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만능론에 대한 이유있는 반기
prologue
오늘은 오래전부터 꼭 한번쯤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내볼까 합니다. 약간은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지만 어쩌면 제가 오늘 주제와 깊은 이해관계(?)에서 떠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또 해야하는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합성영양제는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양 결핍을 영양제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으며 가능한 한 식이를 어떠한 원칙하에 구성해야 건강에 도움이 될 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바른 영양 섭취를 위해서 하루 매끼니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지 말씀을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면 좀 구태의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런 기본적인 이야기들을 한번 되새김질 해보고 많은 분들이 건강해지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아침 공복 : 유산균과 식이섬유, 오메가3
아침 식후: 비타민C, B5, MSM(식이유황), 비타민 B군 복합체, 달맞이꽃 종자유
점심 식후: 비타민C, MSM( 식이유황), 코엔자임
저녁 식후: 비타민 C와 B5, 비타민A와 D,K, 아연, 달맞이꽃 종자유
위 박스 안에 적힌 내용은 최근 여드름 치료를 위해 내원한 한 환자 분이 매일 2개월간 복용하고 있는 영양제 복약스케쥴입니다. 영양제 이름이 빼곡히 적힌 포스트잇을 조심스레 건네며 처방된 한약과 같이 먹어도 되냐는 질문에 할 말을 잊고 잠시 어안이 벙벙했던거 같아요.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미량영양소는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여드름과 같은 만성 염증이나 비만,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다면 비타민과 미네랄을 적절하게 섭취하는 식습관이 질병의 호전과 악화를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비타민 보충제, 비타민무기질 복합제제, 영양강화식품은 어떨까요? 천연이든 합성이든 영양제는 몸에 들어가면 매한가지일까요?이러한 제제를 통해 영양을 보충하는 것이 과연 안전한 일일까요?
영양제는 절대 음식을 대신할 수 없다
영양제는 절대로 밥처럼 드실 수도 없고 드셔도 안됩니다. 자연에서 만든 비타민만이 안전하게 건강에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자연 비타민이 생체이용률이 높다
자연에서 만든 비타민이 생체이용률이 월등히 높습니다. 인체는 합성화학 물질을 잘 소화시키지 못합니다. 오리건주립대학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천연비타민 E와 합성비타민 E를 각각 150mg 씩 복용시킨 뒤 소변 검사를 했을 때 합성 비타민 E의 검출량이 소변에 훨씬 많았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비타민과 같은 유기분자 천연 물질이 가지고 있는 분자의 비대칭성(chirality)은 영양소의 생체이용률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화학적으로 분자를 합성했을 때는 비대칭성을 어떤 방법을 써도 만들 수가 없다고 합니다. 설사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효소나 무기질, 다른 보조인자가 함께 작용하기 않기 때문에 유지할 수가 없다고 하구요. 무기질에서도 이러한 원리는 그대로 적용이 된다고 합니다. 토양이 부실해지면서 현대인들은 대부분 크롬 결핍증을 겪고 있고 그래서 크롬 영양제가 시장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합성 크롬은 자연 상태의 크롬과 달리 당뇨 예방에 도움이 되는 포도당 내당성 인자를 함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크롬 정제를 복용하는 것은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합성 비타민에는 천연 비타민안에 있는 보조인자가 없다
식품에서 한가지 비타민만 추출하는 것은 그 비타민이 제대로 기능하는데 필요한 보조 인자를 인위적으로 없애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면 오렌지에서 비타민 C (아스코르빈산)만 추출하면 비타민 C가 완벽하게 기능하는데 필요한 바이오플라보노이드를 섭취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는 오렌지 한알 안에 들어있는 30여개의 영양 성분과 보조 성분을 모두 섭취하려면 30개의 알약을 섭취해야한다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아스코르빈산을 추출하거나 비타민과 보조인자를 따로 먹은 것보다 식품을 온전히 농축해서 먹는 것이 영양학적으로도 식품 섭취의 효율성 측면에서 봐도 훨씬 더 좋은 선택인 것은 분명합니다.
"영양소, 효소, 조효소, 항산화제, 미량원소가 공동 작업을 수행해야 진짜 비타민이다"
비타민이 유용한 효과를 내려면 다양한 단계에서 생화학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하고 보조 인자까지 함유된 비타민 복합체로서 시너지를 효과를 내는 것은 필수적일 것입니다.
