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 ya, New York

퇴사 후 뉴욕에서 일년살기, 400일간의 기록(4)

by 김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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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BAZAAR NYC/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Upper west side의 77번가에서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어느 일요일 심심해서 구글 지도를 살펴보던 중 발견하고 찾아간 곳이다. 학교 운동장을 빌려서 하는 곳인데, 각종 빈티지 옷, 새 옷, 그림들 그리고 직접 만든 피클과 베이커리까지. 규모가 꽤 있는 벼룩시장이다. 나도 노란 스카프를 하나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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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Public Library/

뉴욕 공립 도서관은 내가 뉴욕에서 가장 사랑하는 공간들 중 하나이다. 도서관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 것인지. 뉴욕 시민들이 정말 부러웠다. 여기는 ‘섹스 앤 더시티’에서 캐리와 미스터빅이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장소이기도 하다. 물론 결혼식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고, 시리즈 자체도 논란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뉴욕 공립 도서관 안에 들어온 순간 캐리가 왜 그토록 결혼이 하고 싶었는지 이해했다. 아마 캐리는 미스터빅이랑 결혼을 하고 싶었다기 보다는 여기서 결혼식이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러 자주 들어왔다 나갔다 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소란스러운 곳은 아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조용히 사진을 찍고 나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심히 공부를 한다. 나도 학원 가기 전, 학원이 끝난 후 여기서 공부하는 호사를 누리기도 하였다. 그런데 팬데믹이 찾아오고, 다른 시설들과 마찬가지로 도서관은 문을 닫았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갈 때 즈음인 2021년 3월, 많은 것들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듯 보였지만 공립 도서관은 끝내 문을 열지 않았다. 돌아오기 전 꼭 다시 한번 들리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나중에 지내면서 안 사실이지만, 뉴욕에는 국립도서관이 정말 많다. 내가 두 번째로 애정 했던 곳은 MOMA 앞에 위치한 도서관이다. 이곳의 매력은 조금 더 캐주얼 함에 있다. 메인 계단에서는 사람들이 앉아서 책을 읽기도 하고,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나와 수다를 떨기도 하고 앞에 스크린에는 매번 다른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그리고 심지어 간단한 취식이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할랄 가이즈를 포장해서 이곳에서 먹곤 하였는데, 할랄 가이즈는 길거리에서 자리 잡고 앉아 먹는 게 제맛이긴 하지만 한겨울에는 이곳이 완벽한 장소를 제공해 주었다. 뉴욕시에 감사드린다.(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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