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대학원에서 농담을 연구하며
나의 첫 학술 논문은 한 번의 도전으로 바로 게재되는 데 까지 성공했다. 탄력을 받은 나는 2~3달의 준비 끝에 곧바로 다음 논문 투고 준비를 마쳤다.
두 번째 논문의 주제는 유머와 위트와는 구분되는 개념인 농담의 특징이 무엇이냐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농담이라는 '음성 매체'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에서 나는 나름대로 전략적으로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학술지에 연재물처럼 연구를 이어가는 것이었다. 내가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배경에는, 내가 하고자 하는 주장을 단편적으로 봤을 때 과연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물론 동일한 심사위원이 배정될 가능성이 높은지, 낮은지는 모르겠지만 주제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학술지보다는 이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이즈음엔 한창 글쓰기와 연구에 자신감이 붙고 탄력을 받을 때여서 다음 논문을 투고하는 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처음 투고한 학술지의 다음 호에 바로 투고를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일단 투고를 하고 난 뒤에, 심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로선 달갑지 않은 메일이 한 통 왔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연속 투고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투고를 취소할지 다음 호에 투고할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호에 투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새로운 양식에 맞춰 다시 투고하는 게 귀찮기도 했지만, 이미 자신감이 오를 대로 올랐기 때문에 게재는 단순히 시간문제로 생각했었다. 어떤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은 있었겠지만, 화가 나고 짜증 나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 그렇게 몇 달을 더 기다렸다.
연말연시 즈음 심사 결과가 나왔다. 자신감은 있었지만 언제나 결과 발표를 확인하는 건 떨림과 긴장감이 맴도는 것 같다.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결과를 확인했는데, 맙소사 압도적인 게재불가였다.
논문을 투고해 보고 게재불가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어떤 마음인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재불가 판정을 받고 화가 나는 경우는 대게 심사평을 확인하고 난 뒤일 것이다. 왜냐하면 심사평을 읽다가 보면, 이 분이 과연 내 글을 제대로 읽고 평가한 게 맞나 싶을 정도의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당시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심사평은 애초에 농담을 매체로 보려는 취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분노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는가,
이미 반년 가까운 시간은 흐른 상태였고 그 결과는 게재불가인데 말이다.
한창 논문 작성과 연구에 탄력을 받을 때라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이미 세 번째 논문도 작성 중인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8학기 중에 이제 막 3학기가 끝나는 시점이었다.
아직 시간은 많았고 계속 도전을 하면 될 일이었다.
반박 시 네 말이 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