영양제에 함유된 합성첨가물도 주목하자
시판가능한 영양제를 만들기 위해 들어간 부형제, 보존제, 연화제 등도 엄연히 합성첨가물입니다. 식품첨가물은 민감하게 따지면서 이러한 영양제와 건강 식품을 만들기 위해 사용된 합성첨가제들은 괜찮으십니까?
저는 묻고 싶습니다. 이러한 첨가제들이 장기간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오면 소화, 흡수, 대사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체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더 많이 소비해 영양불균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합성 비타민은 그 자체로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
합성물질과 천연물질의 화학 구조가 같다고 하더라도 천연물질을 먹었을 때는 아무렇지 않았던 사람이 합성 물질을 먹었을 때 화학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합성 영양제를 우리 몸은 외부 물질로 인식하기 때문에 이에 처리하기 위해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를 내보내게 됩니다. 그래서 합성영양제를 과량, 장기간 복용해 온 사람은 여러가지 약물 중독 증상을 보입니다. 비타민의 경우도 천연 물질을 통해서는 과량 섭취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비타민 B1과 비타민 C의 경우 합성 비타민으로 섭취했을 때 중독 반응이 발생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또한 영양제를 여러 종류, 그것도 장기간 복용했다면 여느 약물처럼 간독성, 신독성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습니다.
비타민과 무기질을 제대로 섭취하기 위한 식사구성법
“오늘 내가 먹은 음식이 내일의 나를 만들고 있다."
음식을 먹는다는 행위는 단순히 배를 채운다는 기본적인 욕구를 넘어서서 한 사람의 삶을 결정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보다 건강한 내일의 나를 위해서 오늘의 한끼 식단은 어떻게 구성해야 될까요?
균형잡힌 영양소 조합 가이드라인
우리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3대 영양소가 기본이며 미량 영양소로 비타민, 무기질 그리고 물까지 통틀어서 6대 영양소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영양소의 균형은 개인의 나이, 성별, 활동량, 건강 상태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되지만 기본적으로 혈액,근육, 뼈 등 몸의 조직을 구성하는 구성식품인 단백질과 칼슘식품은 15-20%, 생리기능을 조절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조절식품인 무기질 및 비타민 식품은 50%, 체온 조절하고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에너지 식품인 탄수화물 식품은 30%, 지방 식품은 4% 정도로 구성하면 됩니다. 또한 매끼니 활성 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 영양소를 포함하는 식품을 포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신원장의 코멘트
1. 가능한 매끼니마다 영양소 구성비를 반영한 식사하기
- 식사량은 끼니마다 차이가 날수 있으나 비율은 맞춘다 ex. 아침으로 사과 한개보다 올리브 오일을 첨가한 토마토 쥬스에 사과 반쪽, 고구마 한개, 삶은 계란이 더 나은 식단
- 내가 먹는 음식물의 총량을 100%로 볼 때 적어도 그 중 50% 는 과일, 야채, 견과류 등으로 채운다.
2. 가공을 덜 거친 식품( 도정을 거치지 않은 곡물, 정제를 거치지 않은 설탕 등)을 선택한다.
- 현미가 처음에 껄끄럽다면 백미와 섞어서 밥을 짓는다.
3. 껍질째, 뼈째 등 음식을 통째로 먹는 습관을 기른다.
- 부담스럽다면 고구마, 오이, 당근 등 야채 껍질을 듬성듬성 깍아서 먹는 것으로 먼저 시작해보자
뭘 더 먹을까 고민하지 말고 뭘 뺄까를 먼저 정하자
자연 식품을 그대로 섭취하지 않고 공장에서 첨가물이 가미된 가공 상태의 음식이 포함되어 있다면 빼주세요. 합성착색료, 합성감미료, 유화제, 표백제, 연화제, 산화방지제, 향미증진제와 같은 각종 첨가물이 몸 속으로 들어오면 소화, 흡수, 대사에 과부하가 걸리게 되면서 비타민과 미네랄이 더 많이 소비되면서 체내의 영양 상태의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편리하게 조리하고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가열 처리를 하거나 가공 과정에 영양소가 소실될 수도 있는 것이 문제이고 각종 식품 첨가물이 포함되어 영양학적으로 해로운 인스턴트 식품, 가공 식품의 섭취를 줄여주셔야 합니다.
