 한다.

  뒤가 뚫린 신발 , 슬리퍼나 블로퍼와 같은 신발은 발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2. 밑창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고정 받침대가 밑창에 있어야 한다

3. 발가락을 꽉 조이지 않도록 공간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중족골의 펴짐이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는데 꽉끼는 신발을 신게 되면 보행 시 충격 흡수를 효율적으로 할 수 없게 됩니다.

4. 신발끈이 있어서 발의 조임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5. 하이힐은 발에 무리가 많이 간다. 2-3cm의 굽을 가진 신발이 가장 좋다.

 하이힐을 신는 습관은 종아리 근육인 가자미근과 비복근의 단축을 만들 수 있고 이는 발을 앞으로 쭉 뻗어 걷지 못하고 팔자걸음을 걷게 합니다. 이로 인해 발의 내측 아치가 낮아지면서 평발을 만들고, 엄지발가락에 과부하를 주게 되어 무지외반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나쁜 보행 습관이 전신 문제를 만드는 이유

 

 발의 아치를 무너지는 현상 중 가장 빈번하게 관찰되는 것은 한쪽 발이 과회내(hyperpronation)되는 것입니다. 즉 편평족, 평발이 발의 과회내로 인해 생기는 증상입니다. 과회내된 발을 방치할 경우 보행시 경골과 대퇴골의 과도한 내회전이 되도록 해서 무릎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으며, 족궁이 낮아지면서 장골능도 덩달아 낮아지고 다리 길이가 길어지게 됩니다. 낮아진 아치, 길어진 다리는 족저건근막염의 원인이 됩니다. 또한 경골과 대퇴골의 불균형으로 인해 보행시 척추기립근의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이상근증후군이나 추간판탈출증 같은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장골의 높이 변화가 발생하면 천골의 기울어짐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경막을 통해 후두골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발에서 시작된 문제가 경막의 긴장을 유발하면서 두통, 안구통증과 전신의 문제를 만드는 것이지요. 또한 골반의 틀어짐은 척추에서 보상적 만곡을 만들고 이는 경추와 두개골의 위치의 보상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렇듯 보행 습관이 누적되어 턱관절 장애나 두개골의 틀어짐을 만들수도 있으며, 또한 반대로 턱관절의 틀어짐이 원인이 되여 발의 균형이 깨지면서 요족이나 평족과 같은 발의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턱관절 장애나 안면비대칭 교정을 위해 골반 위치를 교정하고, 발의 변위나 보행까지 살펴서 전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때문입니다. 고유감각 수용기를 자극해 발의 아치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주고 골반의 틀어짐을 개선하고 위쪽으로 턱관절과 두개골의 틀어짐까지 개선하는 것이 한의학적 턱관절 장애 치료, 안면비대칭 교정의 목적입니다.


참고문헌/

1. 이두형 외 3인. 정상 및 병적 보행에서의 운동형상학. 대한정형외과연구학회지 (2004)

2. 최수용. 한의사를 위한 통증치료 매뉴얼 2. 신흥메드싸이언스 (2013)

3. 재클린페리. perry의 보행분석. 영문출판사(2012)



신정민 / 전직 약사 & 현직 한의사

강남 참진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진료현장의 경험을 담아 얼굴 건강과 관련된 지식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건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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