신원장의 코멘트
1. 외식을 줄이고 외식을 해야된다면 해로운(염증을 부르는) 식사는 피하기
ex. 정제 탄수화물, 다량의 설탕, 식품첨가물의 복합체 짜장면보다 쌀국수와 메밀국수를 선택하기
2. 육류를 통한 단백질 섭취 비율 줄이기 그리고 소세지, 베이컨, 햄과 같은 가공 육류 섭취 줄이기
3. 양조간장 대신 소금과 조선간장으로 간하기
우리 입에 들어갈 식재료의 질도 따지자
농작물, 가축류는 자생적으로 자라는 자연 상태의 동식물에 비해 영양학적으로 결핍되어 있습니다. 정착된 농경지에서 이모작, 삼모작을 반복하고, 비닐하우스와 같은 재배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토양의 질이 떨어지고, 더 많은 수확을 위해 비료, 제초제, 농약을 반복해서 쓰면서 토양의 상태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농작물로 만든 사료를 먹고 자란 가축류의 상태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좁은 우리에 갇힌 채, 항생제와 성장 촉진제를 맞으며 그저 인간의 식탁에 오르기 위한 도구로 사육당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가축류도 영양학적으로 질이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현생 인류의 몸에는 만성적으로 비타민 C,비타민 E, 비타민 B, 비타민 K과 엽산, 철, 아연과 같은 무기질이 부족한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현대 사회에 만성질병 유병율이 늘어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많은 식자재들이 어떤 방법을 통해 생산되는지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료나 농약없이 영양소의 손실을 최소화한 유기농 식자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식재료를 유기농으로 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큽니다. 조금 더 현실적인 대안을 드리면 재배 과정에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농산물과 그렇지 않은 농산물을 구분해 전자의 경우 유기농 제품을 후자의 경우 일반 제품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잔류 농약이 많은 농산물 : 사과, 딸기, 포도, 방울토마토, 시금치, 오이, 피망, 감자, 고추
잔류 농약이 적은 농산물 : 고구마, 양파, 키위, 가지, 옥수수, 양배추, 아보카도
또한 영양소 손실이 적은 안전한 식재료를 선택하려면 제철 과일과 채소인지를 따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계절에 맞게 제배된 농작물일수록 영양소는 더 풍부하고 보관 기간이 짧고 이동거리가 짧아서 영양소 손실도 적고 잔류 농약이 덜 남아 있고 신선합니다.
영양소 손실을 줄이는 식재료 손질법
과일과 채소를 껍찔 채 먹으려고 해도 재배 과정에 사용된 농약이 걱정일 수 밖에 없습니다. 기포를 통해 잔류 농약의 대부분을 제거한다는 초음파 세척기를 활용하면 좋겠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 경우 채소와 과일을 물에 1분 정도 담궈뒀다가 단단한 야채과일의 경우 전용 수세미를 사용해 표면을 문질러 닦아준 다음 용기에 또 물을 새로 받아 손으로 저어주면서 30초간 세척하고 또 다시 새물을 받아 30초간 저어준 다음 마지막 흐르는 물에 헹구면 비교적 효과적으로 잔류 농약과 이물질을 세척할 수 있다고 합니다.
채소는 조리하는 과정에 비타민이 50% 가량 손실된다고 하니 커팅만 해서 핑거푸드처럼 먹을 수 있는 생야채, 그리고 가능한 양념 추가 없이 조리없이 재료 자체의 맛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요리하고, 다량의 물로 장시간 끊이는 형태보다 스팀형태로 찌거나 프라이팬에 살짝 볶는 형태의 조리법이 좋습니다. 이는 육류를 조리할 때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름에 열을 가하면 트랜스지방으로 변하고 식품을 고온에서 조리하면 당화산물이 생겨서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고온에서 오래 익히고 굽거나 그릴을 사용하는 요리보다는 살짝 볶거나 찌거나 삻는 조리법이 아무래도 더 좋습니다.
참고 문헌/
1. 브라이언 R.클레멘트. 천연 vs 합성 똑소리나는 비타민선택법. 전나무숲(2009)
신정민 / 전직 약사 & 현직 한의사
강남 참진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얼핏클리닉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과 의학 정보과 임상 현장 경험을 반영한 얼굴 건강에 대한 지식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건강해지고 행복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